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미래에셋벤처투자, 첫 공동 펀드 결성 '맞손'…대형 VC 시너지 노림수

신한벤처투자와 미래에셋벤처투자가 손잡고 신규 펀드를 결성한다. 펀드레이징에 필요한 경쟁력 강화와 시너지 창출을 기대하는 행보로 풀이된다. 서로 다른 금융그룹 계열의 벤처캐피털(VC)이 공동운용사(Co-GP)로 나서는 것은 드문 사례라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26일 벤처투자 업계에 따르면 양사는 한국성장금융이 진행하는 기술혁신전문펀드 6호 출자사업 가운데 ‘첨단제조AI/반도체·핵심소재 분야’ 부문에 Co-GP로 지원했다. 이번 사업은 2개 운용사를 선정해 각 250억원씩 총 500억원을 출자하며, 최소 1100억원 규모 이상의 펀드를 결성한다. 주목적 투자 대상은 첨단제조 및 인공지능(AI), 반도체, 핵심소재 분야 기업의 연구개발(R&D) 활동이다.

출자사업에는 신한벤처투자·미래에셋벤처투자를 비롯해 △에버베스트파트너스·하버브릭스파트너스(Co-GP)·에코프로파트너스 △엔베스터 △티더블유지에프파트너스 △파인밸류자산운용·코리아에셋투자증권(Co-GP) △힐스프링인베스트먼트 등 총 7곳이 도전했다. 성과보수 기준 수익률은 6%로 설정됐으며 다음 달 중 최종 GP가 선정된다. 선택된 운용사는 내년 2월까지 펀드 결성을 마무리해야 한다.

신한벤처투자와 미래에셋벤처투자의 협력이 주목되는 것은 두 회사 모두 공동운용 경험이 적기 때문이다. 신한벤처투자는 현재 17개 펀드에서 총 1조4414억원을 운용하고 있지만 단독운용이 대부분이다.

미래에셋벤처투자도 36개 펀드에서 1조3183억원을 굴리고 있으나 Co-GP 경험은 3건에 불과하다. 이 가운데 2개 펀드는 같은 그룹 계열사인 미래에셋캐피탈과 결성한 ‘미래에셋 세이지 2호’와 ‘미래에셋 이마트 신성장 1호’다. 외부 VC와 손잡은 사례는 플럭스벤처스와 함께 만든 ‘미래에셋-플럭스 핀테크 혁신펀드’가 유일하다.

금융그룹 계열의 두 대형 VC 간 협력은 업계에서도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일반적으로 계열사 기반의 자금조달력이 탄탄한 만큼 독자운용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안정적인 트랙레코드를 기반으로 GP 자격을 확실히 확보하겠다는 전략적 선택일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이외에도 양사는 산업은행이 주관하는 1200억원 규모의 남부권 지역성장지원펀드 프라이빗에쿼티(PE) 분야에도 Co-GP로 도전했다. 두 출자사업을 모두 따낼 경우 내년에 총 1750억원 규모의 펀드레이징에 돌입하게 된다.

양사 관계자는 “금융그룹 계열 VC인 두 회사가 컨소시엄을 꾸리면서 펀드레이징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고, 투자본부 차원에서도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 작용했다”며 “다만 추가 협력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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