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가뭄 속 굶주린 주민들 위해 코끼리 200마리 도살 결정한 나라

박준우 기자 2024. 9. 21.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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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 년 만의 최악의 가뭄을 맞은 아프리카 짐바브웨가 굶주린 시민들을 먹이기 위해 코끼리를 대량 도살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지난주 시템비소 뇨니 환경부 장관도 의회에서 "짐바브웨에는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보다 더 많은 코끼리가 있고 이는 숲이 수용할 수 있는 것보다도 더 많다"며 "코끼리의 개체 수 과잉은 코끼리의 생존을 위한 자원 부족을 야기하며, 이는 짐바브웨에서 인간과 야생동물의 갈등을 부추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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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수십 년 만의 최악의 가뭄을 맞은 아프리카 짐바브웨가 굶주린 시민들을 먹이기 위해 코끼리를 대량 도살하기로 결정했다. 당국은 극심한 가뭄 속에 인류 생존을 위한 조치이자 통제라고 밝혔지만 이에 대한 환경단체들의 시선은 따갑다.

티나세 파라워 짐바브웨 공원 및 야생동물 관리청 대변인은 지난 16일(현지시간) CNN과의 인터뷰에서 "인구의 거의 절반이 급성 기아의 위험에 직면한 상황에서 코끼리 200마리를 도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파라워 대변인은 "우리는 가능한 한 빨리 시작할 수 있도록 서류 작업을 하고 있다"며 "계획된 도살은 코끼리 개체 수가 많은 지역을 대상으로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짐바브웨가 코끼리 도살을 결정한 것은 지난 1988년 이후 처음이라고 CNN은 전했다. 파라워 대변인은 "현재 짐바브웨에는 8만4000마리 이상의 코끼리가 서식하고 있으며, 이는 자국의 수용 능력인 4만5000마리의 약 두 배"라고 설명했다. 현재 짐바브웨의 코끼리 개체 수는 보츠와나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다.

파라와 대변인은 이번 결정이 비단 기아 때문만이 아니라 코끼리의 인간 공격이 잇따른 이후 코끼리와 인간 사이의 갈등을 줄이기 위한 광범위한 조치의 일환이라고도 주장했다. 그는 "코끼리는 지역사회에 많은 혼란을 야기하고 사람들을 죽이고 있다. 지난주에는 북부 지역에서 한 여성이 코끼리에 의해 목숨을 잃었고 그 전 주에도 같은 일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올해 짐바브웨에서 인간과 야생동물 간의 충돌로 인해 최소 31명이 사망했다.

앞서 지난주 시템비소 뇨니 환경부 장관도 의회에서 "짐바브웨에는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보다 더 많은 코끼리가 있고 이는 숲이 수용할 수 있는 것보다도 더 많다"며 "코끼리의 개체 수 과잉은 코끼리의 생존을 위한 자원 부족을 야기하며, 이는 짐바브웨에서 인간과 야생동물의 갈등을 부추긴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짐 파크(짐바브웨 공원 및 야생동물 관리청) 및 일부 지역사회와 나미비아가 한 것처럼 코끼리 수를 세고, 여성들을 동원해 고기를 말리고 포장하여 단백질이 필요한 일부 지역사회에 전달할 수 있도록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특정 공원에 야생동물의 개체 수가 너무 많으면 코끼리는 물이나 녹지와 같은 다른 자원을 찾기 위해 공원 밖으로 나가려고 해 인간과 접촉하게 되고 갈등이 시작된다"고 덧붙였다.

이는 앞서 인접국인 나미비아가 내린 결정과 비슷하다. 나미비아에서는 지난달 코끼리를 포함한 야생동물 700마리의 도축이 승인되어 그 고기를 식량 불안에 직면한 사람들에게 분배하도록 했다. 나미비아 환경산림관광부는 이미 150마리 이상의 동물이 도살되었으며, 12만 5000파운드 이상의 고기가 지급됐다고 밝혔다. 짐바브웨와 나미비아 등 남부 아프리카 국가들은 연초부터 심각한 엘니뇨로 인해 극심한 가뭄을 겪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코끼리 살처분 계획에 대한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다.

짐바브웨에 기반을 둔 옹호 단체인 천연자원 거버넌스 센터를 이끌고 있는 파라이 마구우는 엑스(X·구 트위터)에 올린 게시물에서 "코끼리 살처분은 중단되어야 한다"며 "코끼리는 존재할 권리가 있고 미래 세대는 자연 서식지에서 코끼리를 볼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보존 생물학자이자 천연자원 컨설턴트인 키스 린제이도 식량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야생동물을 이용하는 것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며 "지속 불가능할 수 있는 부시미트에 대한 더 정기적이고 지속적인 수요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박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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