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내몰린 지역 자영업자… 충청권 폐업자수 역대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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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고물가 등 경기 불황 장기화 그늘에 지역 자영업자들이 고통의 비명을 지르고 있다.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내수 부진에 사업을 접은 자영업자가 역대 최대 규모를 돌파했다.
지역 경제계 관계자는 "실제 경제 상황이 코로나 때보다 좋지 않다. 일선에 있는 자영업자들은 최근 몇 년간 경기 부진이 심해지는 걸 알고 있기에 더 비관적인 전망을 하는 것"이라며 "파격적인 금리 인하 등 획기적인 변화가 있지 않은 한 이 같은 상황은 계속되거나 더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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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대출 규모·연체율 등 증가
"내수 침체 당장 벗어나기 힘들 것"
고금리·고물가 등 경기 불황 장기화 그늘에 지역 자영업자들이 고통의 비명을 지르고 있다.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내수 부진에 사업을 접은 자영업자가 역대 최대 규모를 돌파했다. 살아남은 자영업자들도 극심한 자금난에 시달리며 대출에 손을 벌리는가 하면, 직원들에게 월급을 지급할 여력도 없어 혼자 사업을 운영하는 실정이다.
업계에서는 "코로나 때보다 더하다"며 획기적인 금리 인하 등 돌파구 없인 당장 내수 침체 터널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국세청 국세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대전과 세종, 충남·북 등 충청권에서 폐업 신고를 한 개인·법인 사업자는 총 10만 657명이다. 지역 폐업 신고자가 10만 명을 넘은 건 사상 처음으로, 최근 10년간 줄곧 8-9만 명대를 유지해왔다.
지난해 폐업을 신고 한 충청권 사업자는 대전 2만 6637명, 세종 6118명, 충남 3만 9168명, 충북 2만 8734명이었다. 이는 전년 대비 14.85%(1만 3018명) 늘어난 수치다.
지역 자영업자들은 수익 악화로 폐업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고 입을 모은다. 고금리·고물가 상황 속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되면서 상가 임대료 등을 해결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대전 서구 둔산동의 한 자영업자는 "물가가 오르면서 소비시장이 정말 많이 위축됐다. 가성비 소비를 넘어 아예 무(無)소비로 세태가 흘러가고 있다"며 "속된 말로 자영업자들이 땅 파서 장사하는 것도 아니고, 어느 정도 수익이 나와줘야 적자 장사라도 계속할 힘이 생기는데 아예 수익 자체가 사라져 버리니 문을 닫게 되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폐업의 길목에서 살아남은 자영업자들의 형편도 좋지 않은 상황이다. 자금난 해소를 위해 은행에서 대출을 하거나 비용 절감을 위해 직원을 두지 않는 등 자구책을 쓰고 있지만 버티기 데 급급했다.
나이스신용평가 자료를 보면 지난 2분기 말 기준 금융권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1119조 3000억 원으로, 직전 분기(1115조 7000억 원)보다 3조 6000억 원 늘었다. 역대 최대 규모다.
늘어난 대출 규모만큼 대출금을 갚지 못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은행권의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은 지난 1분기 기준 0.54%로 2015년 1분기(0.59%) 이후 9년 만에 최고점을 기록했다. 여러 곳에서 돈을 끌어 쓴 다중채무 자영업자의 비중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난 1분기 자영업자 대출자(178만 3000명) 가운데 다중채무자는 57%를 차지했다. 코로나19 사태 직전 2019년 4분기(57.3%) 이후 4년 3개월 만에 최고 비율이다. 자영업 다중채무자는 1인당 평균 4억 2000만 원의 대출을 안고 있었다.
인건비라도 아끼자는 마음에 직원 없이 혼자 사업체를 운영하는 '나 홀로 사장님'도 증가 추세에 있다. 지난달 기준 대전지역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9만 7000명으로 지난해 9월 대비 9.8%(9000명)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경기 침체의 늪이 더욱더 깊어지자, 업계에서는 "벼랑 끝에 다다랐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최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했음에도 소비 수준이 오르지 않으면서 바닥까지 내려간 소비심리가 다시 반등하기 어려울 것이란 비관적 전망도 나오고 있다.
지역 경제계 관계자는 "실제 경제 상황이 코로나 때보다 좋지 않다. 일선에 있는 자영업자들은 최근 몇 년간 경기 부진이 심해지는 걸 알고 있기에 더 비관적인 전망을 하는 것"이라며 "파격적인 금리 인하 등 획기적인 변화가 있지 않은 한 이 같은 상황은 계속되거나 더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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