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맞춤형 반도체(ASIC) 설계 전문 기업 세미파이브가 코스닥 상장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돌입했다. 이미 구주 거래를 통해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만큼, 상장 이후 상당 규모의 시가총액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세미파이브에 조기 투자한 재무적 투자자(FI)들은 하반기 ‘IPO(기업공개) 대어’로 지목하고 있다.
24일 벤처투자 업계에 따르면 세미파이브는 지난 17일 한국거래소에 코스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했다. 주관사는 삼성증권과 UBS증권으로 이르면 올해 하반기 내에 증시에 입성한다는 계획이다. 상장 후 예상 기업가치는 1조원에서 최대 2조원까지 점쳐지고 있다.
세미파이브가 높은 몸값을 인정받는 배경에는 독보적인 기술력과 빠른 실적 성장세가 있다. 2019년 설립된 세미파이브는 AI 칩 등 고성능 반도체를 타깃으로 맞춤형 설계 플랫폼을 개발해 일반적인 디자인하우스와 차별화를 뒀다. 국내 대표 AI 팹리스 기업인 퓨리오사AI, 리벨리온 등과 협력해 고성능 컴퓨팅(HPC) 칩을 공동 설계·양산하며 시장 신뢰를 쌓았다.
지난해 세미파이브의 연결기준 매출은 1118억원으로 전년 대비 56% 증가하며 처음으로 1000억원을 돌파했다. 5년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지만, 지난해 영업손실은 229억원으로 전년(320억원) 대비 28% 감소하며 손실 폭이 빠르게 줄고 있다. 이에 이익미실현 특례(테슬라 트랙)를 활용해 상장을 추진할 예정이다. 테슬라 트랙은 일정 요건을 충족한 성장성 높은 적자 기업에게도 상장 기회를 부여하는 제도다.
시장에서는 세미파이브의 상장 밸류가 최소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2023년 투자 유치 당시 포스트밸류는 약 6000억원이었고, 이후 구주 거래에서는 약 8000억원 수준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세미파이브의 누적 투자유치 금액은 2400억원을 기록했다. 2020년 시리즈A 당시 기업가치는 약 700억원이었으며 이 라운드에는 △LB인베스트먼트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 △미래에셋벤처투자 △한국산업은행 △한국투자파트너스 △NH투자증권 등이 참여했다.
2021년 시리즈B에서는 △한국투자파트너스 △산업은행 △두산 △신한투자증권 △SV인베스트먼트 등이 투자자로 합류했으며 당시 기업가치는 약 4000억원(포스트 밸류 기준)으로 추정된다. 이때 투자 유치 금액은 약 2000억원 수준이었다.
만약 세미파이브가 상장 후 1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면 시리즈A 투자자는 14배, 시리즈B 투자자는 2.5배 수준의 멀티플을 달성하게 된다. 시가총액이 2조원까지 늘어날 경우 멀티플은 각각 약 28배와 5배 수준까지도 기대해볼 수 있다.
벤처투자 업계 관계자는 “세미파이브는 국내에서 희소한 기술 기반 ASIC 설계 플랫폼 기업이라는 점에서 시장 기대가 크기 때문에 IPO 흥행 가능성도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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