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저는 6살, 3살 자매를 키우며 매일 매일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8년차 주부입니다. 여행 그리고 나들이를 좋아하는 가족이라 집보다는 어쩌면 바깥에서 시간을 더 많이 보내기도 해요. 저희는 결혼 후 8년 동안 총 4번의 이사를 다녔고 이 집 저 집을 살면서 그동안 집을 보는 안목이 나름 생긴 것 같아요.
이제는 오래 정착할 집을 마련하고자 이번에 이사하면서 저희 부부가 중요하게 생각했던 조건들이 최대한 부합하는 집을 선택했어요. 심플하면서 실용적인 것을 추구하는 편이라 감성적인 소품이나 센스가 부족하지만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집 소개를 한번 시작해 볼게요:)
도면

저희 집은 올해 4년 차 신축 아파트이고 취향이 조금 맞지 않는 주방 부분만 살짝 시공하고 이사했어요. 전체적으로 상태가 양호했고 아무래도 신축이다 보니 리모델링은 많이 계획하지 않았어요. 집을 선택하면서 중요했던 조건 중 하나는 층간 소음에서 조금 벗어날 수 있는 1층을 선택하는 것이었어요. 한창 에너지를 발산할 아이들에게 항상 뛰지 말라, 하지 말라는 억압의 말이 아이들에게나, 저에게나 늘 스트레스였거든요.
4베이 구조이고 도면엔 알파룸이 있지만 실제론 알파룸 대신 작은 팬트리가 있어요. 나머지 공간은 기다란 공간으로 쭉 빠져있는데 공간 구성 할 때 가장 어려웠던 곳이 여기였어요. 그리고 침실에 있는 화장대가 드레스룸 쪽에 있는 일반적인 구조가 아닌 방문 옆 벽으로 길게 부착되어있는 구조였어요. 그 구조가 익숙치 않았는데 이전 집 주인분께서 화장대를 철거하셔서 공간을 훨씬 효율적으로 쓸 수 있었어요.
시공과정

집을 매매하고 감사하게도 한 달의 시간적 여유가 있었어요. 그래서 원하는 스타일의 집으로 최소한으로 시공을 했고 그 중 가장 먼저 해야 했던 작업은 시스템 에어컨을 설치하는 것이었어요.

살면서 설치할 수 있는 작업이 아니더라구요. 그리고 입주 청소 전에 해야 할 일이었고, 시스템 에어컨을 설치함으로서 나중에 집을 사고 팔기에 좋은 조건이 될 것 같아 고민 없이 꼭 설치를 하자고 결정했어요. 시스템 에어컨 네대 시공에 500만원 선의 예산이 책정되었어요.
현관 Before

저희 집 현관은 한쪽은 유광 화이트 신발장, 다른 한쪽은 우드 스타일의 팬트리장으로 이루어져 있었어요. 우드 스타일도 나쁘지 않았지만 집 자체가 화이트톤이라 느낌과 하나로 어우러지게 하고 싶어서 우드 스타일의 팬트리 문도 무광 화이트 필름으로 시공했어요.
현관 After

유광인 왼쪽 신발장도 무광으로 시공하고 싶었으나 필름의 느낌보다는 문 자체 재료의 느낌이 좋아서 그냥 화이트 톤만 맞추기로 결론짓고 시공비를 아꼈어요.

현관 쪽에 디퓨저를 놓으면 집에 들어오자마자 좋은 향이 나서 집에 대한 이미지가 향상되고 향으로 인해서 현관도 늘 청결하게 유지하게 해주는데 도움이 돼요.
복도

휑한 복도의 벽은 무언가 채우고 싶은 욕구가 있지만 가족 스냅 사진을 크게 걸고 싶은 욕심이 있어서 아직 벽을 비워둔 상태에요. 조만간 사진 찍을 예정인데 사진을 걸고 난 복도 월도 또 한번 공유해 볼게요:)

복도의 벽이 브라운톤으로 살짝 톤 다운의 느낌을 주다가 거실로 들어설수록 화이트의 느낌이 강해져요. 개방감이 중요한 저희 집의 복도는 아이들이 뛰놀기 좋도록 깔끔하게 비워뒀어요.

