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보 넣고 대출 확대해도..우리사주, 버티면 달라지나요

김인경 2022. 10. 17.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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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페이, 반대매매 막으려 담보금 145억원 지원
올들어만 79% 급락..직원 1인당 2억원 넘게 손실
'반토막' 카카오뱅크도 기금 조성해 대출 지원
목표주가도 공모가 밑돌아.."강제 장기근속 중"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미국의 가파른 금리 인상과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 속에 코스피 지수가 비틀거리자 우리사주로 대박을 꿈꿨던 월급쟁이들의 꿈도 꺼지고 있다. 상장사들은 반대매매를 막고 직원들의 사기를 진작하기 위해 담보금을 추가로 넣고 추가 대출 창구를 마련하고 있지만, 주가 하락세는 이어지고 있다. 증권사가 제시한 목표주가마저 공모가를 하회하고 있는 상황이다.

증권가에서는 지난 2016년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로 시작됐던 ‘우리사주 대박 신화’는 이제 마침표를 찍었다고 평가한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담보금 넣고 기금 만들고…반대매매 막기 진땀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카카오페이(377300)는 한국증권금융에 예금질권을 설정하고 담보금 145억5000만원을 지원했다.

현재 카카오페이의 주가는 3만6100원으로 공모가(9만원)의 3분의 1토막 수준이다. 올 들어서만 17만4500원에서 79.31% 급락한 만큼, 우리사주 보유 직원들이 ‘반대매매’ 등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회사가 대응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카카오페이는 작년 11월 3일 상장했다. 상장 1년이 되는 다음 달 초 우리사주 역시 보호예수에 풀려 반대매매가 나타날 수 있다. 반대매매는 주가 하락 등에 따라 투자자가 외상으로 산 주식(미수거래)의 결제 대금을 납입하지 못하면 증권사가 손해를 방지하려 주식을 강제로 팔아 채권을 회수하는 것이다. 직원들은 우리사주를 취득할 때 한국증권금융을 통해 대출을 받는데, 대출 약관에서 주가 하락으로 담보비율(통상 60%)을 유지하지 못하면 강제로 청산된다. 주가가 하락하면 담보를 추가 납부하는 식으로 담보 부족을 해소해야 한다.

카카오페이가 상장 직전 내놓은 증권발행실적보고서를 보면 우리사주조합은 공모가 9만원에 카카오페이 주식 총 340만 주를 배정받았다. 당시 직원이 849명인 점을 감안하면 1인당 평균 4005주를 받은 셈이다. 직원 1인당 우리사주에 투자한 금액은 평균 3억6045만원이었지만, 현재 평가금액은 1억4458만원에 불과하다.

카카오뱅크(323410)도 상황은 비슷하다. 카카오뱅크는 최근 반대매매 위험에 대응하기 위해 100억원 규모의 회사 기금을 조성해 우리 사주를 매입한 직원들의 대출을 지원하기로 했다. 카카오뱅크의 직원들은 1인당 평균 1만2900주를 상장 당시 공모가(3만9000원)에 사들였다. 1인당 약 5억310만원을 매수했지만 현재 주가는 1만7500원으로 직원 1인당 보유액은 2억2575만원 수준에 불과하다. 2억원 넘는 돈이 ‘순삭’된 셈이다.

크래프톤(259960) 역시 주가 약세가 가팔라지자 작년 8월 상장 시 받은 우리사주 취득자금 대출 잔여금이 남은 재직자를 대상으로 대출금과 담보권을 크래프톤으로 이전해 이율을 하향 조정했다. 크래프톤의 현재 주가는 공모가(49만8000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18만2000원이다.

주가하락 이어지는 가운데…‘언발에 오줌누기’

기업들이 안간힘을 쓰며 반대매매를 막기 위해 애를 쓰는 것은 주가 급락 탓이다.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가 가팔라지면서 지난해 기업공개(IPO) 시장의 주축이었던 성장주에 대한 평가도 꺾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이날까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13개 종목(이전 상장 제외) 중 현재 공모가를 웃도는 종목은 LG에너지솔루션(373220)과 현대중공업(329180) 단 2개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기업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가장 중요한 ‘주가 상승’의 기미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제시한 카카오페이의 목표주가는 5만7875원이다. 공모가보다 35.7% 낮은 가격이다. 목표주가는 증권사들이 통상 6~12개월 이후 주가를 추정한 것이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상장 이후 매 분기 적자를 기록하고 있어 단기 주가 상승 여력은 제한적”이라며 “수익성 개선이 확인되는 시점에 주가가 반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카카오뱅크의 목표가 역시 2만8473원으로 공모가보다 27.0% 낮은 수준이다. 크래프톤의 목표주가도 32만476원으로 공모가(49만8000원)보다 35.6% 낮다.

이자를 부담하면서 버틴다 해도 주가가 손익분기점인 공모가 수준을 회복하는 데까지는 적어도 1년이 넘는 시간이 걸릴 것이란 얘기다.

카카오뱅크에 재직 중인 우리사주 투자자는 “미국의 금리 인상 우려 등 글로벌 리스크가 다 드러났고 워낙 주가가 많이 하락한 만큼, 지금보다 더 떨어지진 않을 것이란 기대는 하고 있다”면서도 “퇴사하면 손실 확정이라는 점에서 장기 근속자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퇴사를 하게 되면 한국증권금융으로부터 받은 대출금을 3개월 내에 상환해야 한다.

김인경 (5tool@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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