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 사건파일] '부동산 매물정보 독점 혐의' 네이버, 1심 벌금 2억원에 항소

자본시장 사건파일

/사진=네이버 홈페이지

부동산 정보 업체들이 매물 정보를 다른 회사에 제공하지 못하도록 한 혐의를 받는 네이버가 벌금형이 선고된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앞서 재판에서 네이버는 '잠재적 경쟁사업자의 무임승차를 막기 위한 것'이라는 등의 주장을 했지만, 법원은 네이버에 벌금 2억원을 선고했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네이버는 지난달 23일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네이버는 2003년부터 네이버 부동산 서비스를 제공했다. 네이버는 부동산 매물의 진성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이른바 '확인 매물 서비스'로 2010년 하반기부터는 온라인 부동산 서비스 1위 사업자로 자리 잡았고, 경쟁사업자가 제공하는 부동산 서비스 시장 점유율과도 많은 격차가 나게 됐다. 2014년 5월경에는 부동산정보업체들로부터 매물 정보를 제공받아 이를 비교, 검색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2015년 2월 카카오가 비슷한 방식의 부동산 정보 사업을 추진하려 하자, 네이버는 부동산정보업체들과의 재계약 조건에 '네이버에 제공한 부동산 매물 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하지 않는다'는 조항을 추가했다.

이에 공정거래위원회는 네이버가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다고 보고 2020년 12월 시정명령과 함께 10억32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듬해 11월에는 중소벤처기업부가 고발 요청권을 행사했다. 이후 2022년 9월 검찰은 네이버를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재판부 "네이버의 시장 지배력 강화, 소비자 선택권 감소"

재판에서 네이버는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아니며, 문제가 된 계약 조항은 경쟁사업자의 무임승차 방지를 위한 것으로 제3자 제공 금지 조항을 둔 것에 부당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부당하게 경쟁사업자를 배제하겠다는 고의도 없었다고 했다.

하지만 1심을 심리한 서울중앙지법 형사19단독 임혜원 부장판사는 이 사건으로 네이버의 시장 지배력이 강화됐고, 재범의 위험성이 커 보이는 점 등을 지적하며 지난달 18일 네이버에 벌금 2억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네이버가 2015년 5월부터 2017년 10월경까지 온라인 부동산정보 비교서비스 시장에서 100%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시장지배적 사업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또 네이버가 매물 정보 자체를 제3자에게 제공하지 못하도록 하는 행위는 부동산정보업체의 행위를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이라고 했다. 재판부는 "네이버가 스스로의 인력과 비용으로 매물 확인 검증시스템을 구축했다고 하더라도 매물 정보 자체는 업체들이 시간과 비용을 들여 수집 및 확보한 정보"라며 "나아가 업체들이 별도의 수수료를 지급하고 제공받는 서비스의 결과물이므로 그 결과물 역시 원칙적으로 업체들에 귀속된다"고 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이 사건 확인매물 제3자 제공 금지 조항의 배타적 거래 행위로 인해 (부동산정보업체는) 거래처 선택의 자유가 제한됐다"며 "잠재적 경쟁사업자 지위에 있던 업체의 시장 진입 실패에 따라 새로운 경쟁 업체 등장으로 인한 시장 혁신 기회가 박탈되고 소비자의 선택권도 감소됐다"고 했다.

네이버의 고의도 인정됐다. 재판부는 "네이버는 2017년 5월 내부 문서에서 '부동산정보업체 입장에서도 (네이버의 경쟁사업자와의) 제휴가 중개업소 영업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제안을 쉽게 거절하지 못하고 있다'면서도 '확인매물 제3자 제공 금지 조항으로 (이들의) 계약 체결을 방어하고 있다'고 밝히는 등 이 사건 조항의 의도와 목적을 분명히 밝혔다"고 판시했다.

박선우 기자

Copyright © 블로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