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이 부모님 산소를 정리하자고 하길래.." 동생이 조용히 따른 이유

명절을 앞두고 형이 전화를 걸어 왔습니다. 부모님 산소를 정리하는 게 어떻겠냐는 이야기였습니다.처음에는 선뜻 대답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형의 설명을 다 듣고 나서는 조용히 그러자고 했다고 합니다.

형이 먼저 꺼낸 말

형은 해마다 벌초를 다녀오는 일이 점점 버거워졌다고 말했습니다. 산길이 가파르고 거리가 멀어 하루를 꼬박 써야 하는 일정이었습니다. 몇 해 전부터는 다녀온 뒤 며칠씩 몸이 힘들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동생에게는 그런 이야기를 한 번도 하지 않았습니다. 이번에야 처음으로 사정을 털어놓은 것이었습니다.

동생이 몰랐던 사정

동생은 형이 매년 혼자 다녀왔다는 사실을 그제야 알았습니다. 일이 바쁘다는 이유로 몇 해를 함께 가지 못했던 것입니다. 형은 굳이 부르지 않았고, 동생도 묻지 않았습니다. 그 사이 형의 나이도 예순을 훌쩍 넘겨 있었습니다. 미안한 마음이 앞서 반대할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고 합니다.

조용히 따르기로 한 이유

형은 정리한 뒤에도 기일은 그대로 지키자고 했습니다. 방식이 달라질 뿐 마음을 거두는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였습니다. 동생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고 합니다. 부모님을 기억하는 방법은 한 가지만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두 사람은 그해 가을에 함께 마지막 벌초를 다녀왔습니다.

집안의 방식을 바꾸는 일은 어느 쪽이 옳다고 말하기 어려운 문제입니다. 다만 그 결정의 배경에는 오래 말하지 못한 사정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형제 사이에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면 먼저 사정부터 물어보시면 좋겠습니다. 결론보다 그 과정을 나누는 일이 뒤에 남는 마음을 다르게 만들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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