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하고도 챔피언 결정전에서 아쉬운 준우승에 그쳤던 한국도로공사가 2026-2027 시즌을 향한 첫 번째 퍼즐로 '수비의 명수'를 낙점했습니다. 한국도로공사 구단은 28일, 일본 국가대표 출신의 베테랑 아웃사이드 히터 우치세토 마미를 새로운 아시아쿼터 선수로 영입했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태국 출신의 타나차 선수가 GS칼텍스로 떠나면서 생긴 빈자리를 화력 대신 '안정감'으로 채우겠다는 김영래 감독대행 체제의 명확한 전략적 선택이 엿보이는 대목입니다.

사실 지난 시즌 도로공사는 정규리그를 제패하며 강력한 면모를 보였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챔피언 결정전에서는 뒷심 부족으로 고배를 마셨습니다. 당시 팀을 이끌었던 김종민 감독과의 결별 이후 체질 개선에 나선 도로공사에게 가장 필요했던 것은 화려한 공격 한 방보다 팀의 근간을 지탱해 줄 '리시브 라인의 안정'이었습니다.
이번에 영입된 우치세토 마미는 총 연봉 15만 달러(약 2억 3,000만 원)의 조건으로 사인했으며, 이는 아시아쿼터 선수에게 부여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대우입니다. 도로공사가 서른다섯의 베테랑에게 이토록 공을 들인 이유는 그녀가 가진 독보적인 수비 커리어 때문입니다.

우치세토 마미는 단순한 일본 리그의 주전 선수가 아닙니다. 2014년부터 무려 9년 동안 일본 여자배구 국가대표팀의 핵심 살림꾼으로 활약하며 세계 무대를 누볐던 인물입니다. 특히 그녀의 가치가 정점에 달했던 순간은 2017년 FIVB 그랜드 챔피언스컵이었는데, 당시 그녀는 쟁쟁한 선수들을 제치고 '베스트 리시버'에 선정되며 세계 정상급 수비 능력을 공인받았습니다.
일본 배구 특유의 끈질긴 수비력과 빈틈없는 조직력의 중심에 우치세토가 있었던 셈입니다. 도로공사는 우치세토의 합류가 단순히 수비 강화에 그치지 않고, 안정적인 리시브를 바탕으로 세터 이수연과의 호흡을 극대화하여 더욱 다채로운 공격 루트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최근 도로공사의 전력 변화는 꽤나 파격적입니다. 팀의 상징과도 같았던 미들 블로커 배유나를 현대건설에 내주고 유망주 세터 이수연을 영입한 것에 이어, 이번 아시아쿼터 영입까지 마무리하며 팀 컬러를 확실하게 재정의하고 있습니다. 우치세토 마미는 입단 소감을 통해 "한국도로공사만의 끈끈한 배구가 빛날 수 있도록 우승을 목표로 최선을 다하겠다"며 당찬 각오를 밝혔습니다.
결국 이번 영입은 '수비가 강한 팀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는 도로공사 특유의 철학을 완성하기 위한 마지막 조각인 셈입니다. 노련한 우치세토가 중심을 잡아준다면, 도로공사는 다음 시즌 다시 한번 V리그 여자부의 가장 높은 곳을 조준할 수 있는 강력한 조직력을 갖추게 될 전망입니다.

이번 도로공사의 선택은 지극히 '실리적'입니다. 타나차처럼 화끈한 득점력을 가진 선수는 아니지만, 우치세토는 팀 전체의 '범실'을 줄이고 '반격 기회'를 늘려줄 수 있는 선수입니다. 특히 서브 리시브가 흔들려 경기를 그르치는 경우가 많았던 한국 배구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해 줄 적임자이기도 합니다.
서른다섯이라는 나이가 체력적인 변수가 될 수 있겠지만, 일본 선수 특유의 철저한 자기 관리와 풍부한 국제 경험은 이를 상쇄하고도 남을 자산입니다. 도로공사가 구축한 이 '철벽 방패'가 다음 시즌 창처럼 날카로운 상대 팀들의 공격을 어떻게 막아낼지 전 배구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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