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럭비공 들고 온 이 남자…“힘이요? 그보다 이게 제일 중요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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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일본 전국 고교야구선수권대회(고시엔)에서 재일 한국계 민족학교인 교토국제고가 창단 이래 첫 우승을 차지해 한·일 양국에 화제가 됐다.
앞서 15년 전 럭비 경기장에선 순수 재일한국인 학생들의 도전이 일본 사회에 반향을 일으켰다.
오 감독은 "전국대회 4강은 단지 럭비 실력만을 증명한 것이 아니"라며 "재일교포 학생들이 일본 사회에 적응하며 정정당당하게 경쟁하고 있다는 사실을 일본인들에게 널리 알릴 수 있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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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금융그룹 럭비팀 OK읏맨
지난해 초대 감독으로 부임
단기간내 최강팀 만들며 화제
“이달 전국체전 목표는 우승
한국서 럭비 열풍 일으킬 것”
앞서 15년 전 럭비 경기장에선 순수 재일한국인 학생들의 도전이 일본 사회에 반향을 일으켰다. 2009년과 2010년, 재일교포 학생들로 구성된 오사카조선고급학교(오사카조고) 럭비부가 ‘럭비의 고시엔’이라 불리는 일본 고교럭비 전국대회 ‘하나조노’에서 2년 연속 4강에 올랐다. 이들의 깜짝 활약은 재일 교포 학생들이 겪는 차별과 고난을 일본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 후에 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60만 번의 트라이’가 제작되기도 했다. 도전을 의미하는 ‘트라이’는 럭비에선 상대방 ‘인골’ 지역에 볼을 터치해 5점을 얻는 것을 말한다.
오사카조고 럭비부 감독으로 4강 신화를 이끌고, 지금은 한국 럭비의 부흥을 위해 도전하고 있는 오영길 OK읏맨 럭비단 감독(55)을 최근 매일경제가 만났다.
“럭비는 한 팀이 15명이에요. 단체 종목 중에서도 인원이 많은 편이죠. 키가 큰 선수, 힘이 센 선수, 달리기가 빠른 선수 등 다양한 강점을 가진 선수들이 자신의 역할을 다하며 동료의 단점을 메워줘야 합니다.” 오 감독은 럭비에선 힘과 기술보다도 협동 정신과 팀을 위한 헌신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재일교포 2세인 오 감독 역시 오사카조고 출신이다. 그는 후배 선수들을 지도하면서 “재일교포를 대표한다는 사명감을 잊지 말라”고 강조했다. “지금과 달리 과거엔 재일교포에 대한 차별 어린 시선이 있었어요. 학생들과 함께 럭비를 통해 그런 인식을 바꾸고 싶었죠.”
일본에서 럭비는 인기 종목으로 야구, 축구와 더불어 3대 고교 스포츠로 꼽힌다. 오 감독은 “전국대회 4강은 단지 럭비 실력만을 증명한 것이 아니”라며 “재일교포 학생들이 일본 사회에 적응하며 정정당당하게 경쟁하고 있다는 사실을 일본인들에게 널리 알릴 수 있었다”고 했다.
오 감독은 일본에 이어 한국에서도 럭비 신화를 꿈꾸고 있다. 지난 2022년 창단한 OK금융그룹의 럭비팀 OK읏맨 럭비단의 초대 감독으로 부임한 그는 단기간에 팀을 강호로 만들어냈다. 지난 4월 인천 남동아시아드 럭비경기장에서 열린 2024 코리아 슈퍼럭비리그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현대글로비스, 한국전력, 포스코이앤씨 등 기존 강팀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일본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 럭비를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싶었습니다. 재일교포 선수들과 함께 일본 사회의 편견을 깨고 성공했듯이, 이제는 한국에서 럭비의 가치를 알리고 싶습니다.”
이제 OK읏맨 럭비단은 강호가 아닌 챔피언을 바라본다. 오 감독은 이달 개최되는 전국체전에서의 목표는 우승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그의 궁극적인 목표는 한국에서 럭비를 인기 스포츠로 만드는 것이다. “사실 한국의 럭비 인구는 턱없이 부족해요. 럭비팀 자체가 부족하다 보니 실전 경험을 쌓기도 쉽지 않은 게 현실이죠.”
오 감독은 체계적인 럭비 지도자 육성과 유소년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럭비 국가대표가 국제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면 럭비의 인기 향상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 기대했다. “OK읏맨 럭비단의 감독으로서 좋은 성적을 거둬 많은 국가대표 선수를 배출하고 싶어요. 그 선수들이 국제대회에서 활약하면 럭비에 대한 관심도 높아질 거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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