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안용중, 놀며 배우며 어울리며…누구나 별이 되는 배움터 [꿈꾸는 경기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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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건물을 새로 짓는 것을 넘어 교육 방식과 철학을 재설립 중인 안용중학교가 미래학교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안용중은 2021년 6월 그린스마트미래학교(공간재구조화사업) 대상교로 선정됐다.
안용중은 2021년 12월 학생, 학부모, 교직원, 지역사회, 학교법인 관계자가 참여한 1박 2일 워크숍을 열고 학교의 미래 발전 방향을 논의했다.
오래된 역사를 품은 안용중학교가 화면 안의 AI를 넘어 현실 세계와 직접 호흡하는 미래 교육의 장으로 거듭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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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인트레이닝 프로그램 등 도입 수업·평가 혁신
교육 본질·철학 재설립…‘가고 싶은 학교’로 성장
[2026 교육현장을 가다] 화성 안용중학교

2025년 개교 70주년을 맞은 안용중은 한때 낡은 시설과 사립학교에 대한 선입견으로 지역 내 기피 학교라는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교육환경의 차이가 아이들의 꿈을 제한해서는 안 된다는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교육공동체가 뜻을 모아 공간 재구조화와 수업·평가 도구 개편 등을 통해 스스로 변화를 일궈내며 화성 지역 미래교육의 대안으로 거듭나고 있다.
■ 공간을 꾸미지 않고 수업을 다시 설계하다
안용중은 2021년 6월 그린스마트미래학교(공간재구조화사업) 대상교로 선정됐다. 당시 학교는 건물 디자인에 앞서 ‘앞으로 어떤 수업을 하고 싶은가, 그러려면 어떤 공간이 필요한가’를 교직원과 학생, 학부모에게 먼저 물었다.
설문 결과 학생들은 신나게 놀 수 있는 학교를, 학부모는 배움이 충실한 학교를, 교사는 서로 배려하며 함께 성장하는 학교를 원했다. 무엇보다 학생들은 누구도 차별 받지 않는 학교를 바랐다.
학교는 그 목소리를 모아 ‘놀며 배우며 어울리며 누구나 별이 되는 학교’라는 비전을 세웠다. 공간에도 이 철학을 담았다. 학교도서관 ‘스타북스’는 책을 읽는 장소를 넘어 토론과 휴식, 학년별 홈베이스가 결합된 독서교육의 중심이 됐다. 아침독서와 플라잉북, 교과융합 독서 프로젝트가 이곳에서 시작된다.
ICT 기반 미래학습 공간 ‘스타인(In)’은 학생이라는 별들이 인터넷을 통해 세상과 연결되고 누구나 들어와 꿈을 펼치는 공간이다. 교실과 학교 밖을 연결하고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자는 큰 꿈을 담은 미래교육의 전략실이자 심장이다.
‘메이킹존’은 과학실, 기술실, 가사실, 미술실을 교과별로 분리하던 경계를 허물었다. 만들고, 그리고, 요리하고, 실험하는 활동을 여러 교과가 함께 운영하는 융합형 공간으로 바꿨다.
■ 교사와 AI가 함께 만든 수업·평가 도구 ‘클리포(CLIPO)’
안용중은 2021년 12월 학생, 학부모, 교직원, 지역사회, 학교법인 관계자가 참여한 1박 2일 워크숍을 열고 학교의 미래 발전 방향을 논의했다. 이 과정에서 AI 스타트업을 만나 학교 현장의 가장 어려운 문제에 도전했다. 교사의 핵심 업무는 수업을 설계하고 그에 맞게 평가하며 결과를 토대로 학생에게 개별 피드백을 제공하고 성장 과정을 기록하는 일이다. 그러나 서·논술형 평가가 확대될수록 한 교사가 모든 학생에게 신속하고 신뢰할 만한 피드백을 제공하기는 쉽지 않다.
안용중과 AI 스타트업은 단순한 행정업무 자동화가 아니라 교육의 본질에 집중했다. ‘클릭 한 번으로 학생의 배움과 성장 과정을 포트폴리오로 보여 주자’는 목표 아래 AI 기반 서·논술형 평가 도구 ‘클리포(CLIPO)’를 공동 개발했다. 2022년 3월부터 교사와 개발자가 학교와 서울의 사무실을 오가며 평가 기준, 프롬프트, 데이터 구성, 피드백 방식 등을 촘촘하게 논의했다. 그 결과 같은 해 8월 5개 교과(국어, 수학, 기술·가정, 음악, 한문)에서 시범 운영을 시작했고 2023년에는 전 교과, 전 교사로 확대했다.
