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의 광고 요금제, 효과 있었을까?

조회수 2023. 3. 8.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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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전성시대가 저물고, 이제는 오히려 위기라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고 각국 정부가 점차 일상 회복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OTT 업계는 코로나19 펜데믹 이후 가장 큰 수혜자로 꼽힙니다. 전염병 사태로 사람들이 외부 활동을 최소화하면서 집에서 OTT를 보는 것이 유일한 취미가 됐거든요.

주요 OTT 플랫폼은 펜데믹 기간에 폭발적으로 성장했습니다. 지난 몇 년간 가입자를 지속적으로 늘리며 상승 곡선을 그렸죠. 그 중심에는 단연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가 있었어요. 이들의 상승세는 끝나지 않을 것만 같았답니다.

뒤바뀐 상황에…넷플릭스·디즈니플러스의 초점은 ‘수익성 개선’

하지만 지난해부터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어요. 넷플릭스는 지난해 1~2분기 연속으로 가입자 감소를 보고했습니다. 이는 서비스를 시작한 후 처음 발생한 가입자 이탈이었어요. 회사 입장에서 뼈아픈 결과가 아닐 수 없었죠. 반면 디즈니플러스는 이 기간에 가입자가 증가했지만, 동시에 콘텐츠 제작 비용도 증가해 오히려 적자가 확대됐어요.

이들은 수익성을 개선할 방법을 찾아야 했어요. 결국 지난해 11월, 넷플릭스는 광고 요금제를 가장 먼저 꺼내 들었습니다. 기존 요금제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신규 가입자를 늘리고, 광고주를 통한 수익 창출이 목표였죠. 넷플릭스의 광고 요금제는 5500원으로, 기존 요금제의 절반 수준이었습니다.

이어서 한달 후인 지난해 12월, 디즈니플러스도 미국에서 광고 요금제를 출시했습니다. 디즈니플러스는 광고 요금제를 출시하면서 기존 요금제를 인상했는데요. 광고 요금제는 기존 베이직 요금제의 요금이었던 7.99달러로 책정됐어요. 기존 베이직 요금제는 7.99달러에서 10.99달러로 인상됐습니다.

‘신규 가입자 766만 명 추가’ 넷플릭스, 광고 요금제 긍정적 효과?

야심 차게 도입한 광고 요금제, 과연 효과가 있었을까요. 우선 광고 요금제가 처음 시행됐던 지난해 4분기 실적을 살펴봤는데요. 넷플릭스는 지난해 4분기 신규 가입자 수 766만 명을 추가하며 긍정적인 성과를 거뒀어요. 이는 자체 예상치였던 450만 명을 상회하는 결과였죠. 이로써 넷플릭스의 유료 가입자는 2억 3000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일각에서는 가입자 증가에 광고 요금제의 영향이 있었다고 분석했는데요. 넷플릭스가 기존보다 더 저렴한 구독료로 신규 가입자의 진입 장벽을 낮추면서 가입자 증가에 영향이 있었다는 겁니다. 광고를 봐야 하는 불편함이 있지만, 그래도 기존 요금제의 절반 값 수준인 저렴한 가격이 매력적인 요소가 됐을 거라는 거예요.

하지만 넷플릭스는 광고 요금제로 추가한 신규 가입자가 몇 명인지 정확히 밝히지 않았습니다. 그렇기에, 4분기 가입자 수 증가가 광고 요금제의 효과라고 단언하기 어려워요. 업계 전문가들은 매해 4분기마다 가입자 수는 증가했고, 야외활동이 적어진 계절적 요인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오히려 광고 요금제가 효과가 없었다는 데에 무게가 실리고 있어요. 지난해 12월, 월스트리트저널(WSJ)는 정보 분석 업체 안테나의 조사를 인용해 광고 요금제가 큰 효과가 없었다고 보도했습니다. 조사에 따르면 11~12월 한 달간 미국에서 광고 요금제를 선택한 가입자는 9% 불과했습니다. 광고 요금제를 택한 이들 중 43%는 더 비싼 요금제를 사용하다가 하향 선택한 기존 가입자였어요. 그러니까, 광고 요금제로 넷플릭스에 처음 발을 딛은 신규 가입자는 9%보다 더 적은 셈이죠.

사상 첫 가입자 감소 보고한 디즈니플러스…광고 요금제 효과 ‘글쎄’

디즈니플러스도 광고 요금제의 효과를 크게 보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회사는 지난 4분기(회계연도 1분기) 서비스 출범 이래 첫 가입자 감소를 보고했어요. 전 분기 대비 240만 명의 가입자를 잃어 총 1억 6420만 명의 가입자를 기록했죠. 넷플릭스가 가입자를 잃었을 때도, 꾸준히 가입자를 늘린 디즈니플러스였기에 충격은 더 컸습니다.

광고 요금제를 출시하면서 북미 지역 구독료를 인상한 것이 가입자 감소의 원인 중 하나였어요. 디즈니플러스는 광고 요금제를 기존 베이직 요금제보다 낮게 출시하지 않고, 오히려 베이직 요금제의 가격을 올리는 선택을 했죠. 광고 요금제는 가격 인상 전 베이직 요금제와 같은 가격으로 책정됐는데요. 기존 요금제와 같은 가격을 내고 광고까지 봐야 하는 요금제를 소비자들이 반길 일은 없었습니다.

다만 가격을 올린 덕분에 디즈니 스트리밍 서비스 손실액은 약 4억 2000만 달러 줄었습니다. 구독료가 올랐으니, 어쩌면 당연한 결과죠. 그러나, 광고 요금제 도입이 신규 가입자를 즉각적으로 끌어들일 만큼 매력적인 옵션은 아니었던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성공 여부 불확실한 광고 요금제…그래도 한동안 계속될 것

(출처: 넷플릭스 코리아)

국내 소비자 사이에서도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의 광고 요금제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이 더 큽니다. 컨슈머인사이트의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1%가 광고 요금제를 이용하고 싶지 않다고 답했어요. 이들이 광고 요금제를 꺼리는 이유는 광고 자체에 대한 거부감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네티즌이 “내 돈 내고 광고까지 봐야 하냐”며 불만을 터뜨렸어요.

부정적인 반응이 대다수인 상황에서 광고 요금제가 득이 될지, 실이 될지 아직 불확실한 건데요.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광고 요금제가 도움이 될 것이란 입장입니다. 넷플릭스는 4분기 실적 발표 이후 주주 서한에서 “광고 요금제가 점진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우리의 믿음을 확인했다”고 말했어요. 다만, 광고 요금제가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당장의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고 덧붙였어요.

(출처: 디즈니플러스 웹사이트 캡쳐)

디즈니플러스 역시 광고 요금제가 2023년 회계연도 후반까지 유의미한 재정적 결과를 가져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봤어요. 하지만 로버트 아이거(Robert Iger) 디즈니 최고경영자(CEO)는 광고 요금제로 구독료가 3달러나 올랐지만 이탈한 가입자는 적은 편이라고 말했어요. 그는 이 점을 의미 있게 봐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물론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의 광고 요금제가 시행된 지 얼마 안 된 만큼, 유의미한 결과를 보려면 더 지켜봐야 하는 게 맞을 수도 있어요. 일단 회사가 광고 요금제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가진 만큼 광고 요금제를 통한 수익 개선 시도는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이수현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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