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 주범 이산화탄소, 바다에 녹여 제거한다

포스텍

이산화탄소를 바다에 녹여 제거하는 기술을 개발한 연구진. 포스텍 제공

국내 연구진이 이산화탄소를 바다에 녹여 친환경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지구 온난화의 주된 원인인 온실가스 배출원을 제거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포스텍은 황인환‧김민성 생명과학과 교수 연구팀이 포스텍 창업보육센터 입주기업인 바이오컴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대기에 포함된 이산화탄소를 바다에 녹이고 바닷속의 금속 이온과 탄산염 형성을 유도해 이산화탄소를 대기에서 제거하는 데 성공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이산화탄소 활용 저널’ 온라인판에 최근 게재됐다. 

현재 온실가스 감축 노력과 정책 대다수는 온실가스 주요 배출원을 관리하는 데 집중돼 있어 대기에 축적된 온실가스를 직접 제거하는 기술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산화탄소를 효율적으로 제거하는 수단으로는 탄산무수화효소(CA)가 주목받는다. 이 효소는 기체인 이산화탄소(CO2)를 물(H2O)에 녹여 탄산(H2CO3)으로 변환시킬 수 있지만 온도나 염분 변화에 쉽게 불안정해질 수 있다는 게 단점이다. 

연구팀은 CA의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컴퓨터 설계 기술을 기반으로 서로 다른 특성을 가진 효소를 결합해 새로운 효소를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을 활용하면 내구성이 좋지만 활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효소와 활성은 매우 높지만 내구성이 낮은 효소를 재조합해 고온이나 알칼리성 환경에서도 활성과 내구성이 모두 뛰어난 하이브리드 효소를 만들 수 있다.

연구팀은 개발한 기술을 이용해 100℃에서도 24시간 동안 효율을 80% 이상 유지하고 성능이 10% 향상된 CA 개발에 성공했다. 또 염분 내성이 강화된 CA를 사용해 공기 중 이산화탄소를 바닷물에 효과적으로 용해했다. 이산화탄소가 바닷물 속 칼슘(Ca2+)·마그네슘(Mg2+) 이온과 결합해 탄산염을 형성하도록 수소이온농도지수(pH)를 조절하는 기술도 구현했다.

실험을 통해 확인한 결과 공기 중에서 바다로 이동한 이산화탄소는 다시 대기로 방출되지 않고 바다에 머물렀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의 핵심은 생체 촉매인 CA를 활용해 축적된 이산화탄소를 친환경적인 방식으로 제거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이번 연구의 의미를 강조했다.

황인환 교수는 “연구팀의 기술이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를 낮추는 데 실질적으로 기여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더욱 혁신적인 방법을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에 참여한 류봉열  바이오컴 대표는 “후속 연구를 통해 효율이 향상되고 규모가 훨씬 큰 장치를 개발한다면 대기로부터 많은 양의 이산화탄소를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참고 자료>

- doi.org/10.1016/j.jcou.2024.102912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