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쉴더스, 리파이낸싱 통해 재무구조 전환…현금창출력 '안정적'

SK쉴더스의 통합관제센터 '시큐디움'과 회사 로고 /그래픽=강준혁 기자

국내 사이버보안 업계 1위 SK쉴더스의 부채비율이 올해 상반기 873%(이하 연결기준)까지 증가했다. 인수금융 리파이낸싱(차환용채권발행) 과정에서 차입 주체가 모회사 코리아시큐리티홀딩스에서 SK쉴더스로 바뀌면서 발생한 회계상 효과다.

특수목적법인(SPC)인 코리아시큐리티홀딩스는 2023년 KB증권 등으로부터 SK쉴더스 인수자금을 차입했다. 코리아시큐리티홀딩스는 자체 영업은 없고 SK쉴더스 지분만 보유하고 있다. 실제 현금흐름을 창출하는 주체는 SK쉴더스다. 이에 이번 채권단 협의로 차입 주체가 SK쉴더스로 변경됐으며 이 과정에서 금리 인하가 적용됐다. 동시에 차입금이 SK쉴더스의 장기부채로 인식되면서 부채비율이 상승했다.

부채총계 3조2862억원

3일 SK쉴더스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 기준 부채총계는 3조2862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9128억원에서 260% 증가한 수치다. 비유동부채가 2조7955억원을 기록하며 전체 부채 증가를 이끌었다. 비유동부채는 1년 이상의 기간동안 상환해야 하는 장기 채무다. 단기 상환 부담은 적지만 장기간 이자비용이 발생한다.

SK쉴더스의 부채비율은 지난 몇 년간 큰 폭의 변동을 겪어왔다. 2023년 6월 말 기준 부채총계는 2조9245억원, 부채비율은 718.5%에 달했다. 그러나 같은 해 연말 차입 구조가 정리되면서 부채는 9074억원, 부채비율은 34.8%까지 낮아졌다.

2024년에는 안정세를 보였다. 2024년 6월 말 부채총계는 8513억원, 부채비율은 31.9%였다. 같은 해 12월 말에도 각각 9128억원, 33.6%로 큰 차이가 없었다.

SK쉴더스 부채비율 추이 /자료=전자공시시스템, 그래픽=강준혁 기자

하지만 올해 들어 상황이 달라졌다. 2025년 6월 말 기준 부채총계가 3조2862억원으로 불어나면서 부채비율은 873%로 늘어났다.

리파이낸싱 과정서 자금 흐름 변경

이번 재무구조 변화는 인수금융 리파이낸싱과 직결된다. SK쉴더스 현금흐름표를 보면 올해 상반기 장기차입금 2조3530억원, 단기차입금 156억원이 새로 유입됐다. 전체 차입금은 2조3686억원이다. 같은 기간 주주 배당금 지급에는 2조3685억원이 반영됐다.

리파이낸싱은 기존에 빌린 자금을 새로 조달한 자금으로 상환해 대출 조건을 바꾸는 것을 의미한다. 주로 금리를 낮추거나 상환 구조를 유리하게 바꾸기 위해 활용된다. 기업 입장에서는 기존 부채를 그대로 두기보다 새로운 차입으로 갈아타는 방식으로 금융 비용을 줄이고 재무 구조를 개선할 수 있다. SK쉴더스의 사례가 이에 해당한다.

SK쉴더스 주요 연결재무정보 /자료=회사 반기보고서, 표=강준혁 기자

SK쉴더스 관계자는 "재무제표상으로는 자금 순환처럼 보일 수 있으나 실제로는 인수금융 리파이낸싱을 진행한 것"이라며 "기존 인수금융을 더 낮은 금리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차입 주체가 코리아시큐리티홀딩스에서 SK쉴더스로 바뀌었고 실제 현금은 새로 조달한 차입금에서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리파이낸싱으로 SK쉴더스가 차입 주체가 되면서 금리 인하 효과를 얻었다"고 덧붙였다.

코리아시큐리티홀딩스는 EQT파트너스(68%)와 SK스퀘어(32%)가 공동으로 세운 SPC다. 지난해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KB증권 등 금융기관으로부터 2조2645억원 규모의 대출을 받았다. 이 가운데 2조원은 연 7.61% 고정금리, 나머지 2551억원은 3개월 변동금리(FTP+3.93%)로 설정됐다. 만기는 2028년 7월 20일이다.

재무제표에는 약정 금액 그대로가 아니라 '현재가치할인차금'이 반영돼 장부상 장기차입금은 2조2284억원으로 기재됐다. 현재가치할인차금은 미래에 상환할 원리금을 현재 가치로 환산할 때 발생하는 차액으로 회계상 부채 금액에서 차감된다.

AI·설비 투자 확대에도 견조한 현금흐름

올해 상반기 말 SK쉴더스의 현금성자산은 2594억원으로 지난해 말(3450억원) 대비 856억원 줄었다. 회사는 인공지능(AI) 기반 보안관제 솔루션 기업 '시큐레이어' 지분 인수, IT 시스템 구축·정비, 사업 확대 투자 등에 자금을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같은 기간 유·무형자산 취득액은 191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 늘었다.

SK쉴더스는 안정적인 현금창출력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218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했다. EBITDA는 기업의 현금창출력을 보여주는 지표로 현금흐름을 평가할 때 활용된다. SK쉴더스는 지난해 EBITDA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도 우수한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SK쉴더스 관계자는 "매년 10% 이상의 EBITDA 성장을 바탕으로 잉여현금흐름이 늘고 있어 재무건전성에 특이사항은 없다"며 "차입금 상환은 내부적으로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해 검토하고 있으며 성장 투자와 연구개발(R&D)은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강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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