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산 핵심 땅 매입
6년째 방치된 현장
중국은 사고, 우리는 못 사
중국 정부가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의 토지를 매입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외국인, 특히 중국계 자본의 부동산 매입이 꾸준히 이어져 온 지역이지만, 중국 정부가 직접 해당 지역의 토지를 사들인 사실이 외부에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3일 아시아경제 취재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262-13 등 11개 필지 4,162㎡(약 1,256평)를 299억 2,000만 원에 매수했다. 계약은 2018년 12월 체결됐고, 잔금은 이듬해 7월 말에 지급됐다. 매수자 명의는 '중화인민공화국'으로 등록됐다.

이 땅은 녹사평대로에서 남산 2, 3호 터널로 진입하기 전 우측 남산자락에 위치해 있다. 과거에는 개인 여러 명이 소유한 부지로, 대부분이 1970년대 초부터 약 50년간 실외 골프연습장으로 활용돼 왔다. 골프연습장은 중국 정부로 소유권이 넘어가는 시점에 맞춰 폐업했고, 해당 부지 내 주택은 현재까지도 6년째 빈집 상태로 남아 있다.
11개 필지 중 2개는 과거 우리 정부 소유였던 땅으로, 2017년 6월 대지와 임야 각 1필지가 개인에게 매각됐다. 이후 이들 필지는 1년 6개월 만에 중국 정부 소유로 변경됐다.
해당 토지는 용산 대통령실과 한남동 대통령 공관에서 직선거리로 약 1.5㎞, 주한미국대사관이 이전할 예정인 용산 미군기지 캠프 코이너 부지에서는 1㎞ 남짓 떨어져 있다. 또한, 이 일대 지하로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이 지난다. 국토교통부는 2020년 해당 토지에 구분지상권을 설정하며 중국 정부에 3,093만 원의 보상금을 지급했다.

중국 정부는 해당 부지를 매입한 이후 건물 철거나 별다른 공사를 진행하지 않은 채 방치하고 있다. 골프연습장 건물과 담장은 그대로 남아 있으며, 도로변 3층 서양식 주택도 빈집 상태로 유지되고 있다. 다만, 토지 경계에는 다수의 CCTV가 설치돼 있어 감시 체계가 구축된 모습이다.
주한중국대사관 관계자는 이에 대해 "해당 토지는 중국 대사관의 공무 용지이며, 코로나19로 인해 사용 시기가 늦춰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사용 목적에 대해서는 "내부 보고사항"이라며 공개하지 않았다.

해당 토지의 가치는 매입 이후 크게 상승했다. 올해 1월 1일 기준 공시지가는 약 320억 원으로 3.3㎡당 2,548만 원 수준이다. 그러나 법원 감정평가 기준으로는 3.3㎡당 약 8,800만 원에 달하는 사례도 확인됐다. 이 감정가를 기준으로 환산하면 중국 정부가 보유한 땅의 가치는 약 1,000억 원에 이를 수 있다. 매입가 대비 약 3배 상승한 셈이다.
중국 정부가 한국 내 부동산을 취득한 데 반해, 한국 국민이나 정부는 중국 내에서 토지를 소유할 수 없다. 중국은 헌법상 모든 토지를 국가가 소유하며, 외국인은 장기 임차만 가능하다. 반면 한국에서는 외국인과 외국 정부 모두 부동산 소유가 가능하며, 이를 제한하는 법적 장치는 없다. 중국인의 지난해 매수 현황을 보면 경기(5,976명), 인천(1,681명), 서울(934명) 등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중국인의 국내 부동산 보유 면적은 2022년 이미 여의도 면적의 7배에 달하는 20.66㎢로 집계됐고, 이후 더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2023년 외국인의 국내 부동산 매입 가운데 중국인 비율은 64.9%에 달했다.
미국은 안보 등을 이유로 35개 주에서 중국인 및 중국 기업의 토지 매입을 제한하는 법안을 통과시키거나 관련 입법을 추진 중이다. 캐나다 역시 중국인을 포함한 외국인의 부동산 매입을 금지하는 조치를 시행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이를 제한할 법적 장치가 전혀 없는 실정이다.
외국인은 대출 규제에서도 비교적 자유로운 상황이다. 본국 금융기관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경우, 국내 대출 규제가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개별 외국인의 주택 보유 현황을 명확히 파악하기 어려워,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 역시 내국인보다 느슨하게 적용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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