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물관리위원회가 심의 자체를 거부하며 꾸준히 금지하는 격투게임 '모탈컴뱃' 시리즈. 그 최신작 '모탈컴뱃 1'의 PC 버전 한국어 지원이 확정되며 여러 게임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모탈컴뱃 1'은 전작에서 크로니카를 무찌르고 신이 된 리우 캉이 창조한 새로운 시간대를 배경으로 합니다. 시간대가 바뀐 만큼, 모탈컴뱃의 세상도 다시 리셋 됐는데요, 인간이 된 레이든, 멸망하지 않은 평화로운 모습의 에데니아 등 이전 시간대와 크게 달라진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이런 새로운 시간대를 배경으로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기대되는 상황에서 한국어 지원이 확정된 만큼, 한국에서도 '모탈컴뱃 1'에 관심을 갖는 플레이어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격투게이머에게도 희소식입니다. 모탈컴뱃 시리즈는 늘 잔인한 면만 부각되지만, 게임 플레이에서는 다른 격투게임과 차별화되는 '선입력 콤보'의 손맛이 각별한 시리즈이기도 합니다. 이번 작품에서는 메인 캐릭터와 함께 서브 캐릭터를 편성하고, 서브 캐릭터를 전투 중에 불러 견제와 콤보, 구원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하는 '카메오' 시스템을 통해 특유의 콤보 시스템을 더욱 확장했습니다. '카메오'라는 이름 답게 다른 시간대의 캐릭터, 이를 테면 모탈컴뱃 첫번째 시간대의 소냐 블레이드와 팀을 구성할 수 있는 등 게임에 드림매치 성격을 부여하는 시스템이기도 하죠.

그런 '모탈컴뱃 1'이지만, 안타깝게도 한국에서는 스팀, 에픽게임즈 스토어의 상점 페이지부터 접근이 불가능하게 막혀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모탈컴뱃 시리즈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죠. 예약 구매가 막 시작된 시점에서는 막혀 있지 않아 한국에서도 구입을 인증한 플레이어들이 있지만, 지금에 와서 구입하는 것은 공식적으로는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그래서 게임 커뮤니티에는 VPN으로 IP를 우회하고 상점 페이지에 접근해 게임을 구입하는 팁이 전파되고 있습니다. 스팀은 이미 VPN 우회 구매 적발 시 계정 밴의 위험성이 잘 알려져 있기에 몸을 사리는 분위기지만, 에픽게임즈 스토어는 유독 "나도 VPN 써서 샀다. 너도 해봐라"라는 식으로 권유하는 글이 많이 보이죠.

하지만 당연히 에픽게임즈 스토어를 통한 VPN 우회 구입 역시 서비스 이용에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큽니다. 에픽게임즈 코리아는 기자의 관련 문의에 "에픽게임즈 스토어의 한국 서비스는 국내 심의를 통과한 게임에 한해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VPN을 통한 우회 구매의 경우 관련 지원이 일절 불가능하며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라며, 권장하지 않는다고 답변했습니다. VPN 우회 구매 시 받을 수 있는 불이익의 정도에 대해서는 답을 듣지 못했는데, 이는 따로 사례를 찾아보니 VPN 우회 구매에 대한 계정 밴 사례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습니다.

여담으로 에픽게임즈 스토어에는 계정의 국가를 변경하는 기능이 있는데, 한국의 플레이어는 국가 변경 시 실제 신분 확인을 필요로 합니다. 그리고 여기에 필요한 서류는 한국인임을 입증하는 것, 타 국가에 장기간 체류하는 것을 입증하는 것의 두 종류입니다. 한국 국적의 플레이어의 실제 체류 국가가 바뀌게 된 상황에서만 가능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즉, 한국 플레이어가 에픽게임즈 스토어에서 '모탈컴뱃 1'을 사는 공식적인 방법은, '모탈컴뱃 1'이 정식으로 서비스되는 국가에 장기간 체류하는 것뿐입니다. 현실적으로 무리죠.

그러니 그동안 쌓아온 라이브러리를 걸고서라도 반드시 즐기고 싶은 게 아니라면, 이번 '모탈컴뱃 1' 역시 그림의 떡으로 두는 것을 권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