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뱅 스테이블코인戰]② 케이뱅크, 선점 전략은 '해외' 프로젝트

서울 중구 케이뱅크 사옥 전경 /사진 제공=케이뱅크

스테이블코인 사업의 우위를 차지하려는 인터넷전문은행 업계의 물밑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케이뱅크는 실질적인 구현 단계로 끌어올린 모습이다. 해외 실증과 결제 인프라를 동시에 가동하며 금융 서비스 적용을 전제로 한 구조를 시험하는 흐름이다. 스테이블코인을 결제와 송금 인프라로 활용할 수 있을지 현실적인 적용 모델을 먼저 확인하겠다는 전략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스테이블코인 관련, 다수(N차)의 해외 실증 프로젝트를 가동하고 있다. 한일 간 송금 기술을 검증하는 '팍스 프로젝트' 1차 테스트를 마쳤고 태국 카시콘뱅크와 협력해 후속 사업 모델도 검토하고 있다. 기술 검증을 넘어 실제 서비스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를 확인하는 단계에 들어갔다는 평가다.

케이뱅크는 스테이블코인 관련 상표권을 출원하고 디지털 자산 기반 금융 서비스 구조를 설계하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발행과 유통, 결제까지 이어지는 전체 흐름을 염두에 두고 사전에 구조를 짜는 방식이다. 금융권에서는 향후 법제화가 마무리되면 케이뱅크가 스테이블코인 생태계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을 미리 확보하려는 움직임으로 보고 있다.

실제 사업 모델 검증은 해외 송금 분야에서 먼저 진행되고 있다. 팍스 프로젝트는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해 국가 간 자금을 이전할 수 있는지 기술적 가능성을 확인하는 실증 사업이다. 케이뱅크는 초기 단계부터 참여해 1차 기술 검증을 완료했다. 기존 해외 송금은 중개 은행을 여러 단계 거치는 구조로 비용과 시간이 발생하지만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하면 이 과정을 단순화할 수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금융권에서는 이를 두고 스테이블코인이 결제와 송금 인프라로 확장될 수 있는지 확인하는 초기 실험으로 본다. 단순 자산이 아니라 실제 금융 서비스로 연결될 수 있는지 가늠하는 과정이라는 의미다. 한 관계자는 "스테이블코인은 투자 상품을 넘어 결제와 송금 인프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금융회사들도 기술 검증에 나서고 있다"며 "특히 해외 송금 영역에서 적용 가능성이 먼저 확인되는 흐름"이라고 말했다.

특히 해외 파트너들과의 협력 범위가 확장되는 게 눈에 띄고 있다. 카시콘뱅크뿐만 아니라 아랍에미리트 현지 디지털자산 기업 체인저와도 협약을 맺었다. 디지털자산을 기반으로 한국과 UAE를 잇는 차세대 송금 및 결제망을 공동 개발하고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기 위해서다. 이들과 협력해 스테이블코인 기반 송금·결제 구조를 실증하고 이를 글로벌 금융시장으로 확장하겠다는 구상이다.

케이뱅크의 스테이블코인 전략 /자료=케이뱅크

케이뱅크 전략은 모회사인 BC카드의 결제 인프라와 맞물리며 구조가 완성된다. 송금과 결제를 동시에 확보하는 형태라는 점에서 다른 인터넷은행과는 결이 다르다. BC카드는 스테이블코인 결제 인프라 구축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선 카드 사업자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BC카드는 지난해 10월 카드 업계 최초로 스테이블코인을 국내 가맹점에서 실제 결제 수단으로 활용하는 핵심 기술에 대해 특허를 출원했다. 결제 과정에서 고객 전자지갑에서 차감할 코인 수량을 실시간 시세를 반영해 확정하는 기술이다. 거래 승인과 정산 과정에서 금액을 투명하게 산정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어 BC카드는 외국인이 보유한 스테이블코인을 국내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는 결제 실증도 마쳤다. 코인베이스와 협력해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USDC) 결제 도입도 추진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케이뱅크가 해외 송금 실증에 집중하는 가운데 BC카드가 결제 인프라를 준비하는 구조에 주목한다. 스테이블코인 기반 금융 서비스에서 송금과 결제를 동시에 확보하는 구도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른 인터넷은행과 달리 카드 결제망을 활용한 협업이 가능하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카카오뱅크가 그룹 계열사 시너지를 추진하고 토스뱅크가 플랫폼에 무게를 둔 것과 비교하면 케이뱅크는 글로벌 협업과 전통 방식의 결제 인프라를 동시에 묶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이러한 구조가 실제 스테이블코인 서비스 구현 속도를 좌우할 수 있는 변수로 보고 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스테이블코인 법제화 논의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스테이블코인 기술 방향성을 실증하고 향후 상용화 가능성을 검토하기 위해 해외 현지 기업들과 협업하며 실질적인 활용 방안을 모색해가고 있다"고 밝혔다.

김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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