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잘하는 타자 버리라던 롯데 팬들".. 레이예스만큼 꾸준한 타자 있나?

"롯데는 장타가 필요하다", "레이예스는 똑딱이다", "교체해야 한다". 2024년 KBO 역대 단일시즌 최다안타 신기록(202안타)을 세우고도 빅터 레이예스(31·롯데)를 향한 비판은 끊이지 않았다. 홈런이 적다는 이유였다.

그런데 11일 고척 키움전에서 레이예스가 보여준 걸 보면, 그런 말이 무색하다. 3안타에 홈 보살, 슬라이딩 캐치, 역전 결승 득점까지. 야수가 팀을 위해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을 보여주며 팀의 3-1 역전승을 이끌었다. 롯데는 7연패 이후 3연승을 질주 중이다. 레이예스만큼 믿을 수 있는 타자가 롯데에 또 있을까.

6회 홈 보살로 경기 흐름 잡았다

1-0으로 끌려가던 6회, 비슬리가 만루 위기에 몰렸다. 1사 만루에서 이형종이 좌익수 방면으로 뜬공을 날렸는데, 레이예스가 공을 잡자마자 홈으로 총알 송구를 날려 태그업을 시도한 브룩스를 저격했다. 홈 보살로 무실점 위기 탈출. 이 플레이가 없었다면 경기는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을 것이다.

레이예스는 "그 상황에서는 아웃카운트 하나가 너무나 필요했다. 무조건 정확하게 던져서 잡아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며 승리를 위한 간절함으로 만든 플레이였음을 강조했다.

연장 10회, 발로 뛴 결승 득점

9회 김민성의 동점 진루타로 1-1을 만든 롯데는 연장 10회 승부수를 던졌다. 레이예스가 2루타로 출루한 뒤 노진혁의 안타로 1, 3루가 됐고, 한동희의 3루수 땅볼 때 키움의 야수 선택이 나오며 모든 주자가 살아남았다. 이때 레이예스는 주저 없이 홈을 향해 내달렸고, 역전 득점에 성공했다.

레이예스는 "무조건 들어가야겠다는 생각이었다. 어떻게 해서든 1점을 내 발로 따내겠다는 생각으로 뛰었다"고 말했다. 박승욱의 쐐기 적시타까지 더해지며 롯데는 3-1로 달아났고, 최준용이 9회를 막아내며 3연승을 완성했다.

"홈런 의식 안 해, 컨택에 집중할 뿐"

레이예스는 컨택 능력에서는 더 이상 검증이 필요 없는 선수다. 하지만 "장타가 부족하다", "홈런 타자가 필요하다"는 비판이 꾸준히 따라다녔다. 김태형 감독이 지난 시즌 막판 "100타점에 타율 0.330 치는 외국인을 어떻게 바꾸냐"고 말했을 정도로, 팬들 사이에서 레이예스 교체론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레이예스는 "홈런에 대해 크게 의식하고 있지는 않다. 컨택에 집중하면서 내 타이밍대로 치면 홈런은 언제든 나올 수 있다는 생각이고, 일단 내 플레이를 잘하자는 마음뿐"이라며 담담하게 말했다.

"우리는 강한 팀이다"

경기 후 레이예스는 팀의 상승세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지금 투수들이 너무 잘 던져주고 있고, 타자들도 필요할 때 득점을 올려주고 있다. 투타 밸런스가 너무 좋아서 분위기도 너무 좋다"면서 "우리 팀에는 정말 좋은 선수들이 많다. 우리는 강한 팀이다. 지금처럼만 잘하면 올해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5승 7패가 된 롯데는 7연패의 늪에서 벗어나 분위기가 확 살아났다. 그 중심에 레이예스가 있다. 똑딱이라며 바꾸라던 팬들, 지금 뭐라고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