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밀정>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폭행 장면 뒤에는 배우들의 처절한 고충과 남다른 노력이 숨어 있었습니다.
하시모토 역의 엄태구에게 무차별적으로 뺨을 맞았던 조연 배우 정도원이 촬영 현장의 비하인드 스토리와 가슴 먹먹했던 후일을 공개해 많은 이들의 이목을 모았습니다.
명장면 하나를 완성하기 위해 육체적·정신적 고통을 감내해야 했던 두 배우의 솔직한 고백을 다각도로 살펴봅니다.

배우 정도원은 유튜브 채널 선도부장 이종혁에 출연해 <밀정> 촬영 당시의 아찔했던 기억을 털어놓았습니다.
그는 풀숏, 바스트숏, 측면 숏, 그리고 리허설까지 합쳐 실제로 총 135대의 따귀를 맞았다고 밝혔습니다.
더구나 영화의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해 가죽 장갑을 낀 손으로 직접 맞아야 했기에, 불과 27대를 맞았을 때부터 이미 한계에 다다르고 뺨이 엄청나게 부어올랐던 혹독한 순간을 생생하게 회상했습니다.

대본상에는 그저 장갑으로 툭툭 치며 경고하는 정도로 적혀 있었기에, 정도원은 단순한 마음으로 현장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상대역인 엄태구는 감정을 끌어올리기 위해 촬영 직전 구석에서 허공에 주먹질과 발길질을 반복하며 몰입했고, 그 모습을 본 정도원은 극도의 공포감을 느꼈습니다.
슛이 들어가자 거세게 날아오는 매질 속에서 견디다 못한 그는 다음 테이크를 끝까지 버틸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까지 드렸다며 당시의 절박함을 웃음으로 풀어냈습니다.

고된 촬영 과정을 가까스로 참아낸 그였지만, 모든 일이 끝난 후에는 참았던 감정이 복받쳐 올랐습니다.
현장에서 스태프들이 어깨를 두드려주며 위로할 때 겨우 감정을 다잡고 밖으로 나가 눈물을 삼켰던 그는, 숙소에 홀로 누운 뒤에야 울컥하는 서러움과 함께 참았던 눈물을 흘렸다고 고백했습니다.
작품의 완성도를 위해 온몸을 내던진 무명 배우의 서러움과 열정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대목입니다.

한편 폭행 장면을 연기했던 엄태구 역시 오랜 시간이 흐른 지금까지도 해당 촬영을 가장 미안했던 순간으로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최근 웹예능 본인등판에 출연한 엄태구는 현장에서 갑자기 가죽 장갑을 받게 되자, 상대 배우가 느낄 고통을 염려해 구석에서 자신의 뺨을 먼저 여러 번 때려보았다고 전했습니다.
감독의 조언에 따라 한 번에 제대로 끝내는 것이 모두를 돕는 길이라 판단하고 촬영에 임했지만, 상대 배우에게 거듭 죄송한 마음을 안고 연기했음을 털어놓았습니다.

영화 속 단 몇 분에 불과했던 강렬한 상극 장면은 두 배우의 서로에 대한 깊은 배려와 치열한 고뇌 속에서 만들어졌습니다.
고통을 견뎌내며 신을 살려낸 정도원의 헌신과, 미안함 속에서도 최선의 연기로 한 번에 신을 끝내려 노력했던 엄태구의 몰입이 더해졌기에 관객들에게 잊히지 않는 명장면이 탄생할 수 있었습니다.
10년 가까운 세월이 흐른 지금까지도 이들의 비하인드 스토리는 많은 영화 팬들에게 진한 감동과 여운을 남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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