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는 모르는데 투자업계는 눈여겨본다? I 리파인 분석 [넘버스 투자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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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모를 법한 기업인데 최근 제 귀에 두 번이나 꽂힌 상장사가 있습니다. 바로 리파인이란 곳입니다. 투자업계 쪽 종사자들과 이야기하는 와중에 이 회사를 언급하는 일이 있었는데요. 막상 살펴보면 투자 관점에서 아주 매력적인가 싶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투자업계는 왜 이곳을 눈 여겨 보고 있는 걸까요?

당신에게 들려줄 이야기
· 리파인 사업구조 – 권리분석과 전월세대출
· 리파인 실적·재무 분석 – 돈이 많은 게 좋지 않습니다
· 리파인을 투자업계에서 눈여겨 보는 이유는?

추석 명절에 영화를 한 편 봤습니다. 2019년에 개봉했던 ‘극한직업’. 극장에서 이미 봤었음에도 다시 봐도 정말 재미있더군요. 한 줌의 휴가 기간 머리 식히기에 딱 좋은 2시간이었습니다.

그런데 영화를 보다 보니 뇌리에 확 꽂히는 한 대사가 있더군요.

“근데 우리 같은 사람들은요.경쟁력이 있는 아이템이 땅바닥에 있는 꼴을 제일 좋아하거든.”

극 중에 형사들이 범죄자들을 잡기 위해 무리하게 사들인 치킨집(그 유명한 ‘수원왕갈비통닭’)이 있죠. 이걸 인수해 범죄에 악용하려는 정 실장이란 인물이 친 맨트였습니다.

이 대사를 인용한 이유는, 최근 겪은 흥미로운 경험 때문입니다. 짧은 기간 안에 서로 다른 두 금융투자업계 종사자로부터 우연히 한 상장사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는데요. 양측 모두 이 상장사에 대해 투자 관점에서 특정한 매력을 느낀 듯했습니다.

거두절미하고, 이번에 소개할 회사는 바로 리파인입니다. 이 회사를 한 문장으로 정리하자면 바로 극한직업 영화 대사처럼 ‘경쟁력 있는 아이템이 땅바닥에 있는’ 느낌이 아닐지 싶습니다. 그러니 투자 업계에서 봤을 땐 뭔가 ‘인수하고 싶다’거나 하는 마음이 들 수도 있을 듯하죠.

원래도 넘버스에 투자를 권유하는 글을 올리는 건 아닙니다. 이번 콘텐츠의 경우 더욱 그렇습니다. 오히려 ‘투자업계에서 좋아하는 기업과 개인투자자가 좋아하는 기업은 다를 수 있다’는 걸 대표하는 상장사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01.
리파인 사업 분석①
– 부동산 권리조사는 무엇?

리파인은 2002년 탄생한 국내 최초의 부동산 권리조사 전문기업입니다. 이 회사에 대해 알려면 일단 ‘부동산 권리조사’가 무엇인지를 알아야겠죠.

우리가 집을 살 때 자기자본만으로 하는 경우는 많지 않죠. 2억원짜리 집을 산다고 하면 최소 절반은 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기 마련입니다. 또는 전월세를 들어가 살 때도 전월세자금대출을 받습니다.

그런데 은행에 가서 돈을 빌려달라고 해도 은행이 그냥 대출해 주진 않습니다. 차주가 원금과 이자를 잘 낼 만한 능력을 갖췄나 확인하는 건 기본이죠. 신용점수나 소득 수준은 어떤지, 다른 부채는 없는지 등을 확인할 겁니다. 그런가 하면 부동산 평가도 합니다. 부동산의 시장 가치가 얼마인지 판단하고요. 대출금이 시장 가치 대비 얼마나 되는지(LTV)도 확인합니다. 이를 통해 부동산 가치 대비 과도한 대출이 나가지 않도록 하죠.

그리고 이와 함께 하는 중요한 절차가 부동산 권리조사입니다. 주택담보대출은 그 이름처럼 주택을 담보로 대출을 해주는 금융상품이죠. 그 주택의 권리관계를 따지는 게 바로 권리조사입니다. 쉽게 말하면 부동산 거래에 있어 하자가 없는지를 따지는 절차를 말하죠.

그런데 이런 권리조사는 누가 할까요? 여기서 등장하는 게 바로 권리보험입니다. 권리보험은 부동산의 권리조사를 통해 리스크를 제거한 뒤, 그 이외의 요인으로 생기는 리스크를 보장해 주는 금융상품입니다.

출처=리파인

권리보험이 만들어진 미국 같은 곳에선 부동산 매수인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보험(소유권용 권리보험)이 일반적이라 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그보단 주택담보대출이나 전세자금대출을 해주는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하는 보험(저당권용·전세자금대출용 권리보험)이 대부분입니다.


🧐 리파인의 비즈니스 모델은?
1. 리파인은 국내에 존재하는 10개 권리보험사 중 하나입니다. 권리조사를 의뢰하는 기업인데요. 리파인은 부동산 권리조사만 목적으로 하는 업체로 2022년 한국부동산원의 사내 벤처 형태로 설립됐습니다.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RPA)를 이용해 권리조사에서 이뤄지는 등기부 열람, 변동내역 등 검색에 드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였습니다.
2. 리파인을 키운 건 전월세대출입니다. 리파인의 올 상반기 매출의 92%가 전월세보증금 대출 서비스에서 발생한 권리조사·통지 수수료에서 나왔습니다. 전월세대출은 제2금융권에서 고금리로 취급받는 상품이었는데요. 리파인은 금융사들과 협업해 제1금융권에서도 전월세보증금 대출을 저금리에 취급하도록 하는 비즈니스모델을 만들어 특허로 등록했습니다.
3. 리파인 실적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우수한 영업이익률입니다. 지난 4년간 영업이익률은 35% 전후를 유지할 만큼 뛰어납니다. 영업비용 가운데 지급수수료와 급여, 그리고 용역수수료가 가장 큰 액수를 차지하고 있고요. 용역수수료, 통신비 등 기타 비용도 깔끔한 수준입니다. 2021년 상장하면서 공모를 통해 910억원 규모 신주를 발행한 후로는 2020년 부채비율 37%, 당좌비율 200%대 수준이던 재무건전성도 훨씬 개선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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