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잔 대신 치킨"…bhc, 한강서 1만명 모은 ‘기부 피크닉’[르포]
앱 접속량 21% 증가…외식업 ESG·팬덤 마케팅 새 실험
[이데일리 신수정 기자] 지난 9일 오후 서울 난지한강공원 잔디광장. 맑고 쾌청한 하늘 아래 펼쳐진 풍경은 일반적인 야외 음악 축제와는 사뭇 결이 달랐다. 무대 앞을 채운 1만여 명의 인파 사이로 술잔 대신 치킨 상자가 놓였고, 소란스러운 음주 분위기 대신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차분한 음악 소리가 현장을 채웠다. bhc가 개최한 복합 문화축제 ‘별 하나 페스티벌’은 음주가 빠진 자리를 가족과 나눔으로 채우며 새로운 축제 문화를 선보였다.

다이닝브랜즈그룹의 치킨 브랜드 bhc는 이날 행사를 전석 무료 입장으로 진행했다. 다만 누구나 현장에서 바로 들어갈 수 있는 방식은 아니었다. bhc는 공식 앱을 통한 사전 응모 방식으로 티켓을 배포했다. 무료 콘서트를 앞세워 고객 참여 문턱은 낮추되, 응모 과정에서는 자연스럽게 자사 앱 접속을 유도한 구조다.
bhc는 메뉴 주문 시 주어지는 ‘티켓 응모 이벤트’와 우수 고객인 ‘뿌렌즈’, ‘뿌리미엄’을 위한 ‘VIP 스페셜 찬스’를 운영했다. 주문 없이도 참여할 수 있는 ‘별 하나 매일 응원하기’ 미션도 마련했다. 이 중 매일 응원하기 미션은 단기간에 목표였던 누적 응원 횟수 1만회를 넘어섰다.
효과도 나타났다. bhc에 따르면 행사 응모 기간 공식 앱 접속량은 전월 같은 기간보다 약 21% 증가했다. 무료 공연이 단순한 고객 혜택에 그치지 않고 앱 유입과 고객 참여를 끌어내는 마케팅 장치로 기능한 셈이다. 주문 고객에게는 응모 기회를, 우수 고객에게는 별도 혜택을 제공하면서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는 효과도 노렸다.
F&B 구매가 기부로…불만 낮춘 ‘착한 소비’ 구조
현장 F&B존에서 발생한 수익금 전액을 사회공헌 활동에 사용하는 기부형 구조를 도입했다. 회사 측은 이번 행사에 약 1만명의 고객이 참여한 것으로 추산했다. 무료 콘서트로 고객을 모으고, 현장 소비를 기부와 연결한 셈이다.
이 같은 구조가 소비자 불만을 낮추는 장면도 있었다. 공연장 내에는 기본적인 물을 제외한 외부 음식 반입이 제한됐다. 현장에서 만난 직장인 이모(38)씨는 “처음에는 음식을 못 들고 오게 해서 마음이 불편했다”면서도 “F&B 구매가 기부로 이어진다는 설명을 듣고 화가 누그러졌다. bhc 치킨과 아웃백 메뉴를 기꺼이 구매하게 됐다”고 말했다.

사회공헌 파트너들과의 협업도 행사 동선에 배치됐다. 초록우산 부스에서는 가족돌봄아동인 영케어러 지원 활동을 소개했다. 아름다운가게는 기부 물품을 가져온 관람객에게 굿즈를 증정하고, 현장에서 기부영수증도 발급했다. 한식진흥원과 공공배달앱 땡겨요도 부스 운영에 참여했다. 공연을 보러 온 시민들이 기부와 공익 활동을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도록 한 구성이다.
사회공헌 비용을 브랜드 경험으로 확장
이날 난지한강공원 풍경은 외식기업의 사회공헌 방식이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무대 위에서는 음악이 흐르고, 잔디밭에서는 가족들이 치킨과 음식을 나눴다. 한쪽에서는 기부 물품을 접수했고, 다른 한쪽에서는 아이들이 게임에 참여했다. 무료 콘서트라는 문턱 낮은 방식으로 사람을 모으되, 그 안에 앱 마케팅과 기부, 브랜드 체험을 촘촘히 넣은 행사였다.
외식업계에서는 브랜드 경험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치킨 시장은 메뉴 차별화가 쉽지 않고 배달앱과 할인 프로모션 경쟁도 치열하다. 단순 할인이나 신제품만으로는 고객 충성도를 확보하기 어려워진 상황이다. bhc의 이번 행사는 소비자가 브랜드를 ‘사 먹는 대상’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는 대상’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오프라인 경험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다만 정례 행사화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bhc는 이번 행사의 운영 성과와 고객 반응을 면밀히 검토한 뒤, ESG 전략 방향성과 연계해 향후 계획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bhc 관계자는 “좋은 음식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고객과 지역사회가 함께 가치를 나누는 방식으로 ESG를 실천하고자 했다”며 “이번 행사 성과와 고객 반응을 바탕으로 브랜드 경험과 사회공헌을 연결하는 활동을 지속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신수정 (sjsj@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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