입구 반대편인 안방 쪽에서 바라본 거실과 주방, 복도의 모습이에요.
주방 Before

저희 집은 주방 쪽만 바닥이 타일이고, 나머지는 마루 장판으로 시공 된 특이한 구조에요. 화이트 타일이 깔려있는 바닥에 우드 스타일의 냉장고 장은 요즘 느낌과 거리가 멀다 생각했고 제 맘에도 들지 않았어요.
타일도 바꾸고 싶었지만 시공사 측에서 견적도 많이 나오고 대공사가 들어가게 될 것 같다고 비추천하셔서 타일은 그대로 두고 오히려 이 타일을 살려 전체적으로 세련되게 잘 어우러질 수 있는 주방을 만들자 생각했어요. 타일에 맞춰 화이트톤으로 정하고 시공을 시작했고 가구들도 같은 톤으로 꾸며봤어요.

유광의 우드 스타일 냉장고장을 철거하고 빌트인 냉장고에 맞춰서 화이트톤으로 작업하기로 했어요. 냉장고 칸 오른쪽은 수납의 역할이 아닌 그냥 벽이여서 필름 시공으로 작업했어요.

냉장고장을 무광으로 새로 짜면서 유광으로 된 주방과 어울리지 않아 무광으로 전부 문짝 교체를 진행했어요. 필름 시공을 할까 고민했지만 가격 차이가 얼마 나지 않고 필름 시공을 하면 관리하기가 어렵고 시공사 측에서도 추천하지 않아서 문짝을 교체하기로 결정했어요. 문짝 외엔 군데군데 유광인 부분들도 섞여 있어 아쉬움이 남지만 보기에 티가 나지 않아서 그대로 살기로 했어요.
주방 After

왠지 긴 테이블을 둬야 어울릴만한 식탁 등 두 개 중 하나는 원하는 팬던트 등으로 교체해서 식탁 등으로 쓰고, 하나는 매립으로 교체해서 변화를 줘봤어요. 알파룸 쪽으로 매립 등을 추가해서 책장 쪽으로 아이들이 공간을 이용할 수 있도록 밝게 살려봤어요.
바닥이 타일인 집은 어떤 느낌인지에 대한 호기심은 이 집을 통해 해소가 되었어요. 반은 마루, 반은 타일인 주방의 구조가 처음엔 낯설고 적응하기 쉽지 않았어요. 확실히 타일로 인해 주방이 고급스러운 느낌이 한층 더하고 냉난방 효율이 좋아요.
다만 무거운 물체를 떨어뜨렸을 때 깨짐의 위험이 있고 교체의 어려움이 있어요. 저희 집은 폴리싱 타일이라 물이 있을 때 미끄러움의 위험이 생기기도 해요.

냉장고장을 무광 화이트로 맞췄는데 생각해보니 냉장고 톤과 맞지 않아서 아차 싶었지만 냉장고 톤으로 맞췄다면 주방이 조금은 어두운 느낌이 들었을 것 같긴 해요.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었지만 살다 보니 아무 문제 없고 그대로도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한 가지 팁이 있다면 냉장고장을 빌트인 사이즈에 맞게 짜실 때는 냉장고 들어갈 여유를 남겨두고 짜야한다는 것. 시공해주시는 업체에서 알아서 하겠지 생각했다가 냉장고 설치할 때 냉장고 손잡이를 마주 보는 양문형 스타일로 해야할 것 같다고 하셔서 냉장고 손잡이를 한쪽 방향으로 하고 싶었던 제 계획이 틀어질 뻔했죠.
설치 기사님께 제가 사정해서 기사님이 무리를 하셨지만 결국 원하던 한쪽 방향으로 맞춰주셨어요. 냉장고 손잡이를 한쪽 방향으로 원하는 분이 계시다면 꼭 체크하실 부분이에요.

주기적으로 냉장고에 있는 유통기한이 짧거나 지난것들은 싹 비워내고 새롭게 장봐온 것들로 냉장고를 채워요. 우리가족이 자주 먹고 딱 필요한 음식들만 쟁여두는 편이에요.

