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73-화합시대] 조화를 이루는 비빔밥처럼… 화합의 시대 만들자
2022년 고인이 된 이어령 초대 문화부 장관은 비빔밥에 대해 "날것도 익힌 것도 아닌 그 중간 항(項), 자연과 문명을 서로 조합하려는 시스템 속에서 음식을 만들어 낸 것이 비빔밥"이라며 '맛의 교향곡'이라 극찬했다.
또한 우리 문화의 힘이 바로 '비빔밥'의 조화로움에서 나온다고 했다. 고인의 말처럼 비빔밥은 각종 채소와 나물, 고추장 그리고 참기름 등 각각의 구성요소가 한데 섞이며 새로운 맛과 조화를 내는 음식이다.
흔히 우리는 비빔밥이 한국의 융합 문화와 섞임의 미학 진수라고 한다. 고추장에 벌겋게 물들었지만 고명 하나 하나가 본연의 맛과 식감을 유지한다.
충청권을 넘어서 우리 사회는 '위기'다.
초저출산과 급고령화 추세 아래 가족 붕괴와 지역 소멸이 나타나고 있다.
저성장 고착화도 문제다. 급변하는 대외 환경과 대내외적 위기를 슬기롭게 헤쳐 나가려면 다양한 갈등과 증오, 반목을 딛고 국민적 역량을 하나로 모아야 한다.
하지만, 오늘의 대한민국은 '양극화'의 수렁에 깊게 빠져 있다. 기존의 계층, 이념, 지역뿐만 아니라 새로운 세대, 남녀, 고용 사이의 갈등이 뒤섞여 있다. 사회경제적 양극화가 계층 간의 반목을 가져왔고, 광장의 팬덤정치에 따른 진영 대립이 우리 사회를 이념으로 갈라 세웠다.
'내편' 아니면 '적'이라는 극단적 적대 행태는 우리 사회를 더 병들게 할 뿐이다. 비빔밥과 같이 각각의 재료 본연의 맛을 유지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낼 묘안이 시급하다.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소통과 대화로 신뢰와 연대 회복이 필요하다. 통합과 화합으로 동반 성장 가능한 혁신의 시대로 나아가야 한다.
이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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