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자동 한솔마을, 내달 20일부터 4개월간 이주 시작…1271가구 대단지로 리모델링 본격화

분당신도시 정자동 한솔마을5단지 리모델링 사업이 본격적인 이주 단계에 들어서면서 인근 전·월세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다음 달부터 약 1000가구가 넘는 대단지 주민들이 순차적으로 이주할 예정인 가운데 이미 부족한 임대 매물 상황에서 대규모 수요가 한꺼번에 유입되면서 정자동 일대를 중심으로 전세난이 현실화되는 모습이다. 특히 분당은 리모델링 사업이 활발한 대표적 1기 신도시인 만큼 향후 이주 수요가 반복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임대시장 불안이 구조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내달 20일부터 4개월간 이주 시작…정자동 한솔5단지 1271가구 대단지로 탈바꿈

그동안 소송과 시공사 선정 문제 등으로 사업이 지연됐던 한솔마을 5단지가 지난달 30일 조합원과 세입자를 대상으로 이주 개시를 공식 공고했다. 이에 따라 이달 19일부터 28일까지 이주계획서 접수와 신탁등기, 이주비 대출 신청이 진행될 예정이다. 실제 이주 기간은 다음달 20일부터 오는 7월 20일까지 약 4개월로 예정돼 있다.
한솔마을 주공5단지 아파트는 1기 신도시 가운데 최초로 리모델링 사업계획 승인을 받은 대단지 아파트다. 시공은 포스코건설과 쌍용건설이 맡았으며 기존 12개 동을 16개 동으로 늘리는 수평·별동 증축이 추진된다. 동 수가 늘어나면서 전체 가구 수는 기존 1156가구에서 1271가구로 확대돼 총 115가구가 증가할 예정이다. 대단지 프리미엄과 함께 주거 환경 개선 효과까지 기대된다는 평가다.
정자동은 분당 내에서도 학군과 생활 인프라가 잘 갖춰진 지역으로 손꼽힌다. 수인분당선과 신분당선의 환승역인 정자역까지 도보 약 10분 거리로 판교와 강남권은 물론 서울 주요 업무지구로의 접근성이 뛰어나다. 특히 신분당선을 이용하면 강남까지 22분이면 이동할 수 있어 직주근접을 선호하는 수요층의 관심이 높다. 또 서울시청과 종로 방면으로 향하는 광역버스 노선도 다양하게 운영되고 있다. 이러한 교통 편의성은 정자동의 선호도를 유지하는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성남시를 지나가는 탄천도 가까워 산책과 운동 등 여가 활동을 즐기기에도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다. 도심과 자연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입지적 장점 덕분에 그간 정자동은 실수요자들 사이에서 주거 선호도가 높은 지역으로 꾸준히 평가받아 왔다. 이렇다 보니 정자동은 자금의 여유가 있는 신혼부부와 학령기 자녀를 둔 가구의 선호도가 높은 곳이다. 1000가구 이상의 대단지 이주 수요에 더해 타 지역에서 신규 전세를 찾는 실수요까지 겹치게 될 경우 정자동 내에 전셋값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솔마을 5단지 이주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인근 전·월세 시장도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30일 이주 공고가 발표되자마자 주변 공인중개업소에는 문의가 급증했다는 전언이다. 정자동은 전체 임대 매물의 약 70%가 전세로 구성될 만큼 전세 비중이 높은 지역인데 1000가구가 넘는 대단지 주민들이 동시에 이주 수요로 시장에 나오면 단기간 내 전세 물량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공인중개사는 “다음 달부터 1000세대가 넘는 주민들이 한꺼번에 전월세 매물을 찾게 되는데 현재 분당 내 전세 매물은 이미 부족한 상황에 놓여있다”며 “분당은 전세 가격이 매매가의 약 30% 수준을 형성하는 특이한 구조를 보이는데 대단지 이주로 전세 매물이 빠르게 소진될 경우 주변 단지의 전세 가격 상승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분당 내에서 매물을 구하지 못한 수요가 인근 지역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며 “죽전·수지·광교 등 인접 생활권까지 전세 수요가 확산되면 해당 지역 역시 단기적으로 전세 가격이 오를 수 있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750세대 단지도 전세 매물은 ‘0건’…상록·정든마을 등 인근 단지 품귀 현상 심화
분당구는 1990년대 1기 신도시로 조성된 지역으로 단지 노후화와 높은 용적률로 인해 리모델링 사업이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다. 현재 분당 내에서는 구미동 무지개마을 4단지와 느티마을 3·4단지 등이 리모델링을 진행 중이다. 특히 느티마을 3·4단지가 2023년 이주 공고를 발표했을 당시 인근 단지로 이동하려는 세입자 수요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정자동 일대 전세 시장이 단기간 혼란을 겪었다.
당시 리모델링을 위해 이주 공고를 냈을 때 주변 단지로 이동하기 위한 수요가 한꺼번에 몰리게 되면서 전세 매물이 빠르게 소진됐다. 공인중개사들에 따르면 일부 평형의 경우 1억원 가량 올랐으며 집주인들이 부르는 가격에 세입자들이 가격이 맞춰주는 모습을 보였다고 회상했다.

