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운드 대신 '마약 화장실' 택한 전직 투수... 가족 여행객까지 범죄 도구로 노렸다

부산지검, 케타민 1.9kg 밀수 총책 전직 프로야구 선수 A 씨 구속기소

“총책, 대전 구단 광팬 같았다” 운반책 진술이 결정적 단서… 텔레그램·가상화폐 추적에 덜미

수사기관 감시 피하려 ‘어린 자녀 동반 가족’ 타깃 삼는 파렴치한 민낯 드러내

© STADINGOUT

프로야구 마운드에서 강속구를 뿌리던 유망주가 태국발 마약 밀수 조직의 총책으로 전락했다. 1억 원 상당의 케타민을 국내로 들여오며 공항 화장실에서 첩보전 수준의 접선을 진두지휘한 이의 정체는 대전 연고 구단 출신의 전직 투수였다. 단순한 일탈을 넘어 어린 자녀를 둔 가족 여행객까지 밀수의 방패막이로 삼으려 했던 이들의 범행은 스포츠계와 사회 전반에 커다란 충격을 던지고 있다.

마약 운반책들이 인천국제공항 내 화장실에 들어가는 모습 /부산지검 제공

공항 화장실서 ‘수십 초’의 거래… 첩보 영화 방불케 한 밀수 수법

부산지검 강력범죄수사부(부장검사 서정화)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 혐의로 전직 투수 A(33) 씨와 프로그램 개발자 B(30) 씨를 구속기소했다고 2일 밝혔다. 이들이 2025년 가을, 세 차례에 걸쳐 밀수한 케타민 1.9kg은 약 6만여 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거대한 분량이다.

이들의 수법은 치밀했다. 텔레그램을 통해 운반책들에게 인천·김해·방콕 공항 화장실을 접선 장소로 지정한 뒤, CCTV 감시가 어려운 공간에서 수십 초 만에 마약을 넘겨받았다. 특히 총책 A 씨는 세관의 감시를 따돌리기 위해 "어린 자녀를 동반한 가족 여행객을 운반책으로 포섭해 활용하라"는 비인도적인 지시까지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비록 실행되지는 않았으나, 마약 밀수를 위해 평범한 시민의 일상과 천륜까지 이용하려 한 이들의 파렴치한 범죄 의도가 여실히 드러난 대목이다.


“총책이 대전 구단 광팬”... 숨길 수 없었던 야구인의 흔적

완전 범죄를 꿈꿨던 이들의 꼬리가 밟힌 것은 예상치 못한 곳이었다. 지난해 10월 김해공항에서 검거된 운반책의 진술이 스모킹 건이 됐다. "총책이 대전 연고 구단의 열혈 팬 같았고, 말투로 보아 충남 사람 같았다"는 증언이 나온 것이다. 검찰은 이를 토대로 텔레그램 IP와 가상화폐 지갑, 태국 현지 계좌를 전방위로 추적했고, 마침내 베일에 싸여있던 총책이 전직 야구선수 A 씨임을 특정했다. A 씨는 검거 직전 휴대전화를 은닉하며 마지막까지 증거 인멸을 시도했으나, 검찰의 디지털 포렌식과 태국 공조 수사망을 피할 수는 없었다.

청년층 파고드는 ‘클럽 마약’ 케타민의 치명적 경고

이번 사건은 단순히 한 전직 운동선수의 몰락을 넘어, 우리 사회 깊숙이 파고든 케타민의 위험성을 재조명한다. 클럽이나 파티 문화 속에서 유행처럼 번지는 케타민은 의료용 마취제라는 탈을 썼지만, 오남용 시 신체와 정신을 처참히 파괴한다. 현실과 신체 감각이 완전히 분리되는 이른바 'K-홀(K-Hole)' 현상은 투약자를 극심한 패닉과 자해 위험으로 몰아넣는다. 또한 장기 사용 시 방광염으로 인한 극심한 통증과 신장 손상을 유발하며, 과다 복용 시 호흡 억제로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치명적인 마약이다. 검찰은 “익명 뒤에 숨은 범죄는 반드시 대가를 치른다”는 강력한 원칙 아래, 잔여 조직원을 일망타진하고 범죄 수익을 철저히 환수할 방침이다.


팩트와 포커스, 스탠딩아웃하세요.
FACT & FOCUS | STANDINGOUT

Copyright © STANDINGOUT x NTE.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