척추 지키는 천연 복대 ‘코어근육’ 단련법

코어근육은 우리 몸에서 가장 중요한 뼈인 척추를 지키는 천연 복대이자 신체 전반의 건강과 직결되는 중요 요소다. 특히 중년을 넘어서면 코어근육의 중요성이 더욱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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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의 기둥, 척추는 주변 근육이 없으면 작은 힘에도 붕괴된다. 하지만 주변 근육이 안정적으로 척추를 지탱하면 수십에서 수백 킬로그램도 견딜 수 있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근육이 바로 ‘코어(Core)근육’이다.

코어근육은 우리 몸의 중심부를 위, 아래, 옆 면에서 지탱하는 여러 근육의 집합이다. 위쪽에는 횡격막이 있다. 이는 흉부와 복부를 나누는 경계가 되는 근육으로, 호흡운동을 돕는 역할을 한다. 몸통의 옆면은 복횡근으로 둘러싸여 있는데, 이는 우리가 움직일 때 신체를 단단하게 잡아준다. 그리고 뒤쪽으로는 척추를 안전하게 잡고 바르게 유지해 주는 다열근이, 아래쪽에는 골반 내 장기들을 보호하고 골반 아래쪽을 감싸는 골반기저근이 있다.

코어근육은 눈으로 볼 수도 손으로 만질 수도 없지만 몸 깊숙한 곳에서 몸통을 지탱하고 균형을 잡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여러 동작을 수행하는 것도 이 코어근육 덕분이다. 특히 코어근육은 척추를 보호하고, 척추가 제자리에 있을 수 있도록 단단히 매어주는 기능을 해 ‘자연 복대’ 또는 ‘천연 복대’라고 부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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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해진 코어근육, 척추부터 무너뜨린다
코어근육이 튼튼하면 몸의 움직임과 척추에 안정감을 주고, 곧은 자세를 유지할 수 있다. 또 코어근육이 서로 균형을 잘 이뤄야 허리 통증에서 벗어날 수 있을 뿐 아니라 척추와 골반 질환 예방도 가능하다. 반대로 코어근육이 약해지면 모든 운동 기능이 저하되면서 통증이 생기고 각종 질환의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우선 척추 건강부터 무너진다. 근육이 약해지면 그에 대한 보상 작용으로 주변 신체 조직을 과도하게 사용하는데, 코어근육이 약하면 이 부위 조직에 실려야 할 부하가 척추에 직접적으로 가해진다. 척추를 따라 내려가는 힘이 추간판에 가해지면 추간판이 눌리게 되고, 척추 표면과 평행하게 부하가 가해지면 척추 사이가 멀어지고 추간판이 가늘어진다. 척추에 이 같은 부하가 지속적으로 가해지면 척추뼈의 퇴행 속도가 가속화되면서 척추 퇴행성 질환이 발생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것이 척추관협착증과 요추추간판탈출증(허리 디스크)이다. 이는 허리 통증, 다리 저림 등의 증상으로 일상생활 중 불편함을 야기하고, 장기간 치료와 관리가 필요한 질환이다. 아울러 코어근육 중 척추 마디를 잇는 흉극근과 척추를 떠받치는 흉최장근이 약한 경우에도 척추가 불안정해지면서 허리 디스크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코어근육의 약화는 비단 척추만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바른 자세를 유지하기 힘들어지면서 신체 전반의 균형이 무너지기 때문. 특히 목뼈의 정상적 만곡이 무너지면서 고개가 앞으로 나오고, 등이 굽는다. 흔히 ‘거북목’이라고 하는 거북목증후군이 발생하는 것이다. 거북목증후군 환자가 코어근육을 단련하지 않으면 척추 변형이 심화되면서 경추추간판탈출증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또 코어근육이 척추의 균형을 잘 잡아주지 못하면 척추가 앞이나 뒤로 휘면서 엉덩이가 뒤로 빠지거나 배를 앞으로 내밀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등의 체형 변화도 나타날 수 있다. 척추가 전방으로 굽는 것을 ‘전만증’, 후방으로 굽는 것을 ‘후만증’이라고 하며, 이 같은 척추 변형은 척추 근육, 인대, 디스크 등을 약화시켜 허리 통증을 야기한다.

이 밖에도 코어근육이 부족하면 팔다리도 효율적으로 사용하지 못해 무릎, 어깨까지 통증이 나타난다. 회선근과 다열근이 약하면 균형 감각이 떨어져 잘 넘어지고, 장요근이 약하면 다리를 들어 올리기 힘들어진다. 이처럼 코어근육의 약화는 척추를 비롯해 모든 근골격계 건강을 해치는 위험 요소다.

<코어근육이 약하다는 증거>
코어근육이 약한 사람은 몇 가지 두드러지는 특징을 보인다.
자신에게 해당하는 항목이 있는지 확인해 보자.


- 허리를 펴고 바르게 설 때 몸에 힘이 많이 들어간다.
- 허리 통증이 자주 나타난다.
- 복부 운동을 할 때 허리 근육을 더 많이 쓰게 되고, 허리 통증이 나타난다.
- 거북목 혹은 일자목이다.
- 자세가 구부정하거나 ‘오리 엉덩이’ 체형이다.
- 다리를 꼬고 앉는 게 편하다.
- 앉을 때 허리가 과도하게 꺾인다.

