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강에서 가장 많이 잡히는 숭어

아침 공기가 달라졌다는 걸 가장 먼저 느끼는 곳은 강과 바다다. 낮에는 아직 햇볕의 온기가 남아 있지만, 해가 뜨기 전과 해가 진 뒤의 공기는 확연히 차가워진다. 이런 변화가 며칠, 몇 주 쌓이면서 수온도 서서히 내려간다. 물이 식기 시작하면 사람보다 먼저 반응하는 쪽은 물속 생물들이다.
수온이 내려가면 어종의 이동 경로가 달라진다. 여름 내내 흩어져 있던 물고기들이 한 방향으로 몰리기 시작하고, 그 흐름은 곧 어획량 변화로 이어진다. 조업 일정이 달라지고, 어판장에 오르는 생선 종류와 물량도 눈에 띄게 바뀐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시장 분위기가 달라지는 이유다.
겨울 초입의 한강 하구도 예외가 아니다. 평소보다 많은 수산물이 짧은 기간에 한꺼번에 쏟아진다. 물때가 맞는 날에는 하루 사이 수백 킬로그램이 잡히고, 조건이 좋을 때는 1톤 가까운 물량이 올라오는 날도 있다. 이 흐름의 중심에 서 있는 어종이 있다. 이 시기 한강에서 가장 자주, 가장 많이 모습을 드러내는 물고기는 바로 '숭어'다.
겨울 한강에서 '숭어'가 몰리는 까닭

한강 하류는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기수역이다. 계절 변화에 따라 어종 이동이 잦은 구간으로, 겨울이 시작되면 숭어 어획이 부쩍 늘어난다. 숭어는 바다에서 생활하다가 수온이 내려가는 시기에 강 하구 쪽으로 이동하는 회유성 어종이다. 염분 변화가 비교적 완만한 기수역은 숭어에게 이동 통로 역할을 하며, 잠시 머물기에도 무리가 적다.
특히 바닷물이 강 안쪽으로 밀려오는 물때에 숭어 이동이 집중된다. 물살을 타고 움직이던 숭어가 하구 길목으로 몰리면서 짧은 시간 안에 어획이 이뤄진다. 이 때문에 조업은 물이 차오르기 전부터 준비가 시작된다. 그물을 미리 펼쳐두지 않으면 하루 수확을 기대하기 어렵다.
현장에서는 하루 수백 킬로그램에서 많게는 1톤 가까이 잡히는 날도 적지 않다. 물때와 날씨가 안정적으로 이어지면 며칠 연속 비슷한 물량이 나오는 경우도 있으며, 한강에서 이 정도 규모의 어획이 반복되는 시기는 겨울이 거의 유일하다.
힘 좋은 '숭어'가 만드는 거친 현장

겉으로 보면 조업 방식은 단순해 보인다. 미리 펼쳐둔 그물을 끌어올려 고기를 건지는 방식이다. 그러나 실제 현장은 훨씬 거칠다. 숭어는 힘이 센 어종으로, 그물 안에서 몸을 강하게 튕기며 빠져나가려 한다. 이 과정에서 그물코가 엉키거나 찢어지는 일이 잦다. 상황에 따라서는 그물 일부를 잘라 꺼내야 할 때도 있다.
한강 하구는 조류 변화가 빠르다. 물살이 갑자기 바뀌면 중심을 잃기 쉽고, 발을 잘못 디디면 그대로 물에 빠질 수 있다. 작업 내내 주변을 살피는 것이 기본이다. 겨울철 낮은 수온까지 더해지면서 조업 환경은 더욱 까다로워진다. 그럼에도 하루 1톤에 가까운 물량이 나오는 날이 이어지면서 겨울 숭어 조업은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
겨울 '숭어'가 다른 이유

겨울에 잡힌 숭어는 살결부터 다르다. 찬물에서 활동하면서 근육 조직이 치밀해지고, 이로 인해 식감이 단단해진다. 같은 어종이라도 계절에 따라 차이가 분명하게 느껴진다. 현장에서는 겨울 숭어를 두고 씹는 맛이 살아 있다는 표현을 자주 쓴다.
영양 구성은 흰살 생선에 가깝다. 단백질 함량이 높고 지방은 과하지 않다. 기름기가 많지 않아 담백한 맛이 중심을 이룬다. 열을 가해도 살이 쉽게 부서지지 않아 조리 범위가 넓다. 어획량이 늘면서 가격도 안정됐다. 크기와 상태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겨울철 한강 숭어는 한 마리 또는 1킬로그램 기준으로 1만 원대에 형성되는 경우가 많다.
손질부터 조리까지, 숭어 먹는 법

숭어는 손질 과정이 맛을 좌우한다. 내장과 피를 빠르게 제거하지 않으면 잡내가 남기 쉽다. 배를 갈라 내장을 꺼낸 뒤, 핏줄이 몰린 부분을 깨끗하게 정리하는 것이 핵심이다. 비늘이 단단한 편이라 손질할 때 미끄러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조리법은 복잡하지 않다. 소금구이로 익히면 담백한 맛이 그대로 살아난다. 살이 단단해 겉은 고소하고 속은 촉촉한 식감을 낸다. 무를 넣어 끓이는 탕이나 매운탕으로 조리하면 국물이 깔끔하게 우러난다. 신선할 때 조리하는 편이 좋다. 냉동 보관보다는 구매 당일 사용하는 경우가 식감 유지에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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