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동안 일본이 기억하는 그 이름, 의인 ‘이수현’

김진아 2023. 1. 26. 16:3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한국과 일본이 서로 마음을 터놓고 지낼 수 있는 다정한 이웃이 되는 것그게 우리 아들이 바라는 것이 아니었을까요."

그는 "수현이는 '일본은 정말 이웃 나라이며 멀리해서는 안 되며 손해'라고 말했는데 저에겐 그게 유언처럼 들린다"며 "한일은 어떻게든 사이가 좋아져야 한다고 생각하며 아들이 남긴 이 말을 힘닿는 대로 이어가고 싶다"라고 말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고 이수현 의인 22주기 추모식 - 일본 도쿄 신오쿠보역 플랫폼에서 취객을 구하려다 사망한 고 이수현씨의 기일인 26일 고인의 어머니인 신윤찬(가운데)씨가 사고 현장을 방문해 당시 상황을 들으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왼쪽은 윤덕민 주일 한국대사.

“한국과 일본이 서로 마음을 터놓고 지낼 수 있는 다정한 이웃이 되는 것…그게 우리 아들이 바라는 것이 아니었을까요.”

일본이 22년 동안 기억하는 이름이 있다. 의인 ‘이수현’. 2001년 1월 26일 도쿄 지하철 신오쿠보역 선로에 떨어진 일본인을 구하려다 26세의 나이로 숨진 그를 기리는 추모식이 22주기인 26일 신오쿠보역에서 거행됐다.

고인의 어머니인 신윤찬(74)씨도 3년 만에 아들의 기일에 도쿄를 찾았다. 신씨는 매년 기일이 되면 추모식에 참석했지만 지난 2년 동안 코로나19 영향으로 도쿄를 찾지 못하고 영상 추모 메시지를 보내는 것으로 대신했다.

아들이 마지막 숨을 거뒀던 지하철 플랫폼을 찾은 어머니의 눈가는 젖어 있었다. 신씨는 “항상 여기 설 때마다 그때가 생각나곤 한다”며 “그래도 여기를 찾을 때마다 수현이가 있는 것 같아 가슴이 떨리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일본의 코리안타운인 신오쿠보에는 K팝 등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은 젊은 일본인들이 많이 찾는 장소다. 신씨는 신오쿠보역을 오가는 젊은이들을 보며 “우리 아이도 저렇게 바쁘게 뛰어다녔겠구나 싶다”며 울먹거렸다.

신씨는 ‘양국 우호의 1인자’가 되고 싶었다던 아들의 뜻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현이는 ‘일본은 정말 이웃 나라이며 멀리해서는 안 되며 손해’라고 말했는데 저에겐 그게 유언처럼 들린다”며 “한일은 어떻게든 사이가 좋아져야 한다고 생각하며 아들이 남긴 이 말을 힘닿는 대로 이어가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날 추모식은 신주쿠상인연합회 주최로 열렸다. 윤덕민 주일 한국대사도 참석해 고인을 추모했다.

고려대 학생으로 일본 유학 중이던 고인은 2001년 1월 26일 저녁 기숙사로 돌아가던 길에 신오쿠보역 승강장에서 선로로 떨어진 취객을 구하기 위해 열차가 진입하는 상황에서도 뛰어들었다. 당시 사진작가인 세키네 시로(당시 47세)도 취객을 구하기 위해 뛰어들었지만 3명 모두 열차에 치여 숨졌다.

글·사진 도쿄 김진아 특파원

▶ 밀리터리 인사이드 - 저작권자 ⓒ 서울신문사 -

Copyright © 서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