저희 집은 전기밥솥을 사용하지 않아요. 저희 가족에게 냄비 밥이 소화도 잘되고 훨씬 맛있어서 냄비로 밥을 해서 냉동실에 얼리고 해동해서 먹는 스타일이에요. 저희 집 라이프 스타일에 맞게 기존에 쓰던 밥솥은 없앴어요. 그러다 보니 공간도 더 여유로워진 것 같아요.

무광 화이트로 바꾼 주방 문짝으로 주방이 훨씬 세련된 느낌이 되었어요. 새로 들이는 가전들은 주방에 어울리게 맞췄어요. 기존에 쓰던 가전은 고장이 나기 전까진 바꾸진 않을 것 같아요. 발 매트는 이쁜 것도 중요하지만 실용적인 게 우선이었어요. 오래 서 있다보면 발에 무리가 가서 쿠션감이 좋은 걸로 두었어요.

자주쓰는 그릇 순으로 손에 닿는 가까운 칸부터 진열했어요. 수납장이 넓은 편은 아니라서 큰 그릇들은 겹겹이 쌓아서 보관 중이에요.

서랍 칸이 세 칸뿐이여서 조리 도구들과 식기구들을 보관해뒀어요. 어른 수저와 아이 수저는 나눠서 보관 중이에요. 수저 칸은 다이소에서 구매했습니다:)

주방 살림은 전체적으로 단촐한 편이에요. 살림이 많아질수록 관리하기가 어려워서 필요한 것만 두고 쓰는 편이에요. 자주 쓰는 것들은 주방 가까이 두고 거의 잘 쓰지 않는 물품들은 전부 팬트리로 옮겨두었어요.

싱크대 아래 수납장엔 쓰레기 봉투와 세제, 주방 청소도구 등을 정리해뒀어요. 바구니를 이용해서 카테고리를 나눠 놓으면 찾기도 쉽고 정리하기도 쉬워서 좋더라구요. 쓰레기 봉투 구간과 청소 구간으로 양쪽으로 나눠봤어요.

식탁에 앉아 있으면 주방 창 뒤로 초록 뷰가 눈을 정화해주는 것 같아요. 주방 쪽 창은 사생활 때문에 가려도 봤지만 초록 뷰를 못 보니 답답하고 어색해서 그냥 쿨하게 가리지 않기로 했어요.
알파룸 Before

이전 집에서 사용하시던 모습이에요. 주방과 쭉 이어져 있는 구조이고 조명의 위치가 애매해서 이전에는 기다란 식탁을 두고 사용하셨더라구요.

저희 집 라이프 스타일상 기다란 식탁을 놓고 싶지 않았고 알파룸을 최대한 활용하고 싶어서 조명에 조금 손을 봤어요.
알파룸 After

기존의 공간은 기다랗게 식탁을 두어서 주방을 길게 써야할 것 같은 느낌이었다면 저는 공간의 역할을 두 개로 분리해서 한쪽은 주방, 다른 한쪽은 학습 공간을 만들어 봤어요.

전체적으로 화이트 톤으로 맞춰서 더 넓고 깔끔해 보이는 이미지를 만들었어요.

주방과 알파룸은 테이블을 중심으로 역할이 나눠지게 되었어요.

저희 가족이 식사하기에 식탁 조명 아래의 구간 만으로도 충분하더라구요.

한 공간 안에서 역할을 분리하면서 가벽이나 파티션을 이용할까 생각도 해봤지만 넓은 개방감을 위해서 따로 분리하지 않았어요.


거실에 책상을 두고 싶었는데 책장이 있는 이 구조를 잘 살려보고 싶어서 알파룸에 책상을 놓게 되었어요. 아이들도 거실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으니, 자연스럽게 책상에서 보내는 시간도 늘어나고 책장이 바로 옆에 있으니 자연스럽게 책도 자주 보게 되더라구요.