교사는 평가의 목적과 기준을 설계하고 AI는 학생 답안을 분석해 피드백과 기록을 지원했다. 클리포는 전국 학교 현장으로 확산됐다. 더 큰 성과는 안용중의 모든 교과 교사가 직접 AI 평가를 설계하고 학생들이 피드백을 받아 글을 고치며 그 결과가 다시 수업 개선으로 이어지는 경험을 축적했다는 점이다. 학교가 기업이 만든 서비스를 단순히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현장의 필요를 기술로 구현하고 그 성과를 전국의 학교와 나눈 것이다. 기피학교에서 선호학교로의 변화는 단순한 홍보 문구가 아니라 수업과 평가를 꾸준히 바꾼 시간과 노력이 만든 결과였다.
유주열 미래교육부장은 “학교 변화의 출발점은 공간이 아니라 수업”이라며 “공간 혁신과 디지털 전환에 앞서 수업과 평가의 변화가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학생 한 명 한 명이 자신의 꿈과 가능성을 발견하고 스스로 미래를 살아갈 힘을 키울 수 있도록 사람 중심의 미래학교를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 AI 디지털 활용 선도학교, 기술보다 사람의 성장을 앞세우다

안용중의 디지털 전환은 일부 교사만의 특별한 수업에 머물지 않았다. AI 디지털 활용 선도학교 운영에 전체 교사의 절반인 18명의 교사가 자발적으로 참여했고, 다양한 교과에서 수시로 공개수업과 자율연수를 이어 가며 수업을 함께 연구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의 AI 기반 맞춤형 플랫폼을 활용해 학생별 학습 이력을 관리하고 기초학력이 부족한 학생도 자신의 단계에서 학습을 이어가도록 지원한다. 브레인트레이닝 프로그램을 통해 느린 학습자와 주의 집중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의 변화를 살피는 시도도 진행하고 있다. 안용중이 지향하는 것은 학생들이 화면만 오래 바라보는 학교가 아니다. 디지털 도구를 목적에 맞게 선택하고 사용할 때와 내려놓을 때를 스스로 판단하는 힘을 길러 주는 학교다. 이는 안용중이 AI 디지털 선도학교로서 지향하는 방향과도 맞닿아 있다.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되 그것이 학생의 사고와 관계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학습을 확장하는 도구가 되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스마트폰 사용 역시 일방적인 통제가 아니라 학생 스스로 사용 원칙을 세우고 디지털 환경 속에서 자기조절력을 기르는 방향으로 운영된다.
이렇게 비워진 시간과 선택의 여백은 자연스럽게 독서와 예술, 체육, 그리고 친구들과의 협업 활동으로 이어진다. 스타북스에서의 독서 활동, 학생오케스트라와 공연예술 활동, 학교 특색 체육활동인 택견, 학생자치회가 기획하는 다양한 프로젝트는 이미 디지털과 비 디지털 경험이 균형을 이루는 학교 일상의 중요한 일부로 자리 잡고 있다.
■ 생성형 AI를 넘어 피지컬 AI로…성장하는 교육모델
오래된 역사를 품은 안용중학교가 화면 안의 AI를 넘어 현실 세계와 직접 호흡하는 미래 교육의 장으로 거듭나고 있다.
안용중은 학생들이 단순히 기술을 소비하는 사용자에 머물지 않고 기술을 활용해 현실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 ‘창조자’로 성장하는 교육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취지는 방학마다 이어지는 연속성 있는 교육 프로그램에서 잘 드러난다. 지난해 겨울방학 ‘모두를 위한 AIoT 앱 만들기’ 특강을 통해 학생들은 AI와 사물인터넷(IoT)의 기초 개념을 다졌다.
이어 올해 여름방학에 열린 ‘AI와 함께하는 로봇 해부학 교실’에서는 소프트웨어 중심의 배움을 실제 물체와 연결하는 피지컬 AI(Physical AI) 영역으로 대폭 확장했다.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은 AI 포니봇을 역공학(리버스 엔지니어링) 방식으로 분해하며 로봇 내부의 센서와 관절, 서보모터의 작동 규칙 및 자유도 원리를 실증적으로 탐구했다.
또한 바이브코딩을 활용해 음성과 이미지를 인식하는 로봇을 직접 구현했으며 AI 포즈 모델을 새로운 환경에 맞춰 Re-training(재학습)시키는 고도화 작업까지 수행했다. 학생들은 팀을 이뤄 최소 기능 로봇(MVP)을 직접 설계·제작한 뒤 상호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지속적으로 성능을 개선해 나가는 공학적 프로세스를 경험했다.
강석원 교장은 “학생들이 미래사회에 필요한 기초역량을 갖추고 희망찬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교육에 힘쓰고 있다”며 “학교 비전과 교육공간, 디지털 환경을 새롭게 조성하고 AI 활용 및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을 선도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예술·체육 활동과 ‘환경과 평화’ 교과를 통해 전인교육을 실천하고 민주적인 학교문화를 바탕으로 협력과 합리적 소통을 갖춘 미래 인재를 양성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화선 기자 hspark@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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