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알려줌] <카브리올레> (Cabriolet, 2024)
'오지아'(금새록)는 회사, 가족, 자기 계발, 무엇 하나 놓치지 않고 늘 최선을 다하는, 이른바 '갓생'을 살아가는 직장인의 표본이다.
하지만 청천벽력 같은 암 선고와 절친한 친구의 죽음이 잇따라 찾아오면서, '지아'는 쳇바퀴 같은 일상에 번아웃을 느끼고 별안간 삶의 방향을 전환한다.
암 수술비를 털어 흰색 카브리올레를 구입, 전 남자 친구 '정기석'(강영석)과 함께 모든 것을 벗어 던지고 전국 일주를 떠난다.
한편, '이병재'(류경수)는 한껏 튜닝한 경운기를 몰고 다니며 마을의 크고 작은 일을 모두 챙기는 인물로, 시골 촌구석과는 어울리지 않는 화려한 패션으로 자신만의 스타일을 선보이는 힙한 농촌 청년이다.
마을 사람들 모두가 그를 모르는 사람이 없고, 처음 보는 사람에게도 스스럼없이 말을 걸며 친근하게 대한다.
어느 날, 좁은 시골길에서 경운기를 추월하려는 '오지아'의 카브리올레와 가벼운 접촉 사고가 일어나게 되고, 이들은 뜻밖의 만남을 시작한다.
2022년 26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의 '코리안 판타스틱: 장편' 섹션 초청작인 <카브리올레>는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2020년)의 원작 웹툰 작가이자 각본가인 조광진 작가의 감독 연출 데뷔작이다.
조광진 감독은 "<이태원 클라쓰>의 극본을 쓰면서 여러 사람들이 함께 같은 목표를 바라보며 노력하는 작업이 매우 보람찼다. 그리고 영상을 만드는 작업이 정말 대단하다고 느꼈고, 동시에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영화 연출에 도전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작품의 제목인 '카브리올레'는 차량의 지붕을 접었다 폈다 할 수 있는 차로, '오픈카'를 뜻한다.

조광진 감독은 번아웃, 오픈카, 여행 등 MZ 세대들이 공감할 수 있는 키워드가 많이 녹아있는 작품인 <카브리올레>를 통해 "모든 관계와 일에 최선을 다하는 이타적인 주인공 '지아'가 오롯이 '나'를 봤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야기를 끌고 나갔다. 세상의 통념, 타인의 시선, 기대가 아닌 나에게 집중을 하자"라고 메시지를 남겼다.
조광진 감독의 말처럼, 영화는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며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공감하고 몰입할 수 있는 '오지아'라는 평범한 인물이 일탈에 가까운 여행에서 겪게 되는 일련의 사건·사고들과 새로운 만남을 통해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을 담았다.
<카브리올레>는 첫 기획 단계에서는, '병재'와의 가벼운 로맨스 이후 '지아'가 다시 일상으로 복귀하는 평범한 농촌 힐링물에 가까웠지만, 조광진 감독은 한 번 더 이야기를 비틀어 인물에 조금 더 집중하기 시작했다.
암 선고를 받은 평범한 사람 '오지아'의 살고자 하는 마음을 '이병재'라는 인물로 인해 깨닫게 하고, 그 인물로 가게 하는 하나의 다리 같은 역할을 전 남자 친구 '정기석'이 할 수 있도록 이야기에 반전을 주고 전개를 비틀었다.
캐릭터들의 대비가 도드라지는 만큼 프로덕션도 상징과 대비가 돋보인다.
먼저, '지아'의 답답한 현실이 담긴 초반부는 회사, 골목길, 터널 등 비좁은 장소에서 주로 촬영되었고, '지아'의 여행이 시작되는 후반부터는 탁 트인 광야와 농촌이 스크린 위로 펼쳐진다.

카브리올레와 경운기 역시 속도와 가격은 극과 극이지만, 오픈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 상징성 있는 차를 사용했다.
일상을 다 벗어 던지고 여행을 떠나는 '지아'이지만, 그 와중에도 주변을 보지 않고 빠르게 속도만 내기 바쁘다. 비좁은 논길에서 경운기를 마주치자 그제야 속도를 늦추고 주변의 경치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관객 역시 '병재'가 등장한 후부터는 '지아'와 함께 천천히 속도를 늦추고 탁 트인 농촌과 넓은 광야를 살펴보게 된다.
이런 대비를 더 잘 보여주기 위해 이석준 촬영 감독은 콘티 단계에서부터 로케이션과 맞는 촬영 구도와 배치를 살리기 위해 많은 의견을 나눈 끝에 촬영에 들어갔다고.
한편, 주인공 '지아' 역할에는 드라마 <미스터 기간제>(2019년)의 학생 바보 열혈 체육 교사, <열혈사제>(2019년)의 열정 넘치는 신입 형사, <오월의 청춘>(2021년)의 법학과 잔다르크, <사랑의 이해>(2022년~2023년)의 감정과 사랑에 솔직한 엘리트 은행원까지, 솔직함과 당당한 매력이 묻어나는 캐릭터로 작품마다 새로운 얼굴을 보여주며 청춘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은 금새록이 맡았다.
금새록은 "<카브리올레>는 한 번쯤 일상의 일탈을 꿈꾸는 관객들에게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쉼표가 될 수 있는 영화"라면서, "시나리오를 읽고 놀랐던 기억이 있다. 글이 가진 힘에 매료되었고, 전혀 예상치 못한 사건들로 흘러가는 전개가 정말 흥미로웠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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