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향적인 사람과 외향적인 사람의 뇌는 어떻게 다를까?

정신의학신문 ㅣ 장승용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일러스트_freepik

여러분은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 더 생기가 돌고 에너지가 솟아나는 편이신가요, 아니면 조용한 공간에서 혼자 있는 시간이 오히려 더 편안하고 충전되는 편이신가요? 우리는 흔히 사람의 성향을 외향형이냐 내향형이냐로 구분하곤 합니다.

내향형과 외향형은 주로 ‘성격’에 관한 연구에서 많이 다루어진 주제인데요. 최근에는 뇌과학 분야에서도 내향형과 외향형의 뇌 작동 방식에 관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연구들에서는 내향형과 외향형의 사고방식이나 소통방식, 일하는 방식에서의 차이가 뇌 작동 방식에서의 차이와도 연관됨을 보여줍니다. 외향형과 내향형이 단지 말이 많거나 적은, 혹은 낯을 가리지 않거나 매우 수줍어하는 것과 같은 성격의 문제만이 아니라, 뇌가 자극을 처리하고 에너지를 충전하는 방식과도 관계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우선, 외향형과 내향형은 보상 시스템에서부터 차이를 보입니다. 외향형의 뇌는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에 비교적 둔감합니다. 도파민은 우리가 기쁨이나 보상을 느낄 때 분비되는 물질인데, 외향형은 이 도파민 자극을 더 강하게 받아야 쾌감을 느끼기 때문에 외부 세계의 자극을 더욱 활발히 추구하게 됩니다. 반면 내향형은 상대적으로 도파민에 민감한 편이라, 너무 많은 자극이 오히려 피로감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그 대신 내향형은 ‘아세틸콜린’이라는 또 다른 신경전달물질을 통해 조용하고 내적인 집중에서 편안함을 느끼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 물질은 주의 집중이나 사고의 깊이와 관련이 깊고, 혼자만의 시간 속에서 더욱 활발히 작동하곤 합니다.

이처럼 외향형과 내향형은 신경전달물질의 반응에서 차이를 보입니다. 이와 함께, 뇌의 기본적인 각성 수준도 서로 다릅니다. 심리학자 한스 아이젠크에 따르면, 내향형은 기본적으로 뇌피질 각성 수준이 높아서 자극을 많이 받지 않아도 충분히 활성화된 상태입니다. 반면 외향형은 각성 수준이 낮기 때문에 더 많은 자극을 통해 뇌의 에너지를 끌어올리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런 차이는 도서관처럼 조용한 공간에서 누가 편안함을 느끼고, 또 누가 지루함을 견디기 힘들어하는지까지 설명해 주는 과학적 근거가 됩니다.

이와 함께, 외향형과 내향형은 뇌 구조에서도 차이를 발견할 수 있는데요. 예를 들어 내향형은 전전두엽, 즉 계획과 사고, 자기 성찰을 담당하는 뇌 부위의 회백질 두께가 더 두껍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이러한 구조적 특징은 내향형의 깊이 있는 사고, 조심스러운 판단, 그리고 주의 집중과 관련이 있습니다. 또, 내향형은 언어 처리와 관련 있는 브로카 영역과 베르니케 영역이 더 활성화되어 있는 양상을 보입니다. 이는 내향형이 혼자 있는 동안에도 자신과의 내적 대화를 계속하면서 자기성찰적 태도를 보이는 것과도 연관됩니다.

반면 외향형은 감각 정보 처리와 정서 반응에 관여하는 뇌 부위, 예를 들면 후두엽이나 측두엽 등의 활성화가 더 높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는 외향형이 더 빠르게 외부 환경을 파악하고 그에 반응하는 능력과도 연관이 있습니다. 이들은 또한 편도체에서도 더 강한 반응을 보이는데, 이는 정서적 자극에 대한 민감성과 관련됩니다.

이처럼 외향성과 내향성의 차이는 단지 성격의 문제가 아니라, 뇌의 구조와 기능에 기반한 ‘자극 처리 방식’에서의 차이로도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사회생활을 하거나 일을 할 때 자신에게 더 맞는 방식으로 일하고 쉴 수 있다면, 뇌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거스르지 않으면서도 훨씬 더 효율적으로 기능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외향적인 사람이라면 회의 직후 짧은 대화나 활발한 상호작용이 오히려 뇌를 더 빠르게 리셋하고 에너지를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반대로 내향적인 사람은 회의 후 잠깐의 조용한 정리 시간이나 혼자만의 휴식 시간을 가지는 것이 더 효과적인 회복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외향형은 사람들과 함께 협업하거나 아이디어를 즉흥적으로 떠올리는 환경에서 빛나고, 내향형은 조용한 환경에서 사유하고 구조화된 문제를 깊이 있게 다룰 때 강점을 발휘합니다.

이처럼 외향형과 내향형은 생각하고, 일하고, 소통하는 방식 등 다양한 측면에서 서로 다른 특징을 보이는데요. 이런 차이는 어느 한쪽이 더 낫고, 다른 성향은 부족한 우열의 차원이라기보다는 ‘다름’으로 인정하고 존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즉, 외향과 내향에 대한 선입견이나 차별이 아닌, 균형적인 관점과 함께 각각의 장단점을 이해하고 상호보완적으로 활용하면서도, 강점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하는 것이죠.

흔히 우리는 ‘내향형이 더 지능이 높다’거나 ‘외향형이 더 사회적으로 유능하다’라는 오해나 편견을 가지기도 하는데요. 각 성향은 특정한 뇌의 전략과 환경에 더 적합하도록 적응해 온 결과이며, 어느 한쪽이 더 우월하거나 열등하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물론, 사회문화적 맥락이나 직무 특성에 따라 특정 성향이 더 유리하게 작용할 수는 있습니다. 예를 들면, 분석적 사고가 중시되는 환경에서는 내향형이, 빠른 판단과 대인 소통이 요구되는 자리에서는 외향형이 더 효율적으로 기능할 수 있겠지요. 그러나 이때도 각 성향이 서로 보완하며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영역이 여전히 존재합니다.

이와 함께, 또 한 가지 기억할 점은, 우리는 대부분 완전한 외향형이나 완전한 내향형이라기보다는, 그 스펙트럼 중간의 어딘가에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마치 외향적인 내향형도 있고, 내향적인 외향형도 있듯이 말이죠. 상황에 따라 우리는 유연하게 성향을 조절할 수 있고, 또 그렇게 적응하는 것이 삶을 더 건강하게 살아가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이런 사실을 기억하면서 자신이 어떤 성향에 더 가까운지 이해하고, 그 성향에 맞는 생활 방식을 조금씩 설계해 보는 것만으로도 일상에서 피로감을 덜 느끼고 조금 더 나답고, 자연스러워지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 안의 뇌는 모두 저마다의 방식으로 세상을 받아들이고 반응하고 있습니다. 그 다양성을 존중하고 이해할 때, 우리는 나와 타인을 더 깊이 받아들이고, 진정한 심리적 안전감과 연결을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괜찮다는 이 사실이, 오늘 여러분께 작은 위로와 통찰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합정꿈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ㅣ 장승용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