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시장 선점하라”…대형 증권사들 거래소 지분 확보 전쟁
두나무·코인원·코빗 잇단 투자
성장동력 확보 디지털 자산 사업

국내 대형 증권사들이 가상자산거래소 지분 확보에 공격적으로 나서면서 금융투자업계의 '디지털 자산 패권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단순 투자 차원을 넘어 원화 스테이블코인, 토큰증권(STO), 실물자산토큰화(RWA)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한 전략적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삼성과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 등 국내 대표 금융그룹들이 잇따라 가상자산거래소 지분 확보에 뛰어들면서 업계에서는 "증권사들의 코인시장 진출 2라운드가 시작됐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삼성 계열 금융·IT사들 동시 투자
가장 눈에 띄는 움직임은 삼성 계열 금융·IT사들의 동시 투자다.
삼성증권, 삼성SDS, 삼성카드는 최근 카카오 계열사가 보유한 두나무 지분 4%를 총 6128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국내 최대 가상자산거래소인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에 대한 삼성 계열사의 대규모 전략 투자다.
삼성증권은 두나무와의 협업을 통해 토큰증권 발행·유통과 디지털 자산 서비스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삼성SDS는 블록체인과 AI·클라우드 기술을 접목한 차세대 금융 인프라 구축을 추진하고, 삼성카드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시대를 대비해 '모니모' 기반 디지털 결제 생태계 확장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이를 단순 재무적 투자보다 "미래 금융 플랫폼 주도권 확보" 차원의 움직임으로 해석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코인원 지분 20% 인수
한국투자증권도 가상자산거래소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코인원 지분 약 20% 인수를 두고 막바지 협상을 진행 중이다. 계약 조건과 투자 규모에 대한 최종 조율만 남은 단계로 알려졌다.
이미 미래에셋컨설팅은 지난 2월 코빗 지분 92.06%를 1335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하며 사실상 경영권 확보에 나섰다. 현재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가 진행 중이다.
또 한화투자증권은 이미 두나무 지분 9.84%를 확보해 주요 주주로 자리 잡고 있다.
증권사 미래 먹거리 경쟁 본격화
업계에서는 최근 디지털 자산 제도화 논의가 빨라진 점이 증권사들의 움직임을 자극한 핵심 배경으로 보고 있다. 정부와 정치권을 중심으로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 토큰증권 법제화, 실물자산 토큰화 허용 논의가 급물살을 타면서 미래 먹거리 경쟁이 본격화됐다는 것이다.
특히 기존 증권업의 성장 한계와 수익성 둔화 속에서 디지털 자산 시장이 새로운 수익원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증권사들이 가상자산 시장에 다소 신중한 태도를 보였지만 이제는 시장 진입 시기를 놓치면 주도권 자체를 잃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졌다"며 "거래소 지분 투자뿐 아니라 스테이블코인과 토큰증권 플랫폼 경쟁까지 빠르게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