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9, 독일 자주포 제치고 "스페인 10조원 규모 자주포 사업 수주 유력"

반세기 넘게 사용해온 낡은 포병 전력을 한꺼번에 교체하는 대규모 사업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스페인 육군이 추진하는 67억 유로, 우리 돈으로 약 10조 원 규모의 포병 현대화 계획이 정부 승인을 받으면서 연말까지 계약 체결을 목표로 주요 방산 기업들과의 협상이 시작됐습니다.

스페인의 방위산업 전문 매체인 info defensa는 장궤식 자주포 부문에서 한국의 K9이 독일의 PzH2000을 제치고 최유력 후보로 떠올랐다고 전했습니다.

기술 이전에 적극적인 한국의 접근 방식이 유럽 시장에서도 통하고 있다는 증거죠.

67억 유로 규모의 야심찬 현대화 계획


스페인 국방부가 각의에서 승인받은 이번 포병 전력 현대화 계획은 단순한 무기 교체 수준을 넘어섭니다.

장궤식 자주포 128량과 장륜식 자주포 86량을 핵심으로, 탄약 보급 차량, 회수 차량, 정비 차량, 지휘통제 차량까지 포함하는 종합적인 체계 구축 사업인 것입니다.

장궤식 자주포 부문만 해도 본체 128량 외에 탄약 보급 차량 128량, 회수 차량 21량, 지휘통제 차량 59량이 함께 조달됩니다.

장륜식 자주포 역시 본체 86량과 함께 탄약 보급 차량 86량, 회수 차량 14량이 포함되죠.

스페인 정부가 이처럼 대규모 투자를 결정한 배경에는 현재 보유 중인 포병 전력의 노후화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현실이 있습니다.

주력인 M109A5 자주포 96량은 반세기 이상 전에 미국에서 도입한 장비이고, Santa Bárbara Sistemas가 제조한 155mm 견인포 84문과 영국산 L118 견인포 56문 역시 현대전 수행에는 한계가 명확합니다.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상황에 이른 것이죠.

K9이 PzH2000을 제치고 선두로 나선 이유


올해 7월까지만 해도 스페인 방산 전문 매체 Infodefensa는 여러 후보를 거론했습니다.

GDELS와 KNDS가 공동 제안한 ASCOD 기반의 Nemesis, Piranha 기반의 PIRANHA AAC10×10이 유력 후보였고, M109A6, K9, PzH2000, Caesar 등도 선택지에 올라 있었죠.

그러나 12월 1일 보도에서는 K9이 M109의 후계 시스템으로 가장 유력하다고 명시했습니다.

PzH2000

K9이 독일의 명포 PzH2000보다 앞서게 된 결정적 요인은 기술 이전에 대한 적극적인 접근 방식입니다.

이번 사업을 주도하는 스페인의 방산 기업 Indra는 경쟁이 치열한 국제 포병 시스템 시장에서 확고한 지위를 확립하고자 하는데, 한국 산업계는 이러한 Indra의 목표에 부합하는 협력 방식을 제시한 것으로 보입니다.

Indra는 한국 방산 기업들과 양호한 관계를 유지해왔고, 잠재적인 협력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모색해왔다고 합니다.

스페인 입장에서 K9은 더 이상 낯선 선택이 아닙니다.

NATO 회원국인 노르웨이, 핀란드, 에스토니아, 폴란드, 루마니아가 이미 K9을 운용 중이며, 특히 폴란드는 수백 대 규모로 도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동맹국들 사이에서 K9의 운용 경험이 축적되고 있다는 점도 스페인의 선택에 긍정적으로 작용했을 것입니다.

기술 이전과 국내 생산이 핵심 조건


스페인 정부가 이번 사업에서 강조하는 것은 경제적 효과입니다.

총 67억 유로라는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만큼, 국내 고용 창출과 기술 기반 확보를 중요하게 고려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자주포의 제조와 전체 수명주기에 걸친 정비를 스페인 국내에서 수행하는 것이 필수 조건입니다.

구체적인 역할 분담을 보면, Indra가 플랫폼의 설계, 개발, 생산을 담당하고, EM&E는 포병 모듈을 맡게 됩니다.

