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푸대접이…‘장군의 칼’ 삼정검 수령식을 지하주차장에서?”…논란 일자 국방부 “재검토”
2008년부터 준장 진급 장성에 대통령이 직접 수여
국방부 “부대별 자체 행사 가지란 취지”
군 홀대 비판 여론에 “수여 방식 전면 재검토”

국방부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준장 진급자들의 소속 부대에 장성 진급 대상자들에게 주는 명예의 상징인 ‘삼정검’(三精劍)을 지하 주차장에서 받아가라고 통보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장군의 상징’인 삼정검은 2008년부터 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이 장성 진급자에게 직접 수여해왔다. 논란이 일자 국방부는 수여 방식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26일 국방부에 따르면, 국방부는 최근 지난해 후반기 장성 인사를 통해 새로 장군 진급을 한 육·해·공군 진급 대상자 78명의 소속 부대에 ‘삼정검’을 받아가라고 통보했다. 30일 오전 10시와 11시 1·2차로 나눠 서울 용산 국방부 정문 입구에 있는 국방컨벤션 지하주차장에서 수령하도록 구체적인 일시와 장소까지 공지했다.
대통령 파면 사태 여파로 푸대접을 받게 된 삼정검은, 대한민국 국군의 세 가지 기본사명인 삼정(三精·호국, 통일, 번영)을 새겨 넣은 의전용 장검이다. 대령에서 준장으로 진급하는 군인에게 장성으로서 책임을 다할 것을 주문하고, 신임 장성들로부터 이를 다짐받는 행사가 수여식이다. 칼날에는 대통령의 자필 서명과 ‘필사즉생 필생즉사’라는 이순신 장군의 좌우명 등이 새겨져 있다. 이번에 제작된 삼정검에는 대통령의 자필 서명 대신 ‘대한민국 대통령’까지만 새겨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작비용은 수백만 원으로 알려져 있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26일 정례 브리핑에서 “주차장에서 본인이 개별 수령하는 건 (확정된 방안이) 아니라고 알고 있다”라며 “여러 의견이 있어 국방부가 적절한 수여 방안을 다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번 논란에 대해 “현재까지 대통령 권한대행이 삼정검을 수여한 사례가 없고, 대통령의 위임을 받아 국방부 장관이 수여한 적은 있지만 이마저도 권한대행인 상황을 고려했다”며 “장군 본인이 직접 주차장에 와서 받아가라는 게 아니라, 각 부대가 수령해서 자체적으로 상급자가 수여하는 행사를 하는 게 좋겠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12·3 비상계엄을 거치면서 사기가 땅에 떨어진 군이 홀대받다는 인상을 주면서 군 내에서 비판이 제기됐다. 이명박 정부인 2008년 이전처럼 국방부 장관이나 합동참모의장 등 군 고위 관계자가 수여하는 방식을 선택할 수도 있었다는 지적이다. 또 대선이 얼마 남지 않은만큼 차기 대통령이 올해 전반기 진급 대상자와 함께 수여하는 방식도 고려해볼 수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여러 가지 의견이 있어 적절한 방안을 재검토중”이라고 밝혔다.
과거 대통령들은 삼정검 수여식 연설에서 국방 정책에 대한 자신의 철학을 밝히기도 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삼정검은 명예가 아닌 책임을 상징한다”고 했고, 박근혜 전 대통령은 “솔선수범하는 지휘관이 되어 달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국민이 신뢰하는 군을 만들어 달라”며 국민 중심 국방을 앞세웠고, 윤석열 전 대통령은 “강한 군, 싸워서 이기는 군을 만들어야 한다”며 강력한 군사 대비태세를 주문했다.
삼정검은 준장으로 진급하는 장군들에게 대통령이 주는 검으로, 조선시대 임금이 장수에게 주던 ‘사인검’(四寅劍)에서 유래됐다. 1983년 첫 수여 때는 장성 직위자나 기관장에게만 전달됐으나, 1986년부터 전 장군 진급자에게 수여됐다. 수여식은 대통령이 각 대상자에게 직접 전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정충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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