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렌타인데이를 맞아 편의점 업계 간 매출 경쟁이 치열했던 가운데 GS25가 콜라보레이션 효과를 크게 본 것으로 나타났다. GS25는 애니메이션 캐릭터 '짱구'와 법랑 키친웨어 브랜드 '크로우캐년'과의 3자 콜라보레이션을 선보이며 소비자 이목끌기에 성공한 것이다. GS25는 매출 성장 분위기를 이어 다음달 화이트데이 콜라보레이션 기획 상품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상품 공급을 늘릴 수록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한 IP(지식재산권)의 로열티 비용은 커질 수밖에 없는데, 콜라보 상품의 높은 가격 부담은 소비자의 몫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짱구·크로우캐년 조합, 매출은 좋은데
GS25는 발렌타인데이 당일이 오기도 전인 지난 12일 보도자료를 통해 "짱구·크로우캐년 콜라보 상품이 전국 매장에서 완판되고 있다"고 밝혔다. 관련 상품의 매출 상황을 공개하며 발렌타인데이 시즌 콜라보 상품 기획 성공에 자축하는 분위기다.

GS25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10일까지 발렌타인데이를 맞아 선보인 콜라보 기획 세트 상품 50여 종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26% 늘었다. 같은 기간 발렌타인데이 콜라보 상품 매출은 826%, 초콜렛 매출은 61%, 전체 발렌타인데이 매출은 132% 성장했다.
이 중 '짱구는 못말려' 캐릭터는 GS25 매출 신장의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GS25 발렌타인데이 기획 상품의 대부분이 짱구 콜라보 제품으로, 특히 5000개 한정 수량으로 출시된 짱구 크로우캐년 미니 캐리어 세트는 '품절템' 반열에 올랐다. GS25가 이번 콜라보 기간 '짱구'를 '명예 상무'라 부른 것도 이 때문이다.
GS25는 콜라보 기획 상품의 판매 호조 분위기를 다음달 14일 화이트데이 행사로까지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화이트데이 콜라보레이션 역시 짱구와 크로우캐년이 중심이 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GS25는 "인기 콜라보 상품의 목표를 대폭 상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다만 콜라보레이션 기획 상품의 인기가 커질 수록 로열티 비용 지출 부담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짱구 · 크로우캐년 · GS25' 3자 콜라보 상품의 경우, 2존의 캐릭터, 브랜드가 상품화된 만큼, 하나의 상품에서 차지하는 로열티 비중은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번 GS25 콜라보레이션의 주인공인 짱구의 캐릭터의 로얄티는 캐릭터·애니메이션 기업 대원미디어로 흘러갈 것으로 보여진다. △라이선스 △유통(닌텐도, 샵 등) △방송/출판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대원미디어는 대표 라이선스 '짱구는 못말려', '무직타이거', '원피스', '가필드' 등 다수 캐릭터의 상품화 권리를 보유하고 있다. GS25 짱구 콜라보 기획 상품에서 벌어들인 수익 캐릭터 IP 수익은 라이선스 부문에 해당되는데, GS25 짱구 콜라보 상품에도 '본 제품은 한국 내 독점 판권 소유자인 대원미디어와의 정식계약에 의해 생산된다'고 적혀있다.
특히 인기 캐릭터 IP에 대한 수요가 커지면서, 대원미디어의 IP 콘텐츠 사업 부문 라이센스 매출은 갈 수록 늘고있다.대원미디어에 따르면, 대원미디어는 지난해 1~3분기 라이선스 매출로 172억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 기준 매출은 2020년 95억원, 2021년 156억원인데, 지난해 1~3분기 매출만으로 전년 연간 매출을 넘어선 만큼 캐릭터 콜라보레이션 매출 효과를 톡톡히 보고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대원미디어는 지난해 3분기 국내 제과기업 삼양의 제품 '짱구' 띠부띠부씰이 대표 IP로 소개한 바 있다. 제과 상품 '짱구' 띠부띠부씰은 2021년 말부터 '세계여행', '직업여행' 등의 시리즈로 제작됐는데, 지난해 4월 출시된 2탄 직업여행편의 경우 입소문을 타며 띠부띠부씰 열풍을 이어갔다. 짱구 콜라보 상품이 꾸준히 이어지면서 GS25 발렌타인데이 기획 상품도 주목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콜라보 상품, 아무리 배보다 배꼽이 크다지만
콜라보 기획 상품은 다양하고 흥미로운 제품이 지속적으로 출시돼 주목받고 있지만, 로열티 비용 지출로 상품 가격이 높아진다는 단점도 존재한다. 이번 3자 콜라보 제품의 경우 '짱구 크로우캐년 미니 캐리어'(3만원), '짱구 크로우캐년 에코백'(2만5000원), '짱구와 초코비통'(3만1100원) 등 3만원대에 육박하는 콜라보 상품도 적지 않았다. 과도한 콜라보 상품 마케팅으로 소비자가 상품 가격 부담을 함께 떠안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짱구 · 크로우캐년 · GS25'가 3자 콜라보인 점을 고려해도, 정작 GS25의 존재감은 미미했던 것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블로터> 취재 결과 상품 가격이 3만원인 '미니 캐리어' 내부에 들어있는 제과 제품은 '칸쵸' 2개, '크런키바' 2개, '크런키 초콜렛' 1개 뿐이었다. '캐리어를 사면 과자가 따라온다'는 말처럼 콜라보레이션 상품은 기획 제품이 주목받는 경우가 많지만, 발렌타인데이의 의미를 더할 초콜렛 제품 비중이 너무 적었다.
짱구 독자 콜라보 상품인 '짱구와 초코비통' 역시 마찬가지다. 해당 상품에는 짱구 및 초코비통 피규어를 제외하고 '벚꽃머랭 마시멜로우' 2봉, '마이쥬' 5개, '새콤달콤' 2개, '짱구는 못말려 콜렉션 스트랩 미니 멘토스' 1개, '초코하임(9봉지)' 1개, 볼젤리 14개가 동봉돼 있었다. 발렌타인데이 관련 초코 제품은 초코하이 1종 뿐인데, 볼젤리의 경우 상품명이나 맛, 성분표 조차 기재돼 있지 않은 상태였다. 해당 상품을 열어보며 발렌타인데이 기획 상품을 빙자한 '재고 떨이'의 느낌이 가시지 않는 이유였다.

다음달 화이트데이 시즌을 맞아 선보일 콜라보 기획 상품에는 초콜릿 자리에 사탕류가 들어갈 것이라고 예상했을 때, 소비자는 이름도, 성분표도 없는 사탕을 받게 될 가능성 또한 없지 않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식음료 시장에 캐릭터 콜라보레이션 열풍이 길게 이어지면서 재미있는 기획 상품이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다"면서도 "콜라보 상품이 우후죽순 생겨나면 과도한 마케팅에 대한 피로도가 높아질 수 있다. 또 콜라보 캐릭터 유행 주기도 갈수록 짧아지고 있어 콜라보 제작 기업에게도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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