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집단 공시 대해부] SK, 리밸런싱 ‘효자 반도체’ 순이익 급증

서울 종로구 SK본사 사옥 /사진 제공=SK㈜

SK그룹이 올해 재계 10위권 중 계열사 수를 가장 많이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반도체 업황 개선에 따른 SK하이닉스 등 계열사의 호실적으로 그룹 매출과 당기순이익은 대기업집단 가운데 가장 크게 늘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이달 29일 발표한 공시대상기업집단 자료에 따르면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인 102개 공시대상기업집단의 계열사 수는 전년의 3301개보다 237개 증가한 3538개였다. 전체 공시집단의 계열회사 수는 지난해 감소했으나 올해는 증가했다.

비주력 계열사 대거 정리 ‘선택과 집중’

SK그룹은 계열사를 지난해 198개에서 올해 151개로 총 47개 축소했다. 이는 삼성, 현대자동차, LG, 롯데, 포스코 등 주요 그룹들이 전반적으로 전년과 비슷하게 계열사 수를 유지하거나 늘린 것과 상반된다.

SK그룹은 2024년부터 경영쇄신을 위한 리밸런싱을 진행했다. 이는 계열사 지분 매각, 흡수합병 등 선택과 집중을 위한 사업구조 개편이다. 특히 빠르게 변화하는 글로벌 시장과 산업에 대응하기 위해 인공지능(AI), 반도체, 에너지 등 핵심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는 포트폴리오 조정으로 비주력 계열사를 정리하고 본연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의도다.

대표적으로는 2024년 말 SK이노베이션과 SK E&S를 합병해 자산 105조원 이상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대 민간 종합에너지회사를 출범시킨 사례가 꼽힌다. SK온에 대한 지원으로 부채가 급격히 늘어난 SK이노베이션과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SK E&S를 합쳐 추가 투자여력을 확보했다.

올해까지도 SK그룹의 고강도 경영쇄신은 지속되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 7월 글로벌 투자회사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리뉴어스, 리뉴원, 리뉴에너지충북 등 환경자회사 3곳의 지분 100%를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매각 규모는 1조7800억원이다. 이에 따라 2025년에 SK에코플랜트의 환경자회사와 관련된 기업들이 대거 계열사에서 제외됐다. 이밖에 SK스퀘어 산하의 비핵심자산인 △드림어스컴퍼니 △인프라커뮤니케이션즈 △서울공항리무진도 지분 매각으로 계열에서 제외됐다.

/자료=공정위

계열사 줄었지만…SK하이닉스가 성장 견인

SK그룹은 계열사 수가 줄었지만 당기순이익은 큰 폭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SK그룹은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26조5000억원 늘어난 44조9120억원을 기록하며 전체 공시대상기업집단 중 순이익이 가장 많이 불어난 곳으로 꼽혔다. 특히 지난해 전체 공시대상기업집단의 당기순이익 증가분이 43조8000억원임을 고려하면 이의 절반 이상을 SK그룹이 차지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업황 개선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공정위는 SK그룹의 자산 증가 배경을 ‘매출 증대에 따른 고정비 완화 및 고부가 메모리 중심의 수익성 개선’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SK하이닉스의 2025년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42조9479억원으로 전년보다 116.9% 늘어났다. SK하이닉스의 호실적이 SK그룹의 당기순이익을 견인했다고 봐도 무방한 셈이다. SK하이닉스는 AI 반도체 수요 증가에 대응해 고대역폭메모리(HBM) 기술력을 내세우며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으며 이 같은 흐름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매출이 가장 많이 늘어난 곳 또한 SK그룹이었다. SK그룹의 매출은 전년 대비 34조3000억원 증가한 240조2470억원으로 집계됐다. 공정위는 ‘AI 반도체 수요 확대 및 D램, 낸드 등 주요 제품의 판매 가격 상승’을 이유로 꼽았다.

한편 전체 공시대상기업집단의 자산총액은 3669조5000억원으로 전년(3301조8000억원) 대비 11.1% 증가했다. SK그룹의 공정자산총액은 421조9790억원으로 전년(362조9620억원)보다 16.3% 늘어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삼성그룹에 이어 공정자산 기준 재계 2위를 유지하고 있다.

김수민 기자

Copyright © 블로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