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발걸음이 유난히 무거운 세대가 있다. 바로 2030세대다. 좋은 대학 나와도 ‘평범한 직장인’으로 사는 게 답답하다는 생각,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곳에 앉아 있다는 것 자체가 억압처럼 느껴진다는 반응.

요즘 2030이 점점 회사를 떠나는 이유는 단순한 게 아니다. 세대 자체가 바뀌고 있는 중이다. 그 이면에는 아주 복합적인 심리와 현실이 얽혀 있다.
1. '정규직'이 더 이상 안정이 아니다

부모 세대에겐 정규직이 곧 인생의 안전망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평생직장이 사라졌고, 대기업도 구조조정이 일상이다. 연봉이 높아도, 그만큼 과로와 소진도 따라온다. 고정된 월급보다 유연한 삶을 원하는 게 더 현실적 선택이 됐다.
2. 조직 문화 자체가 피로하다

윗사람 눈치, 자리 채우기 문화, 애매한 회식. 단순히 일이 힘들어서가 아니라, 그걸 둘러싼 낡은 관습들이 견디기 힘든 스트레스가 된다. 정작 ‘일’은 좋아해도 ‘회사’는 싫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3. 성과보다 이미지가 중요한 구조에 염증을 느낀다

일 잘하는 사람보다 말을 잘하거나 분위기 잘 맞추는 사람이 인정받는 구조. ‘이게 진짜 실력인가?’라는 의심이 반복되며 자존감이 무너진다. 본질보다 포장이 우선되는 현실이, 회사를 떠나게 만든다.
4. 플랫폼 노동의 진입 장벽이 낮다

배달, 크리에이터, 1인 사업 등 누구나 시작할 수 있는 새로운 ‘일의 방식’이 많아졌다. 회사 밖에도 돈 벌 방법이 있고, 그 방식이 더 자유롭고 효율적이기도 하다. 그걸 알고 나면, 회사는 굳이 참고 다녀야 할 곳이 아니다.
5. '열심히 해도 바뀌는 게 없다'는 무력감

성과가 쌓여도 승진은 막히고, 월급은 그대로다. 시스템이 바뀌지 않으니 개인이 아무리 노력해도 변화가 없다. 이 반복된 허무함이 결국 회사를 버티기 어렵게 만든다. 의미 없는 성실보다, 나만의 길을 찾고 싶다는 욕망이 강해진다.
2030세대는 게으르거나 참을성이 없는 게 아니다. 효율과 의미를 동시에 찾고 싶은, 아주 이성적인 세대다.
문제는 그들이 틀린 게 아니라, 시대가 바뀌었는데 회사는 그대로라는 점이다. 결국 이 세대는 새로운 일의 방식을 통해, 더 나은 삶의 형태를 스스로 만들어가는 중이다.
Copyright © 성장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