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 차면 민원 폭탄” 정치권도 발칵…극성부모 등살에 축구 사라진 초등학교의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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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는 시간 종소리가 채 끝나기도 전에 아이들이 운동장으로 쏟아져 나온다.
먼지 바람을 일으키며 축구공 하나에 수십 명이 매달리던 풍경은 대한민국 초등학교의 오랜 '점심시간 공식'이었다.
"총리님, 초등학교 시절 점심시간이나 방과 후에 축구 좀 하셨습니까."
응답한 곳만 추려도 전국적으로 최소 212개 초등학교가 점심시간과 방과 후 운동장 축구를 금지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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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212개교 점심시간 축구 금지… 부산은 3곳 중 1곳 ‘텅 빈 운동장’
“다치면 누가 책임지나”…안전사고·박탈감 민원에 학교는 ‘방어적 교육’ 선택
천하람 “민원 창살에 갇힌 아이들”…교육부 “단 한 곳도 있어선 안 될 일”
쉬는 시간 종소리가 채 끝나기도 전에 아이들이 운동장으로 쏟아져 나온다. 먼지 바람을 일으키며 축구공 하나에 수십 명이 매달리던 풍경은 대한민국 초등학교의 오랜 ‘점심시간 공식’이었다. 하지만 2026년 현재, 서울의 한 초등학교 운동장은 기이할 정도로 고요하다. 골대 앞에는 ‘축구 금지’ 푯말이 서 있고, 아이들은 운동장 가에 앉아 스마트폰을 들여다본다. 대한민국 초등학교에서 점점 축구가 사라지고 있다.

천 원내대표 의원실이 전수 조사한 데이터는 충격적이다. 응답한 곳만 추려도 전국적으로 최소 212개 초등학교가 점심시간과 방과 후 운동장 축구를 금지하고 있었다. 특히 부산의 경우 전체 초등학교의 약 3분의 1인 105개교가 스포츠 활동을 원천 봉쇄했다. 아이들이 마음껏 뛰놀아야 할 운동장이 사실상 ‘관상용’으로 전락한 셈이다.
학교가 아이들의 발을 묶은 이유는 명확했다. 바로 학부모들의 ‘민원’이다. 이유는 크게 두 갈래다. 첫째는 안전 책임론이다. “다치면 학교가 어떻게 책임질 거냐”는 압박에 학교는 사고를 방지하기보다 ‘활동’ 자체를 삭제하는 길을 택했다. 둘째는 뜻밖에도 ‘상대적 박탈감’이다. “우리 애는 축구를 못 하는데 잘하는 애들만 운동장을 쓰느냐”, “고학년이 독점해 저학년이 소외된다”는 민원이 빗발치고 있기 때문이다.
천 원내대표는 이를 두고 “소외감을 극복하고 질서를 배워가는 과정 역시 교육의 일환”이라며 “단순히 축구를 금지하는 것은 결코 대안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4학년 아들을 둔 학부모이기도 한 그는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공이라도 차라는 게 부모 마음인데, 정작 학교가 이를 막고 있다”며 개탄했다.

답변에 나선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사안의 심각성에 공감하며 단호한 조치를 약속했다. 최 장관은 “단 하나의 학교에서라도 축구가 금지되는 일은 있어서는 안 된다”며 “특히 저학년 학생들의 신체 활동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교육과정까지 개정 중인 상황에서 이러한 조치는 분명 시대착오적”이라고 밝혔다. 이어 시·도 교육청과 긴밀히 협의해 전국 학교 운동장에서 아이들의 활기찬 함성이 다시 들릴 수 있도록 현장을 점검하고 조치하겠다고 답했다.
축구공이 멈춘 운동장은 단순히 체육 활동의 부재를 의미하지 않는다. 소수의 ‘프로 불편러’가 제기하는 무분별한 민원이 공교육의 자율성과 학생들의 신체적 성장을 어떻게 파괴하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다. 국회와 정부가 머리를 맞댄 지금, 이제는 민원이라는 족쇄를 풀고 아이들에게 운동장의 함성을 돌려주기 위한 실질적인 ‘책임 공유 시스템’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권준영 기자 kjykj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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