주민들 역시 전세 가격 상승을 우려하고 있다. 박상현 씨(43·남)는 “아이의 학원 등 생활 환경을 크게 바꾸고 싶지 않아서 이 인근에서 이동하고 싶지만 5단지 주변에 전세 매물이 거의 없어 걱정이 크다”며 “1000가구가 넘는 대단지 주민들이 한꺼번에 이주를 준비하다 보면 수요는 계속 늘어날 텐데 공급은 한정돼 있어 전세를 구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박 씨는 “앞으로는 집주인이 제시하는 가격에 최대한 맞춰야 계약이 가능할 것 같다”며 “만약 원하는 가격대에 적절한 매물이 없다면 수지나 죽전 등 인근 지역으로 이사하는 방안까지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KB부동산에 따르면 다음 달 이주를 앞둔 한솔마을 5단지 인근 20평대 아파트 전세 매물은 현재 최소 4억원대에서 최고 7억원대까지 가격이 형성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한솔마을 인근의 상록마을 라이프아파트와 정든마을 신화아파트 등 일부 단지에서는 전세 매물이 단 한 건도 등록되지 않은 사례도 확인됐다. 사실상 정자동 내 전세 매물 품귀 현상이 현실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월세 시장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5단지 바로 앞에 위치한 한솔마을 6단지는 최근 리모델링 조합 설립 허가를 받은 단지로 현재 단지 내에서 월세 매물을 찾아보기 어려운 상태다. 1700세대가 넘는 대단지인 상록마을 또한 월세 매물이 약 6건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세 매물이 전무한 정든마을 신화아파트 역시 월세 매물조차 등록되지 않아 임대 물량 부족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는 상황이다.
분당신도시는 리모델링과 재건축 사업을 앞두거나 준비하고 있는 단지가 많은 만큼 이주 수요가 반복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대단지 위주의 사업 특성상 한 번에 수 천 가구가 이동하면 인근 지역의 매물이 빠르게 소진될 수 밖에 없다. 이에 따라 단기간에 임대 수요가 집중되는 현상이 이어질 경우 전세난이 지금보다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문가들 역시 최근 임대 시장 위축과 매물 부족 현상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서진형 광운대학교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실거주 의무와 대출 규제 등 각종 규제로 인해 전세 매물이 충분히 나오지 못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며 “이로 인해 시장 유동성이 떨어지고, 부동산 시장 전반이 활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분당은 다른 1기 신도시와 비교해 재건축·재개발·리모델링 사업이 상대적으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지역이다 보니 이주 수요가 반복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며 “현재와 같은 매물 부족 현상도 주기적으로 되풀이될 가능성이 큰 만큼 정책의 일정 부분을 완화해 시장에 매물이 원활하게 공급될 수 있도록 보다 유연한 정책 운용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글=고인혜 르데스크 기자
☞ 기사 속 Q&A
Q1. 한솔마을 5단지 이주 기간은 언제이며 이주 전 사전 절차는 무엇인가?
A. 2026년 3월 20일부터 7월 20일까지 약 4개월이며 2월 19일~28일까지 이주계획서 접수, 신탁등기, 이주비 대출 신청이 진행된다.
Q2. 리모델링은 어떤 방식으로 증축되며 완공 이후 가구 수는 얼마나 늘어나게 되는가?
A. 기존 12개 동을 16개 동으로 늘리는 수평 및 별동 증축 방식으로 진행되며 기존 1156가구에서 1271가구로 115가구가 증가하게 된다.
Q3. 정자동의 주요 주거 선호 요인은 무엇인가?
A. 정자역(신분당선·수인분당선), 탄천 녹지, 우수한 학군 및 강남 접근성(22분) 등이 손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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