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는 못 버티겠어요" 대출 못 갚아 무너지는 영끌족 '임의경매' 2배 급증 전망


서울을 중심으로 대출 상환 부담이 급증하면서 아파트·오피스텔 등 무리하게 부동산을 장만했던 영끌족의 매물이 잇따라 경매 시장에 나오고 있다.
고금리 장기화로 주택담보대출 이자 부담이 누적된 상황에서 주택 매각까지 어려워진 것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법원등기정보광장 자료에 따르면 지난 11월 서울 지역 집합건물 대상 ‘임의경매개시결정’ 건수는 592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10월의 284건에서 한 달 사이 308건이 늘어난 것으로 올해 5월(687건)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현재 추세라면 연말까지 누적 건수는 14만 건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는 2013년 14만8701건을 기록한 이후 최대 규모다.

임의경매 신청은 최근 몇 년간 빠르게 증가해왔다. 2022년 6만5586건에서 2023년 10만5614건으로 뛰었고, 지난해에는 13만9874건까지 불어났다.
특히 2023년 이후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속적으로 올리면서 대출금리가 급격히 높아진 것이 신청 건수 증가의 핵심 요인으로 지목된다.
통계상 임의경매 대상자의 연령이 직접 공개되지는 않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급증 현상의 중심에 2030 세대가 있다고 분석한다. 2020~2021년 서울 아파트 매수 비중이 약 41.7%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시점과 경매 건수가 빠르게 늘기 시작한 시기가 겹치기 때문이다.
당시 ‘지금 아니면 영원히 집을 못 산다’는 불안감이 확산되며 젊은 층의 공격적 매수세가 이어졌다는 점도 이러한 진단에 힘을 싣는다.
2021년 급등기 때 올라탔던 영끌족 매물 나오고 있어

임의경매란 금융기관에서 담보대출을 받은 차주가 원리금을 3개월 이상 갚지 못할 때 은행이 채권 회수를 위해 담보 부동산을 법원에 넘기는 절차다. 일반 경매와 달리 재판을 거치지 않고 바로 개시 결정이 내려진다는 점이 특징이다.
2021년 집값 급등기 '패닉바잉' 대열에 합류했던 30대 직장인 A씨는 몇 년간 시달렸던 과도한 대출 부담 끝에 결국 소유 아파트가 경매 리스트에 올라갔다고 토로했다.
당시 고정금리를 적용받았던 혼합형 주담대가 5년 만기 도래와 함께 4~5%대 변동금리로 전환되면서 이자 부담이 눈에 띄게 증가했고, 여기에 집값 하락까지 더해지면서 더 이상 버티기 어려웠다는 설명이다.
경매 정보업체 지지옥션은 "2021년 급등장 당시 자금력이 충분하지 않은 20~30대가 1금융권뿐 아니라 금리가 높은 2금융권 대출까지 활용해 주택을 매입한 사례가 많았다"라며 "이들 가운데 일부가 상환 능력을 잃고 경매 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향후 임의경매 건수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규제 강화 이후 일반 매매보다 경매 시장이 상대적으로 규제 영향이 적어 수요자 관심이 커지고 있다"라며 "금융기관 입장에서도 경매가 채권 회수에 더 유리하다고 판단되는 만큼 경매 개시 결정이 계속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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