두 기업은 각자의 담당 분야 업무를 스페인 국내 공급업체들에게 분배하는 역할도 수행하죠. 장궤식 자주포의 경우 "Indra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부터 K9의 지적재산권을 포함한 설계권을 취득해 K9의 스페인화를 실시한다"는 접근 방식이 채택될 것으로 보입니다.

단순히 완성품을 수입하는 것이 아니라, 설계 단계부터 스페인 기업이 주도권을 갖고 현지화를 진행하겠다는 의미입니다.

장륜식 자주포는 유럽 차체에 모듈 조합


현대화 계획의 또 다른 축인 장륜식 자주포에 대해서는 유럽제 차체를 채용하는 방안이 유력시되고 있습니다.

Indra와 Rheinmetall MAN Military Vehicles의 제휴를 통해 비장갑 10×10 트럭, 즉 HX3 차체를 사용할 전망입니다.

이는 장거리 기동성과 신속 전개 능력을 중시하는 현대 포병 운용 개념을 반영한 선택이죠.

다만 포병 모듈에 대해서는 아직 최종 결정이 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EM&E가 포병 모듈을 독자적으로 개발할지, 아니면 Rheinmetall의 AGM을 기반으로 스페인화를 실시할지는 불명확합니다.

연말까지 진행될 협상 과정에서 각 접근 방식의 세부 사항이 더 구체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장륜식 자주포 86량 외에 탄약 보급 차량 86량, 회수 차량 14량이 함께 조달된다는 점에서, 스페인 육군은 장궤식과 장륜식 자주포를 임무와 지형에 따라 유연하게 운용하는 하이브리드 포병 체계를 구축하려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연말 계약 체결을 목표로 본격 협상 돌입


스페인 국방부는 현재 사업을 주도할 기업들과 정식 협상을 시작했으며, 연말까지 발주서에 서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각의 승인을 받은 만큼 행정적 절차는 상당 부분 진행된 상태이고, 이제는 기술적 세부 사항과 계약 조건을 확정하는 단계에 들어선 것입니다.

장궤식 자주포의 경우 K9 선택이 거의 확실시되는 분위기지만, 장륜식 자주포의 포병 모듈에 대해서는 여전히 선택의 여지가 남아 있습니다.

EM&E의 독자 개발이냐, Rheinmetall AGM 기반의 현지화냐 하는 문제는 기술력, 개발 일정, 비용, 향후 수출 가능성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결정될 것입니다.

어느 쪽을 선택하든 스페인 방산 산업의 역량 강화라는 큰 틀은 유지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 방산의 유럽 진출, 기술 이전이 열쇠


스페인의 K9 선택은 한국 방산의 유럽 진출 전략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합니다.

폴란드에 이어 서유럽 주요국인 스페인까지 K9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은, 단순히 가격 경쟁력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현상입니다.

오히려 기술 이전에 대한 개방적 태도와 현지 생산 지원이라는 한국 방산의 접근 방식이 유럽 시장에서도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는 증거죠.

K9,

유럽 방산 기업들은 전통적으로 기술 이전에 보수적이었습니다.

자국의 기술적 우위를 유지하려는 경향이 강했던 것이죠. 반면 한국은 상대국의 방산 산업 발전을 돕고 함께 성장한다는 철학을 실천해왔습니다.

이러한 차이가 폴란드, 루마니아, 그리고 이제 스페인까지 한국제 무기 체계를 선택하게 만든 핵심 요인인 것입니다.

Indra가 K9의 지적재산권을 포함한 설계권을 취득해 스페인화를 실시한다는 계획은, 단순한 라이선스 생산을 넘어서는 수준의 기술 이전을 의미합니다.

스페인 기업이 향후 K9 기반의 개량형을 독자적으로 개발하거나, 제3국에 수출할 수 있는 역량까지 확보할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죠.

이는 한국 방산이 단기적 수익보다는 장기적 파트너십을 중시한다는 전략적 판단의 결과물입니다.

67억 유로 규모의 스페인 포병 현대화 사업은 연말 계약을 목표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K9이 최종 선택될 경우, 한국 방산은 폴란드에 이어 또 하나의 서유럽 거점을 확보하게 되며, 이는 향후 다른 유럽 국가들의 선택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됩니다.

기술 이전과 상생이라는 한국 방산의 접근 방식이 유럽이라는 까다로운 시장에서도 통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입증하는 사례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