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 가면 안다, 사과·배추에 커피까지 무섭다는 걸”…서민 잡는 ‘기후플레이션’
27일 유통·외식업계에 따르면 맥도날드는 폭염 영향으로 토마토의 안정적인 수급이 어려워 지난 15일부터 토마토치즈비프버거 등에서 토마토를 뺐다. 현재까지도 맥도날드 매장의 토마토 공급은 정상적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햄버거 브랜드 롯데리아의 경우 각 매자에서 양상추와 함께 양배추를 섞어 쓰기 시작했다. 롯데리아는 “산지 이상기후로 양상추 수급이 불안정하다”고 안내했다.
이처럼 농산물 공급 불안정이 점점 커지고 있다. 기후변화로 농작물 생산이 감소해 먹거리 물가가 오르는 이른바 ‘기후플레이션’(클라이밋플레이션·climateflation)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다.
최근 ‘기후플레이션’을 절감할 수 있는 품목은 배추다. 올여름 강원도 고랭지에서 생산하는 배추가 폭염에 의해 시들해졌고, 결국 여름배추 수확량이 감소했다. 또한 결구(배추 등 채소류 잎이 여러 겹 겹쳐 속이 차는 현상)가 부진해 상품성이 낮았다.
이에 따라 배추 평균 소매가격은 한 포기에 1만원에 육박해 ‘금배추’라고 불리기도 했다. 9월 소비자물가 작년 대비 상승률은 1%대로 떨어졌지만, 배추(53.6%), 무(41.6%), 상추(31.5%), 풋고추(27.1%)를 중심으로 채소류 물가는 11.5%나 올랐다.
사과값도 만만치 않게 올랐다. 올봄에는 사과와 배 가격이 작년의 두배로 치솟았다. 지난해 봄철 서리 피해 등 기상재해로 생산량이 30%가량 급감했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커피 생산국인 브라질은 올해 극심한 가뭄에 시달렸고 그 여파로 아라비카 커피 가격은 2011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일반적으로 아라비카보다 싼 로부스타 커피 가격도 아라비카만큼 비싸졌는데 주요 생산지인 베트남에서 가뭄과 태풍으로 작황이 부진한 영향이었다.
세계 코코아 생산량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서아프리카의 가나와 코트디부아르에서는 열대 동태평양 표층 수온이 높아지는 ‘엘니뇨’ 현상으로 극심한 가뭄이 일어나 지난 3월 코코아 가격이 t(톤)당 1만달러를 처음으로 돌파했다. 이후 롯데웰푸드는 지난 6월 빼빼로와 가나 초콜릿 등 초콜릿 제품 17종 가격을 평균 12% 올렸다.
올리브유는 세계 최대 생산국 스페인 가뭄 때문에 지난해 글로벌 가격이 치솟았다. 치킨 프랜차이즈 BBQ는 올리브유 가격 급등 때문에 작년 10월부터 올리브유보다 가격이 저렴한 해바라기유를 섞어 사용하고 있다.
기후플레이션은 여러 나라가 고민하는 문제지만 한국은 다른 나라보다 더 큰 영향을 받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4월 ‘금사과’가 한창 이슈였을 때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까지 나서 “중앙은행이 제일 곤혹스러운 점은 사과 등 농산물 가격이 높은 것은 기후변화가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이라면서 ‘사과 수입’을 거론하기도 했다.
이상기후로 인한 농산물 가격 불안은 장기적으로 반복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근본적인 기후변화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농식품부는 배추 등 원예농산물을 중심으로 저온 저장시설 비축 확대, 스마트팜 확대 등의 내용을 담은 기후변화 대응 전략을 연내에 발표할 계획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비축 물량과 기간을 늘리려 한다”면서 “지금 봄배추를 수확해 최대 60일간 8월 말까지 비축하는데 비축 기간을 9월까지 한 달 늘리면 수급 안정에 크게 도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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