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아내 병간호하다가 자식에 부담줄 수 없어”...60년 동반자 살해한 80대 항소심은?

윤인하 기자(ihyoon24@mk.co.kr) 2024. 9. 17.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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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에 걸린 70대 아내를 병간호해오다가 살해한 80대가 항소심에서도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그는 자식들에게 부담을 줄 수 없다는 생각에 60여년을 함께한 아내를 살해하고 자신도 생을 마감하려고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1심은 판결에서 "피고인이 자신과 60여년을 함께한 배우자를 살해한 것으로 살인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절대적인 가치를 지닌 사람의 생명을 빼앗는 행위로써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중대 범죄"라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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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치매에 걸린 70대 아내를 병간호해오다가 살해한 80대가 항소심에서도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그는 자식들에게 부담을 줄 수 없다는 생각에 60여년을 함께한 아내를 살해하고 자신도 생을 마감하려고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고법 형사1부(문주형 김민상 강영재 고법판사)는 A씨(80대)의 살인 혐의 항소심에서 피고인과 검사가 각 양형부당을 이유로 제기한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원심판결을 유지했다.

1심은 A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 법원에서 이루어진 판결 전 조사 결과 피고인은 현재 기억력 저하 등을 겪으며 수용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그 밖에 피고인과 검사가 주장하는 양형 요소들은 원심이 그 형을 정하는 데 충분히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앞서 1심은 판결에서 “피고인이 자신과 60여년을 함께한 배우자를 살해한 것으로 살인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절대적인 가치를 지닌 사람의 생명을 빼앗는 행위로써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중대 범죄”라고 판시했다.

다만 “피고인이 그동안 피해자를 성실히 부양한 점, 피해자는 4년 전부터 알츠하이머를 진단받고 고도 치매를 앓아 거동이 불편해 피고인이 간호를 도맡아온 점, 고령으로 심신이 쇠약한 피고인이 피해자를 돌보는 것이 한계에 도달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9월경 경기도 주거지에서 70대 아내 B씨의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A씨가 2020년 치매 진단을 받은 B씨를 돌보며 지내오던 중 2022년 3월 B씨의 상태가 악화하면서 병간호로 인한 심리적, 육체적 부담이 가중되었음에도 자녀들로부터 적절한 도움을 받지 못하고 홀로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이르게 되자 크게 힘들어했던 것으로 파악했다.

수사 결과 A씨는 장기간 병간호로 인한 극도의 스트레스와 피해자로 인해 자식들에게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생각에 범행을 마음먹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애초 아내에게 독성이 있는 약을 먹게 했으나, 아내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자 피해자의 목을 조른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A씨는 스스로 같은 약을 먹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국내 65세 이상 인구의 치매 유병률은 약 11%다. 즉 65세 이상 9명 중 1명은 치매라는 얘기다. 일부 연구에서는 80대 중반 이상의 절반 정도는 치매 진단 가능성이 있다는 보고도 있다. 9월 21일은 ‘치매극복의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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