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편을 먼저 떠나보내고 혼자 지낸 지 2년이 되던 해였습니다. 다른 도시에 살던 언니가 갑자기 우리 집 근처로 이사를 오겠다고 했습니다.잘 살던 동네를 두고 왜 이사를 오느냐고 물어도 언니는 그냥 오고 싶다고만 했습니다. 이사를 마친 언니가 털어놓은 이유를 듣고 제 마음은 눈 녹듯 풀렸습니다.

갑작스러운 이사 소식
언니는 30년 넘게 살던 동네에서 친구도 많고 다니던 교회도 있었습니다. 그런 언니가 이사를 오겠다고 하니 저는 걱정부터 앞섰습니다. 낯선 동네에서 적응하기 힘들 텐데 왜 그러느냐고 몇 번이나 말렸습니다. 언니는 이미 집까지 알아보았다며 웃기만 했습니다. 한 달 뒤 언니는 우리 집에서 걸어서 5분 거리로 이사를 왔습니다.

매일 저녁 찾아오는 언니
언니는 이사 온 뒤로 매일 저녁 반찬 하나씩을 들고 찾아왔습니다. 같이 밥을 먹고 텔레비전을 보다가 밤이 되면 돌아갔습니다. 주말이면 함께 시장에 가고 공원을 걸었습니다. 혼자 지내던 집에 다시 웃음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그제야 제가 얼마나 외로웠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언니가 털어놓은 이유
어느 날 언니가 조용히 이사 온 이유를 말해 주었습니다. 어릴 때 엄마가 일하러 나가면 언니가 늘 저를 업고 다녔던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그때처럼 이제 남은 시간도 동생 곁에서 함께 늙어 가고 싶었다고 했습니다. 혼자 남은 동생이 매일 마음에 걸려 잠이 오지 않았다는 말도 했습니다. 저는 언니의 손을 잡고 어린아이처럼 한참을 울었습니다.

형제자매는 세월이 흘러도 서로의 가장 오래된 울타리가 되어 줍니다. 언니의 이사는 혼자 남은 동생의 곁을 지켜 주기 위한 따뜻한 결심이었습니다.오늘은 형제자매에게 먼저 안부 전화를 걸어 보시는 건 어떨까요? 그 목소리만으로도 서로에게 큰 위로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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