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기업] LG이노텍, 매출 성장에도 자금 회전 ‘둔화’

고예인 기자 2026. 4. 15.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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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재고 확대 속 운전자본 부담 증가
매출 확대가 수익성 창출로 이어지지 않아
기업의 실적은 늘어도 그 흐름은 제각각이다. 같은 매출과 이익을 기록해도 자금의 움직임과 회전 구조에 따라 기업의 상태는 다르게 나타난다. 'Re:기업'은 공시와 재무 데이터를 바탕으로 기업을 다시 읽는 기획이다. 외형 성장과 내부 자금 흐름의 차이를 짚어 기업의 실제 구조와 방향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문혁수 LG이노텍 대표./챗GPT생성 이미지

| 서울=한스경제 고예인 기자 | LG이노텍이 외형 성장에도 불구하고 자금 흐름의 속도에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매출은 증가했지만 이익은 감소하고 자금 회전 속도는 둔화돼 실적과 현금 흐름(유동성)은 상반된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이노텍의 지난해 매출은 2024년 21조2000억원에서 2025년 21조8966억원으로 증가했다. 외형상으론 성장세가 이어졌다. 다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7060억원에서 6650억원으로 감소했고 당기순이익도 4492억원에서 3412억원으로 줄었다. 순이익은 3년 연속 감소세다. 매출이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은 둔화된 셈이다.

업계에서는 매출 증가에도 이익이 줄어드는 흐름이 비용 증가와 단가 구조 영향이 동시에 작용한 결과로 보고 있다. 전자부품 산업은 고객사 중심 가격 구조가 유지되면서 물량 확대가 곧바로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에 대해 LG이노텍 측은 "영업이익 감소는 연말 성과급 지급에 따른 일회성 비용의 영향"이라며 "이를 제외하면 수익성은 개선의 흐름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 현금은 늘었지만 회전은 느려

자금 흐름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025년 1조3314억원으로 전년 대비 증가하며 1조원대를 이어갔다. 이는 현금을 더 많이 벌어들였다는 의미로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증가하면 기업으로 들어온 현금은 더 많았다는 뜻이다.

다만 현금 창출의 질에서는 다른 흐름이 나타난다. 매출채권은 2조7839억원에서 3조3983억원으로 증가했고 재고자산도 1조5752억원에서 1조7887억원으로 확대됐다.

매출채권의 증가는 기업이 상품과 서비스를 판매했지만 아직 현금으로 받지 못한 외상매출금이 늘어났다는 뜻이다. 즉 장부상 매출은 증가했지만 현금 유입은 그만큼 줄어들 수 있어 유동성 관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또 재고자산의 증가는 재고가 매출로 전환되지 않으면 현금흐름이 악화될 수 있다.

이처럼 매출채권과 재고가 동시에 증가하면서 운전자본 부담이 확대되고 자금이 실제 현금으로 전환되는 속도는 둔화된다고 볼 수 있다. 영업현금흐름 자체는 증가했지만 이러한 변화를 감안하면 현금 창출의 질 측면에서는 부담 요인이 일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회사 측은 매출채권 증가에 대해 "연말 공급 확대 영향으로 연초 회수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 같은 흐름이 단순 시점 효과를 넘어 수요와 출하 간 시차 또는 일부 불균형 가능성을 시사하는 신호로도 보고 있다.

▲ 투자 확대 속 자금 부담...매출 증가에도 수익성은 감소

투자 확대 역시 자금 흐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투자활동현금흐름은 2025년 약 8000억원 규모의 자금 유출을 기록했다. 현금 창출이 유지되는 가운데 투자 지출이 병행되며 내부 자금 부담이 이어지는 구조다.

LG이노텍은 패키지솔루션 사업을 중심으로 수익성 중심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생산지 이원화와 핵심부품 내재화 그리고 AX 도입 확대 등을 통해 원가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전체적으로 보면 LG이노텍은 외형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이익과 자금 흐름의 방향은 일부 엇갈리고 있다. 매출 확대가 곧바로 수익성과 현금 창출로 이어지지 않는 구조가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외형 성장에도 불구하고 현금 전환 속도가 따라오지 못하는 구조가 형성되며 '성장과 현금 흐름의 괴리'가 부각되고 있다. 다만 부채 규모는 감소세를 보이며 재무 안정성은 유지되고 있다. 이는 단기 유동성 문제보다는 사업 구조 변화 과정에서 나타나는 흐름으로 해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채권과 재고가 동시에 증가하는 흐름은 매출 확대 속도에 대비해 실제 수요와 현금 회수 속도가 따라오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한다"며 "자금 회전 관리가 중요한 국면"이라고 말했다. 향후 LG이노텍은 실적 개선 여부와 별개로 자금 회전 구조가 정상화될 수 있을지 여부가 주요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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