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그만 드세요, "장 질환 환자"가 뒤늦게 가장 후회한 매일 식습관

배가 자주 아프고 화장실을 들락거리기 시작하면 사람들은 매운 음식이나 우유부터 끊습니다. 유산균도 새로 챙깁니다. 그런데 정작 아침의 달콤한 빵과 시리얼, 오후의 과자, 저녁 대신 먹던 컵라면과 냉동식품은 대수롭지 않게 넘깁니다. 바쁜 날 한 끼를 쉽게 해결해 주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장이 나빠진 뒤 많은 사람이 돌아보게 되는 습관은 자극적인 음식을 한두 번 먹은 것이 아니라, 초가공식품을 매일 반복해서 먹은 식사 방식입니다. 초가공식품이 모든 장 질환의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지만, 많이 먹는 사람에게서 크론병 같은 염증성 장질환 위험이 높게 나타난 연구들이 있습니다.

초가공식품의 문제는 공장에서 만들었다는 사실 자체가 아닙니다. 설탕과 정제 전분, 지방과 소금은 많은 반면 식이섬유와 원래 식재료의 형태는 적은 제품을 식사의 중심으로 삼는 것이 문제입니다. 부드러운 빵과 과자는 쉽게 넘어가고, 단맛과 짠맛 때문에 배가 불러도 계속 먹게 됩니다. 일부 제품에 들어가는 유화제와 감미료가 장내 미생물과 장벽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도 연구되고 있습니다. 아직 특정 첨가물 하나가 장 질환을 만든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초가공식품이 많아질수록 채소와 과일, 콩과 통곡물이 들어갈 자리가 줄어드는 것은 분명합니다.

빵과 과자, 즉석 면을 먹으면 정제된 탄수화물과 지방은 위장관에서 빠르게 분해돼 장 점막을 지나 혈류로 들어갑니다. 간과 근육, 지방세포는 이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거나 저장합니다. 반면 장 아래쪽까지 내려가 장내 미생물의 먹이가 되어야 할 식이섬유는 부족하기 쉽습니다. 장내 미생물은 우리가 먹은 음식의 잔여물을 이용해 여러 물질을 만들고, 장 점막과 면역세포는 그 신호를 계속 주고받습니다. 채소와 콩, 통곡물이 다양한 식사는 이런 장내 환경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초가공식품이 식탁 대부분을 차지하면 장에 필요한 재료가 부족해질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장이 불편한 사람이 현미와 생채소를 갑자기 많이 먹는 것도 정답은 아닙니다.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 과민성장증후군은 서로 다른 질환이며, 증상이 심한 시기와 안정된 시기에 잘 맞는 음식도 달라집니다. 설사가 심하거나 장이 좁아진 사람은 거친 섬유질 때문에 통증과 복부팽만이 심해질 수 있습니다. 유제품과 글루텐, 카페인도 모든 사람에게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인터넷의 금지 음식표를 그대로 따르기보다, 무엇을 먹었을 때 증상이 심해지는지 기록하고 의료진이나 임상영양사와 식단을 조절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초가공식품을 줄일 때는 냉장고를 한꺼번에 비울 필요가 없습니다. 아침의 달콤한 빵을 계란과 밥, 부드럽게 익힌 채소로 바꾸고, 과자 대신 바나나나 견과류를 선택해 보십시오. 컵라면을 먹는 날에는 면을 줄이고 두부와 계란을 더하며 국물은 남기는 편이 좋습니다. 제품을 살 때는 광고 문구보다 원재료명과 영양정보를 보고, 당과 나트륨·포화지방이 높은 제품을 매일 먹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이미 장 질환이 있다면 증상이 심한 날 억지로 샐러드를 먹지 말고, 의료진이 안내한 부드러운 식사를 따르십시오. 식단은 처방약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장 질환 환자가 뒤늦게 가장 후회할 수 있는 습관은 결국 편하다는 이유로 봉지를 뜯고 용기를 데우는 음식이 하루 세 끼를 차지하게 둔 것입니다. 그렇다고 과거의 식사를 탓할 필요는 없습니다. 장 질환에는 유전과 면역, 장내 미생물과 환경 등 여러 요인이 함께 작용합니다. 다만 오늘의 식사를 바꾸는 일은 지금부터 가능합니다. 혈변과 지속적인 설사, 야간 복통, 발열, 원인 모를 체중 감소가 있다면 음식 탓으로만 넘기지 말고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오늘 과자 한 봉지와 즉석식품 한 끼를 덜어낸 선택이 쌓이면, 10년 뒤에도 편안한 장과 안정된 일상으로 가족과 식탁을 마주하는 밑바탕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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