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폴더블 스마트폰 부품 제조 기업 파인엠텍이 전환사채(CB)를 활용해 생산능력 확대에 나섰다. 최근 스마트폰 시장에서 폴더블 제품군이 재성장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선제적 설비투자에 나서는 모습이다. 다만 본업 수익성이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못했고 지난해 유상증자와 전환우선주 발행 등 주식 희석 가능성도 남아 있다.
폴더블 회복 기대에 증설 채비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파인엠텍은 최근 350억원 규모의 10회차 사모 CB 발행을 결정했다. 전환가액은 주당 9920원이며, 전환 시 발행되는 주식수는 기존 발행주식 총수의 7.8%에 해당하는 352만8225주다.
조달 자금은 설비투자에 집중된다. 전체 350억원은 시설자금 210억원, 운영자금 40억원, 채무상환자금 100억원으로 나뉘었다. 시설자금 중 195억원은 폴더블 백플레이트용 신규 설비에, 15억원은 자동차·에너지저장장치(ESS) 부품 제조 설비에 투입된다. 운영자금은 원자재 구입비와 유리 소재 관련 연구개발비로 각각 20억원씩 사용된다.
이번 CB의 발행 조건은 회사에 비교적 유리하게 설정됐다. 표면·만기이자율이 모두 0%로 이자 비용과 만기 보장수익 부담이 없고 담보나 보증도 붙지 않았다. 회사 측은 발행 1년 뒤부터 23개월까지 각 사채권자 보유 CB의 70% 이내에서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다만 기존 미상환 9회차 CB와 이번 10회차 CB를 합산한 전환 가능 주식수는 662만7924주로 향후 전환 시 오버행 부담이 남는다.
파인엠텍은 폴더블 디스플레이 모듈용 정밀 기구부품을 주력 사업으로 영위해온 기업이다. 회사의 제품군은 폴더블 스마트폰용 백플레이트와 메탈 플레이트, 내장 힌지 등 폴더블 패널과 맞물리는 부품으로 구성된다.
실제로 파인엠텍의 이번 투자 결정은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의 재성장 기대와 맞물려 있다. 미국의 시장 분석 기관 IDC는 2025년 전 세계 폴더블 스마트폰 출하량이 2060만대를 기록해 전년 대비 10% 늘었으며, 올해는 삼성전자와 함께 애플의 첫 폴더블 아이폰의 출시 효과로 3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동시에 일반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률이 2029년까지 1% 미만에 그칠 것에 반해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은 같은 기간 연평균 17%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에서는 파인엠텍이 삼성디스플레이를 통해 삼성전자의 폴더블 스마트폰 부품 공급망에 참여해온 업체로 거론돼 왔다. 이와 함께 올해 하반기 애플의 폴더블 스마트폰 출시 기대감이 커지면서 내장 힌지와 메탈 플레이트 수혜 가능성도 함께 부각되고 있다. 회사 측은 "2024년과 지난해에 걸쳐 성장 조정을 거친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이 다중 폴딩·초슬림 폼팩터 신제품과 주요 글로벌 제조사의 진입을 계기로 재성장 국면에 들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익성 회복 전 희석 부담은 변수
다만 실적은 아직 회복 초입에 머물러 있다. 파인엠텍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2391억원으로 전년 3822억원보다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손익은 79억원 적자에서 지난해 19억원 흑자로 돌아섰지만 당기순손실은 154억원 적자를 이어갔다. 매출 감소 폭이 커짐과 동시에 금융비용, 지분법손실 등이 순손익에 부담으로 작용한 것이다.

올해 1분기에는 외형이 일부 회복됐지만 본업 적자는 계속됐다. 회사의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461억원으로 전년 동기(436억원)보다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29억원에서 22억원으로 줄었지만 흑자 전환에는 이르지 못했다.
현금흐름 부담도 이어졌다. 파인엠텍의 1분기 연결기준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25억원 순유출, 투자활동현금흐름도 387억원 순유출을 기록했다. 유형자산 취득에만 235억원이 투입되면서 자체 영업현금만으로는 설비 투자를 감당하기에는 부담이 커진 상태다. 이번 CB에 채무상환자금 100억원이 포함된 것도 투자 확대와 차입 부담 조정을 동시에 고려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CB는 파인엠텍이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 회복에 대비해 생산 기반을 넓히기 위한 포석이다. 다만 본업 수익성이 아직 안정적으로 회복되지 않았고 기존 미상환 CB까지 포함한 전환 가능 물량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향후 신규 설비 투자가 실제 고객사 물량 확대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는지가 과제로 남았다.
이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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