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대구시 2030 수소버스 시대 ‘성큼’…충전 인프라 시급하지만, 사업자 선정 ‘난항’
유곡·대곡 액화수소충전소, 기존 사업자 SK플러그하이버스 설치 포기로 사업자 재선정 ‘난항’
운수업계 “충전소 없는데, 차만 늘리면 어쩌나” 우려
대구시가 탄소중립 실현과 쾌적한 대기환경 조성을 위해 친환경버스 도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야심찬 친환경버스 보급 계획과 달리, 핵심 인프라인 액화수소충전소 구축사업이 사업자 선정 단계부터 삐걱거리며 '빨간불'이 켜졌다.

대구시는 올해 수소버스 30대와 저상 천연가스(CNG)버스 129대, 전기버스 1대 등 총 160대의 친환경버스를 신규 도입한다고 최근 밝혔다. 이는 대구시가 추진 중인 '2050 탄소중립 정책'을 가속화하는 전략의 일환이다.
특히 대구시는 오는 2030년까지 수소버스 400대를 보급하겠다는 로드맵을 수립한 상태다. 장거리 주행이 가능하고, 충전시간이 짧은 수소버스는 시내버스 노선의 친환경화에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현재 대구지역 수소버스는 77대로 2년 만에 10배 이상 늘었으며, 올해 30대가 추가로 도입될 예정이다. 수소버스 1대당 총 3억1천만 원의 보조금 역시 지원하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노후 시내버스를 순차적으로 친환경버스로 교체해 도심 미세먼지를 줄이고, 시민들에게 쾌적한 교통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제는 수소버스 보급 속도를 뒷받침해야 할 충전 인프라 구축이 당초 계획보다 늦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대구에 조성된 수소충전소는 모두 6곳이다. 기체수소충전소는 성서·관음·혁신도시·달성군 주행시험장 4곳이며, 액화수소충전소의 경우 검단차고지 1곳이 있다.
액화수소는 기체수소를 -253℃로 냉각해 액체 상태로 만들어지면서, 기체 상태의 수소보다 부피가 약 800분의 1로 줄어든다. 이 때문에 수소버스 등 대용량 충전이 필요한 차량에 기체수소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양을 저장할 수 있어 유리하다.
이 같은 장점 때문에 다른 지자체와 마찬가지로 대구시는 액화수소충전소를 추가로 구축하기 위해 충전소별로 110억 원의 예산을 배정했다. 하지만 오는 10월 착공을 앞둔 범물차고지를 제외하고, 유곡차고지와 대곡차고지는 현재 충전소 설치가 어려운 상황이다.
당초 액화수소충전소를 설치하는 사업에는 대형 수소충전시설 전문기업인 SK플러그하이버스가 사업자로 참여할 예정이었으나, 대구시의 수소버스 보유량과 사업성 등을 검토한 뒤 사업 참여를 포기했다. 이에 따라 대구시는 새로운 사업자를 선정하는 절차를 밟아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됐다.
또한 대곡차고지의 경우 기존 부지 면적을 2배로 확장한 뒤 액화수소충전소를 설치할 계획이었지만, 사업비 부족으로 부지 확장공사부터 난항을 겪고 있는 처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수소버스 운수업계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대구시의 계획대로 수소버스는 속속 현장에 투입되고 있지만, 전용 충전소가 제때 마련되지 않으면 운행효율이 급격히 떨어지기 때문이다.
현재 대구시내 수소충전시설은 수소버스 증가세를 감당하기에 역부족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수소버스 운전사는 수소가스를 많이 저장하고 충전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가스수소보다 액화수소를 선호하지만, 현재 액화수소충전소가 검단차고지에 유일하게 있기 때문에 충전을 위해 검단차고지까지 장거리를 빈 차로 이동해야 하는 실정이다. 이는 노선 운영의 차질과 비용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지역 운수업계 관계자는 "2030년까지 수소버스 도입을 확대하겠다는 대구시의 방향에는 동의하지만, 충전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수소버스 도입을 늘리는 것은 전시행정에 그칠 수 있다"며 "유곡차고지와 대곡차고지에 액화수소충전소를 빨리 설치하는 것을 비롯해 거점 충전 인프라의 조기 완공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해 대구시는 국토교통부에 CNG버스를 비롯한 시내버스 운행기간 연장 등을 건의해둔 상태다. 권순팔 대구시 버스운영과장은 "액화수소충전소 설치 사업자 재선정을 최대한 서둘러 인프라 공백을 최소화하겠다"며 "정부 및 관계기관과 협력해 수소버스 운행에 차질이 없도록 다각적인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원 기자 kjw@idaegu.com
Copyright © 대구일보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