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욱의 법으로 보는 중국 <76>] 부정이 더 큰 긍정의 함의를 갖는 부면청단

허욱 2022. 11. 21.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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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관심의 대상이 됐던 중국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가 최근 폐막했다.

외부에서 근심 어린 눈으로 바라보는 중국 정치 지형의 변화와는 별개로 제20차 중국 공산당 보고는 대외 개방을 한층 더 폭넓게 추진할 것을 선언했다.

부면청단의 축소와 장려 업종의 확대를 통한 외상 투자의 적극적인 유치가 중국 정부의 기본 방침임은 분명하나 실제로 중국 현지에서 사업을 하다 보면 법인 설립 등의 초기 단계에서부터 여러 가지 보이지 않는 규제가 부과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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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셔터스톡
허욱법무법인 세종 변호사 연세대 경영학·법학,베이징대 법학 박사, 사법연수원 33기, 전 법무법인 율촌 상하이 대표처 대표

전 세계 관심의 대상이 됐던 중국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가 최근 폐막했다. 외부에서 근심 어린 눈으로 바라보는 중국 정치 지형의 변화와는 별개로 제20차 중국 공산당 보고는 대외 개방을 한층 더 폭넓게 추진할 것을 선언했다. 특히 두 가지 영역에서 비즈니스 환경의 지속적인 개선을 선언했다. 하나는 지식재산권 보호, 시장 진입, 공정 경쟁, 사회 신용 등 시장경제의 기초 제도를 개선해 비즈니스 환경을 업그레이드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합리적으로 외자 진입의 부면청단을 축소하고 법에 따라 외상 투자의 권리와 이익을 보호하며 시장화, 법치화, 국제화된 일류 비즈니스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부면청단은 일정한 행위를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이른바, 네거티브 리스트를 말한다. 정식 명칭은 ‘외상투자진입특별관리조치(外商投資準入特別管理措施)’다. 금지하는 항목을 별도로 규정해 제한하니 실제로는 허용되는 항목이 훨씬 더 많다. 개혁·개방 초기부터 오랜 기간 중국은 정면청단(正面清单·Positive List) 제도로 지극히 제한적인 범위에서만 대외 개방을 통해 외국 기업들의 투자를 허용했다. 그러나 지금은 부면청단의 지속적인 축소를 통해 중국에 진출하는 외상 투자 범위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부면청단에 포함되지 않은 영역의 산업에 대해서는 내자일치 관리로 국내 기업과 외국 기업이 원칙적으로 중국 내에서 동일한 대우를 받게 한다.

부면청단의 축소를 통해 지속적으로 비즈니스 환경을 개선하고 있다고는 하나 중국은 자신들의 비즈니스 환경이 글로벌 수준과 비교했을 때 여러 방면에서 차이가 있음도 자인한다. 이에 이번 당대회에서 문제 지향적인 비즈니스 환경의 개선을 강조하며 처음으로 ‘제도적 개방’이라는 말을 언급했다. 제도적 개방이란 규칙, 규제, 관리, 표준 등에 중점을 둔 개방이다. 개방과 관련한 각종 규칙이나 표준이 공허한 구호에 그치지 않게 하겠다는 의미다. 예를 들어 서비스 산업 영역에서는 자유무역 시험구, 하이난 자유무역항 등 개방의 전초기지에는 이에 부합하는 서비스 분야의 표준을 구축해 기업의 혁신을 실질적으로 지원하고 촉진하며 더 이상 규제가 걸림돌이 되지 않게 하겠다는 것이다.

부면청단을 통해 외자에 대한 문호를 더 넓게 개방함과 동시에 적극적으로 외국의 투자를 장려하는 정책도 있다. 2022년 10월 29일 중국의 국가발전개혁위원회와 상무부는 공동으로 새로운 ‘외상투자장려산업목록(鼓勵外商投資産業目錄)’을 공포해 2023년 1월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간다. 장려 산업의 목록은 전국 범위에서 적용되는 목록과 중서부 지역(동북 지역과 하이난성 포함)에서 적용되는 목록으로 규정돼 있다. 총항목 수는 1474건으로 기존 목록보다 239건이 증가했다. 전국적 범위에서는 주로 바이오, 에너지 신기술, 의약품 제조 관련 소재, 하이테크 비철금속 재료 등의 제조업과 저탄소 친환경 에너지 절약 기술 서비스 등의 항목이 추가됐다.

부면청단의 축소와 장려 업종의 확대를 통한 외상 투자의 적극적인 유치가 중국 정부의 기본 방침임은 분명하나 실제로 중국 현지에서 사업을 하다 보면 법인 설립 등의 초기 단계에서부터 여러 가지 보이지 않는 규제가 부과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중국의 미래와 그에 대비하는 우리의 대응 방안에 대해 수많은 담론이 오가는 시기다. 양국 간의 관계도 부면청단같이 부정의 의미가 더 큰 긍정의 함의를 갖는 시절이 되기를 고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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