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카오뱅크와 BNK부산은행이 중소기업 공동대출에 나서면서 인터넷전문은행과 지방은행의 협업이 가계대출을 넘어 기업금융으로 번지고 있다. 비대면 플랫폼의 모객력과 지방은행의 기업심사 역량을 결합한 공동대출 모델이 금리와 한도 측면에서 경쟁력을 보이면서, 공동대출이 개인신용대출 중심에서 기업금융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와 부산은행은 13일 부산은행 본점에서 중소기업 공동대출 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협약 범위는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 대상 공동대출 상품 출시, 금융 지원 확대, 금융 서비스 협업 등이다. 카카오뱅크는 2700만명 고객 기반의 플랫폼과 디지털 기술을, 부산은행은 지역 기업금융 인프라와 정교한 심사 역량을 결합해 지역 기업의 자금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이번 협약은 공동대출의 적용 대상을 가계 중심 신용대출에서 개인사업자와 중소기업으로 넓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그동안 인터넷은행과 지방은행의 공동대출은 주로 급여소득자 대상 개인신용대출에 집중돼 있었다.
토스뱅크와 광주은행이 2024년 '함께대출'로 물꼬를 텄고, 카카오뱅크와 전북은행의 '같이대출', 케이뱅크와 부산은행의 공동대출도 모두 개인신용대출 중심으로 설계됐다. 반면 카카오뱅크와 부산은행은 협약 단계부터 개인사업자와 중소기업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는 인터넷은행과 지방은행이 각자의 강점을 결합해 기업금융으로 협업 범위를 넓히려는 움직임으로 읽힌다. 인터넷은행은 개인사업자 대출 시장에선 빠르게 외형을 키웠지만, 법인대출이나 본격적인 중소기업 대출로 넘어가기엔 대면 심사와 기업 분석, 현장 확인 체계에서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반면 지방은행은 지역 기반 기업금융 인프라와 관계형 영업, 현장 중심 심사 경험을 갖추고 있다. 카카오뱅크가 플랫폼과 데이터를 맡고, 부산은행이 기업심사와 지역 네트워크를 맡는 식의 역할 분담이 가능한 구조다.
부산은행 입장에서도 인터넷은행과의 제휴는 지역 내 영업만으로는 확보하기 어려운 전국 단위 고객 접점을 넓힐 수 있는 통로가 된다. 특히 부산은행은 케이뱅크와의 공동대출 협업에 이어 카카오뱅크와도 손을 잡으면서 인뱅 협업의 핵심 파트너로 부상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부족한 기업금융 접점을 보완하고, 부산은행은 디지털 채널을 통해 새로운 차주군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셈이다.

한편 공동대출이 시장에서 빠르게 확산한 배경에는 구조적 장점도 있다는 분석이다. 인터넷은행은 강한 플랫폼 유입력과 비대면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고, 지방은행은 축적된 여신 심사 노하우와 리스크 관리 능력으로 건전성을 뒷받침하는 구조다. 대출금은 통상 절반씩 나눠 부담하고, 실행과 원리금 상환 등 사후 관리도 하나의 앱에서 처리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차주 입장에서도 체감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두 은행이 자금을 나눠 부담하면 한 은행이 단독으로 취급할 때보다 조달 부담을 낮출 수 있다. 또 각 은행의 신용평가모형과 심사 관점이 결합되면 차주 선별이 더 정교해지고, 개별 은행 단독 상품보다 상대적으로 경쟁력 있는 금리와 넉넉한 한도를 제시할 여지도 커진다.
정책 흐름과의 접점도 선명하다. 공동대출은 금융당국이 인터넷은행 플랫폼과 지방은행 여신 인프라를 결합하는 상생 모델로 제도권 실험에 올려놓은 뒤 점차 확산해 왔다. 금융권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의 기술력과 지방은행의 심사 역량이 결합한 공동대출은 고금리 환경에서 중소상공인의 자금조달 부담을 덜어주는 실효성 있는 모델이 될 수 있다"며 "카카오뱅크와 부산은행의 이번 협력이 성공적으로 안착한다면 추가 상품 출시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류수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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