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먹거리 X파일] 현대건설, 플랜트 추정손익 '마이너스' 지속

서울 종로구 현대건설 본사 계동사옥 전경 / 사진 = 현대건설

현대건설이 올해 상반기 진행 중인 공사의 수익과 원가 추정치를 변경하면서 당기손익에 2861억원의 손실을 반영했다. 국내 주요 10개 건설사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향후 공정에서 인식할 것으로 예상한 이익 증가분은 3480억원으로 가장 많았지만 대부분 건축·주택에서 발생했고 플랜트·전력의 원가 부담은 이어졌다.

경쟁 9개사, 상반기 평균 533억 이익 반영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총계약수익·원가 추정 변경으로 올해 상반기 연결 당기손익에 2861억원의 손실을 반영했다. 손실 반영 규모는 올해 시공능력평가 상위 10개사 중 최대다. 업체별 사업구성과 공종 분류가 달라 절대적인 수익성 순위로 볼 수는 없지만 진행 중인 공사의 예상 수익성이 당기손익에 미친 방향과 규모를 확인할 수 있다.

10개사 가운데 총계약수익·원가 추정 변경으로 당기손실을 반영한 회사는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롯데건설, 포스코이앤씨 등 4곳이다. 현대건설의 손실 반영액은 두 번째로 큰 삼성물산의 455억원보다 6배 이상 많다. 나머지 9개사의 당기손익 영향을 합산하면 4794억원의 이익이 발생한다. 회사당 평균은 533억원이다.

현대건설의 향후 손익 개선액도 3480억원으로 10개사 중 가장 컸다. SK에코플랜트 3295억원, 대우건설 2946억원, 삼성물산 2798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다만 당기에 반영한 손실이 커 향후 손익까지 합친 계약 전체 마진 개선액은 619억원에 그쳤다. 롯데건설을 제외하면 10개사 중 가장 작은 수준이다.

현대건설이 공사 수익성을 보수적으로 조정해 손실을 먼저 반영하고 남은 공정의 이익을 미래 기간에 배분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향후 손익은 아직 실현되지 않은 추정치다. 발주처의 계약금액 조정 승인과 추가 원가 발생 여부에 따라 실제 인식액은 달라질 수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전체적인 부담은 완화됐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상반기 당기손실 4233억원을 반영했고 향후 이익은 2262억원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계약 전체 마진이 1971억원 악화됐던 지난해 상반기와 달리 올해는 619억원 개선됐다.

건축·주택이 상쇄…플랜트 부담 지속

전체 계약 마진 개선은 건축·주택이 이끌었다. 현대건설의 올해 상반기 건축·주택 총계약수익 추정치는 1조19억원, 총계약원가 추정치는 7764억원 증가했다. 당기손익에 189억원의 손실을 반영했지만 향후 이익은 2444억원 늘어날 것으로 추정됐다. 이를 합친 계약 전체 마진 개선액은 2255억원이다.

플랜트·전력은 반대 흐름을 보였다. 총계약수익 추정치가 1조2990억원 증가하는 동안 원가 추정치는 1조4215억원 늘었다. 당기손익에 1781억원의 손실이 반영됐고 향후 이익 증가액은 556억원에 그쳤다. 계약 전체 예상 마진은 1225억원 악화됐다.

플랜트 공종을 별도로 공시한 주요 건설사와 비교해도 현대건설의 당기손실 반영액이 가장 크다. GS건설 플랜트사업본부는 1264억원, 포스코이앤씨 플랜트 부문은 646억원, 대우건설은 443억원, 롯데건설은 235억원의 손실을 각각 반영했다. 반면 DL이앤씨와 삼성물산은 각각 325억원과 275억원의 이익을 반영했다.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하면 현대건설 플랜트의 계약 전체 마진 악화액은 2528억원에서 1225억원으로 줄었다. 향후 손익도 621억원의 손실에서 556억원의 이익으로 전환됐다. 원가 부담이 완화되는 흐름은 나타났지만 원가 증가액이 계약수익 증가액을 웃도는 구조는 이어졌다.

다만 플랜트·전력의 총계약수익·원가 추정 변경은 수년째 당기손익에 손실로 작용하고 있다. 연결 기준 손실 반영액은 2021년 797억원에서 2022년 3561억원으로 확대됐다. 2023년에는 2932억원, 2024년에는 1조9595억원, 지난해에는 657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1781억원까지 더하면 2021년 이후 누적 손실 영향은 3조5237억원에 달한다.

별도 기준으로도 유사한 흐름이다. 플랜트·전력 손실 반영액은 2021년 111억원, 2022년 1225억원, 2023년 1819억원, 2024년 643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5741억원과 올해 상반기 2331억원을 포함한 누적 손실 영향은 1조7659억원이다. 토목·인프라 역시 연결 기준으로 2021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매년 추정 변경으로 당기손실을 반영했다.

플랜트·인프라 부문 수익성 악화의 배경에는 발주처의 잦은 설계변경과 공정순서 변경 요구, 공사기간 추가 연장 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기 연장에는 합의했지만 계약금액 조정이 늦어지는 등 차질이 생기면서 협력사가 이탈했고 재동원 과정에서 사업비 부담이 거듭 늘어났다는 설명이다.

현대건설은 “공정을 앞당기기 위해 협력사에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일부 공사를 직영 방식으로 전환하거나 공사기간 연장에 따른 현장경상비와 장비비, 기자재 보증비용과 시운전 비용이 추가됐다”며 “일부 합작공사에서는 다른 참여자가 이행하지 않은 자금 납입 의무까지 현대건설 연결실체가 추가로 부담하며 수익성이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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