부엌과 알파룸 경계 벽면이 허전해 보여서 모던하면서 강한 임팩트의 시계로 인테리어 효과를 주고 싶었어요. 친구에게도 집들이 선물로 강제로 추천했답니다:)

주방에 장식장이 있는데 저에겐 이 공간이 어렵더라구요. 예쁜 소품이 있는 집이 아니다보니 무엇으로 이 공간을 채워얄지 고민이었는데 꽃을 좋아하는 저에게 예쁜 화병을 보관하기에 적절한 공간이 되더라구요. 꽃을 꽂지 않아도 그대로도 멋진 도자기 화병으로 공간을 채워봤어요.
거실

거실은 넓은 개방감을 느끼고 싶어서 많은 것을 두지 않았고 가족이 함께 하는 공간으로 여겨서 넓은 공간에서 할 수 있는 활동적인 놀이를 하며 공간을 활용하고 있어요. 나중에 아이들이 커서 학생이 되면 그 시기에 맞게 학습도 하고 이야기도 나누는 서재형 거실로 꾸며볼까 계획 중이에요. 가족이 함께 소통하는 공간이라는 점은 변치 않을 거에요.

거실 인테리어는 남편의 의견을 많이 존중해서 개방감 있는 넓은 구조와 단순한 스타일로 유지 중이에요.

신혼부터 8년째 저희와 함께한 쇼파를 이제 놔주고 새로운 느낌을 주고 싶었지만 아이들이 아직 어려서 쇼파에서 뛰어내리기도 하고 간식을 먹다가 흘리는 일이 많아서 아직 쇼파의 희생이 더 필요할 것 같아 앞으로 몇 년 더 함께 가기로 했어요:)

부엌에서 바라보는 거실의 모습이에요.

"집에서 나무가 저렇게 보이니 정원이 있는 것 같아요. 집에 식물이 필요 없겠어요."
저희 집에 놀러 온 지인이 하신 말씀이었어요. 나무에 관심이 많으신 지인 분께서 저 나무가 참 좋은 나무고 집에 나무를 키우는 것 같다는 그 말씀에 그동안 내가 왜 집안에 식물을 두지 않았나 하는 의문이 풀리던 순간이었어요.
식물을 잘 키우는 성향은 아니지만 집에 식물 하나쯤은 인테리어용으로 두는 스타일인데 이사오 면서 화분들은 전부 베란다로 배치를 해놨거든요. 생각해보니 굳이 두고 싶지 않아서 자연스럽게 베란다에 배치했던 것 같아요.

매매 조건으로 1층이면서 뷰와 함께 채광도 중요했어요. 주차장 뷰는 꼭 피하고 싶었고, 해가 잘 안 들어오는 집에 살았던 경험이 있어서 채광이 살면서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되었어요. 그래서 앞 건물에 가려지는 집은 꼭 피하고 싶었고, 방향은 남향인 곳을 찾자 하며 많은 조건들을 따지며 집을 알아봤어요.
이 집이 그 조건들을 대부분 충족시켰고 부동산 사장님께서도 사계절이 아름다운 집이라고 소개해주셔서 그 점 또한 마음에 쏙 들었어요. 여름에 이사한 저희는 아직 초록 뷰만 지켜봤는데 계절이 지나면서 변화될 1층 뷰를 기대하고 있어요. 집안에서 바라보는 초록 뷰가 눈을 정화해주고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 같아서 사생활의 노출이 있지만 저녁 외에는 커튼을 거의 열어두는 편이에요.
마치며
부족한 저희 집을 보시고 온라인 집들이의 뜻밖의 제안을 받게 되어서 막상 집을 소개하자니 부끄러운 마음이 컸는데 무언가 작은 도움이 되셨으면 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글을 내려가봤어요. 집에 대한 애정이 식어갈 때 좋은 불씨가 되어 부랴부랴 집을 재점검 하게 되었고 '이사하면 이렇게 꾸미고 살아야지' 계획이 있었는데 굳이 열심히 할 필요가 있을까 싶어 마음을 내려놓았었어요. 그런데 이렇게 좋은 기회로 내 집을 정리하고 꾸미면서 공간에 대한 애정이 다시 살아나는 계기가 되었고 앞으로도 우리 가족의 터전, 삶의 공간에 더욱 애정을 갖고 예쁜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