혈당 관리, 성생활도 힘들어진다
코어근육은 내분비계, 비뇨생식계와도 깊은 연관성이 있다. 과거 한 연구에서는 코어근육이 약하면 심혈관질환, 뇌졸중, 호흡기질환에 의한 사망률이 높아진다고 밝힌 바 있다. 코어근육이 약하면 혈당 관리에도 어려움을 겪는다. 근육량이 감소하면 글리코겐 형태로 저장할 수 있는 포도당의 양이 적어지기 때문. 저장되지 못한 포도당이 혈액 속을 떠돌면 혈당 수치가 상승하고,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장기적으로 인슐린 저항성이 생긴다. 인슐린 저항성은 인슐린에 대한 혈당 반응이 정상보다 낮은 상태를 말한다.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면 내장지방이 축적되고 당뇨병, 지방간 등 대사성질환의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약화된 코어근육은 건강한 성생활도 방해한다. 코어근육 중 골반기저근은 괄약근의 정상적 운동, 성감 등 비뇨생식계 기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근육이다. 이 근육이 약해지면 성생활 만족도가 낮아지고, 남성의 경우 발기력 저하, 조루 등 성기능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 아울러 코어근육이 약해지면 바른 자세를 유지하기 힘들어 몸이 구부정해지는데, 이런 자세는 음경으로 가는 혈류를 방해해 성기능을 더욱 저하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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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기 싫은 중년, 코어근육 강화에 집중하라
코어근육은 근골격계질환, 대사성질환의 예방 및 관리에 중요한 만큼 이들 질환의 발생 위험이 본격적으로 높아지는 중년층에서 그 중요성이 특히 강조된다. 또 코어근육을 비롯한 근육은 40세부터 서서히 감소하기 시작하고 나이가 들수록 감소 속도가 빨라져 80세가 되면 약 40% 이상의 근육이 사라진다. 따라서 중년이라면 코어근육이 약해져 문제가 생기기 전에 미리 단련해 둬야 한다.

코어근육을 단련하기 위해서는 매일 몸무게 1kg당 0.8~1.2g의 단백질을 섭취해야 한다. 올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한데, 특히 앉을 때 가슴을 펴고 배꼽을 당겨 앉아야 한다. 이때 복식호흡을 하면 더 좋다. 복식호흡은 복강의 압력을 높여 코어근육을 강화하는 데 도움을 주기 때문. 복식호흡은 숨을 들이쉴 때 배를 풍선처럼 부풀리고, 내쉴 때 꺼지게 하는 방식의 호흡법이다. 대부분 사람이 흉식호흡을 하기 때문에 복식호흡을 어려워하는데, 호흡을 할 때 코로만 숨을 쉬고, 숨을 들이쉬고 내쉴 때 아랫배가 묵직해지는 느낌에 집중하다 보면 좀 더 수월하게 할 수 있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운동이다. 한 자세를 오래 유지할 경우에는 30분에 한 번씩 스트레칭을 하고, 일주일에 세 번 정도는 시간을 내 코어근육 단련 운동을 하길 권한다. 다만 코어근육이 약한 사람이 운동을 과하게 하면 오히려 허리 근육과 척추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코어근육이 약하면 허리에 힘을 잔뜩 주게 돼 허리 통증이 생기고 척추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만약 이에 해당한다면 쉬운 동작부터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쉽고 간단하게 할 수 있는 코어 운동으로는 크런치, 스탠딩 크로스 크런치, 무릎 대고 하는 플랭크, 골반 기울이기 운동을 추천한다. 특히 골반 기울이기 운동은 코어근육 운동을 처음 하는 이에게 적합하다. 초보자도 코어근육에 힘이 들어가는 것을 쉽게 알 수 있기 때문. 따라서 골반 기울이기 운동을 통해 코어근육에 힘이 들어가는 것을 느끼고, 이후 그 감각을 떠올리며 다른 코어 운동을 하면 코어근육을 더 효율적으로 단련할 수 있다. 이들 운동에 익숙해지면 플랭크, 데드버그, 브리지 등 본격적인 코어 단련 운동을 시작하고, 운동 강도를 더 높이고 싶다면 짐볼, 폼롤러 등의 소도구를 활용할 수 있다.

쉽고 간단한 코어근육 강화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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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런치
➀ 무릎을 구부린 채 발을 바닥에 댄 상태로 눕는다.
➁ 복부에 힘을 주면서 고개를 살짝 들어 올린 뒤 양손을 머리나 귀에 살짝 댄다.
➂ 어깨를 바닥에서 10cm 정도 높이로 유지하고 등을 둥글게 말며 상체를 들어준다.
➃ 복부의 긴장을 유지한 채 ➀의 자세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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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탠딩 크로스 크런치
➀ 양다리를 어깨너비로 벌리고 선 뒤 양손으로 머리를 감싼다.
➁ 상체를 왼 방향 사선으로 숙이며 오른쪽 팔꿈치로 왼쪽 무릎을 터치한 후 ➀의 자세로 돌아온다.
➂ 반대쪽도 동일한 동작을 수행하고, 양쪽을 번갈아 반복 운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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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릎 대고 하는 플랭크
➀ 주먹을 쥐고 팔꿈치로 바닥을 지탱하며 바닥에 무릎을 댄다. 이때 팔꿈치의 위치는 어깨와 일직선이 되어야 한다.
➁ 등이 말리거나 허리가 꺾이지 않도록 주의하며 최대한 오래 버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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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반 기울이기 운동
➀ 바닥에 등을 대고 누워 손바닥을 골반 옆 바닥에 댄 뒤 양쪽 무릎을 세워 골반 너비로 벌린다.
➁ 숨을 내쉬며 바닥에서 떠 있는 등과 허리를 바닥 쪽으로 지그시 누른다. 이때 골반을 아랫배 힘으로 끌어당긴다는 느낌으로 앞으로 말면 된다.
➂ 10~15초간 자세를 유지한 뒤 숨을 들이마시며 천천히 ➀의 자세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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