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설’ SFA, 반도체로 발목 잡혔지만…HBM으로 반등 노린다

SFA 화성본사 전경. (사진=SFA)

종합장비기업인 SFA가 2023년 매출 대비 수익성 면에서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 새로운 성장 동력인 2차전지 실적은 개선됐지만, 반도체 자회사인 SFA반도체의 매출원가가 매출액을 넘기며 전체 수익성을 끌어내렸다. 최근 매각설에 휩싸였던 SFA는 올해 반도체 업황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AI(인공지능) 시장 공략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SFA는 2023년 연결 매출 1조8812억원, 영업이익 876억원, 순이익 484억원을 기록했다고 16일 공시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1.7% 증가했으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45.5%, 54.3% 감소했다.

SFA는 “급격한 인플레이션으로 물류비 등 추가 원가가 발생하며 예상 대비 제조원가가 상승했다”며  “올해는 반도체 시황 회복, 일회성 비용 관리로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미 향 2차전지 수주 확대…반도체 ‘부진’

SFA 수주잔고 현황. (자료=SFA IR)

SFA는 별도 기준 2023년 매출 1조179억원, 영업이익 584억원, 순이익 36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9.6% 증가했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39.2%, 51.8% 감소했다.

매출 성장은 2차전지 수주 확대, 디스플레이 시장 회복이 이끌었다. SFA의 2차전지 사업부문은 국내 배터리 기업들의 북미, 유럽 생산라인을 구축하며 25% 증가한 매출 6788억원을 기록했다. 디스플레이 사업에선 삼성디스플레이 등 주요 고객사가 8.6세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라인을 구축하기 시작하며 185% 증가한 4090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반도체 사업에서는 업황 부진 영향으로 28% 감소한 1159억원의 매출을 냈다.

전체 수주잔고는 북미 향 2차전지 수주 확대로 36.9% 증가한 1조3206억원을 기록했다. 2차전지 수주 잔고는 2022년 말 4861억원에서 2023년 말 6309억원, 디스플레이는 같은 기간 1219억원에서 2373억원으로 증가했다. 반도체 수주액은 같은 기간 1579억원에서 1450억원으로 감소했다.

‘매각설’ SFA반도체…매출보다 높은 매출원가?

자회사 중에서도 반도체 부문의 실적 부진이 두드러진다. SFA는 현재 SFA반도체를 비롯해 지난해 인수한 배터리 장비사 씨아이에스(CIS), 디스플레이 장비사인 SNU를 연결 자회사로 두고 있다. 최근 시장에서는 SFA반도체 매각설이 잇따라 제기됐다. 반도체 업황 부진이 심화되면서 SFA가 결손금만 쌓고 있는 ‘불효자’ SFA반도체를 두산그룹에 매각한다는 내용이다.

SFA반도체는 2023년 매출 4376억원, 영업손실 16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37.4%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629억원에서 적자로 전환했다. 더 큰 문제는 SFA반도체의 2023년 매출원가가 4382억원을 기록했다는 점이다. 이 회사의 전체 매출이 4376억원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원재료, 물류비, 인건비 등의 제조원가가 매출보다 많아 수익이 날수 없는 구조다.

하지만 SFA는 IR(Investor Relations, 기업설명회)을 통해 반도체 사업 강화에 대한 의지를 천명했다. SFA는 AI(인공지능) 반도체 시장 성장에 맞춰 HBM(고대역폭메모리), 최첨단 패키지(어드밴드스 패키징) 시장에 진입하고, 웨이퍼이송장치(OHT) 사업을 통한 스마트 팩토리 솔루션 매출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또 현재 국내외 메모리 후공정 위주인 반도체 사업 영역을 전공정, 비메모리까지 넓혀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김영민 SFA 대표는 “과거 영업이익률은 12% 수준이었고, 현재는 5.7%까지 내려왔지만 올해 9%까지 회복할 것”이라며 “경쟁사 대비 원가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으로 수주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또 “올해 반도체, 제조자동화 부문이 성장하며 전체 수익성이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CIS를 통해 미국 메이저 자동차 회사와 사업 기회를 넓히고, 선제적으로 필리핀 법인에 DDR5 생산 역량을 구축하는 등 시장에 대응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윤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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