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넷플릭스 있어도 'AI IPTV 셋톱' 필수품으로 만든다
KT가 인공지능(AI)으로 맞춤형 TV 시청 환경을 구현하는 '지니TV 셋톱박스 4'를 공개했다. 8K UHD 칩셋을 탑재해 8K TV의 고화질을 구현한다. 8K TV가 아니더라도 AI 화질 최적화 기술로 사양에 맞춰 풀HD, 4K 콘텐츠의 선명도를 높인다.
KT는 5일 서울 중구 노보텔앰배서더동대문호텔에서 지니TV 셋톱박스 4 설명회를 열었다. 이날 시연된 지니TV 셋톱박스 4는 화질·화면·밝기·음량을 스스로 조절했다. 밤 늦은 시간에 거실에서 TV를 켠 것처럼 주변이 캄캄할 때는 TV 화면도 어두워졌다. 설거지와 청소 등으로 소음이 발생하면 스스로 볼륨을 키웠다. 동시에 '목소리 강조' 기능으로 드라마 대사가 선명하게 들리도록 했다.
이외에도 지니TV 셋톱박스 4는 영화, 드라마, 뉴스, 음악, 게임, 스포츠 등 콘텐츠에 따라 최적화된 음질을 제공한다. 특정 프로그램에서 원하는 인물이나 장면만 빠르게 찾아볼 수 있는 'AI 골라보기', AI 수어, AI 자막 기능으로 정보접근성을 높였다. TV가 꺼져 있을 때는 생성형 AI를 이용해 'AI 배경화면'으로 전환했다. 이 화면에는 날씨, 뉴스, 개인 일정 등 일상에 필요한 정보가 나타났다.
지니TV 셋톱박스 4는 전작 대비 성능이 50% 향상된 중앙처리장치(CPU)와 AI 전용 프로세서(NPU·신경망처리장치)를 장착해 AI 기능을 구현한다. 주변 환경을 인지하고 맞춤시청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조도 센서, 4개의 마이크, 안드로이드TV 운영체제(OS) 14, 돌비 애트모스를 적용했다.
이날 김훈배 미디어플랫폼사업본부장(전무)은 "'알아서 딱, AI TV'라는 고객가치를 구현할 것"이라며 "이제 대한민국의 모든 TV가 이 셋톱박스 하나로 변신한다"고 소개했다.
김 전무는 "이 셋톱박스는 AI 허브로 여러분의 생활을 더욱 편리하게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TV뿐 아니라 에어컨·공기청정기·로봇청소기·조명·커튼 등 다른 가전·가구와 연동해 스마트홈을 구현한다는 설명이다. 예를 들면 이용자가 "지니야, 에어컨 켜줘"라고 말하면 셋톱박스가 다른 가전기기를 조작하는 식이다.
KT는 가전기기 연결 과정도 개선했다. 가전기기의 전원을 켜면 셋톱박스가 리모컨 적외선(IR) 신호를 감지하고 TV 화면에 자동으로 연결 안내를 표시한다. 이전에는 TV에서 모델명과 제품명 등을 모두 검색해야 했던 번거로움을 간소화했다.
IPTV는 KT의 주요 사업 중 하나다. KT는 유무선 결합 상품으로 이용자를 늘리고 이탈을 막는다. 김 전무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 경쟁 시장이 커지며 유료방송 성장세가 주춤하고 있다는 우려를 일축했다. 그는 "OTT를 셋톱박스 안으로 들이는 데 성공했고, 이에 따라 이용 시간이 증가하고 있다"며 "유료방송 1위 사업자로서 셋톱박스가 꼭 필요한 환경을 만든다는 책임감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윤상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