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 한 번 안 해봤는데 주연 데뷔? 무대 청소하다 15분 전 캐스팅된 배우

대사 한 줄도 연습한 적 없던 평범한 여대생이 연극 무대에 올랐습니다. 그것도 시작 15분 전에, 주연으로.
믿기 힘든 이야기의 주인공은 바로 배우 김여진입니다.

김여진은 이화여대 독어독문학과에 재학 중이던 4학년 시절, 우연히 연극 ‘여자는 무엇으로 사는가’를 보고 인생이 바뀝니다. 너무 감동을 받은 나머지 “포스터라도 붙이겠다”며 극단에 문을 두드렸고, 그렇게 무대 청소부터 티켓 판매까지 궂은일을 도맡으며 하루도 빠짐없이 공연을 지켜봤습니다.

그 열정이 기회를 만든 걸까요? 주연 배우가 갑작스럽게 펑크가 나자, 공연 시작 단 15분 전, 극단 대표는 김여진에게 무대에 오르라고 합니다. 대사를 전부 외우고 있던 그녀는 그 무대를 시작으로 1년 동안 주연을 맡았고, 배우로서의 삶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렇게 연극으로 데뷔한 김여진은 1998년 영화 ‘처녀들의 저녁식사’로 스크린에 데뷔했고, 청룡영화상 신인여우상을 수상하며 충무로에 강렬한 인상을 남깁니다. 이어 ‘박하사탕’의 홍자 역으로 대종상 여우조연상을 받으며 연기력을 인정받았고, 이후 ‘대장금’, ‘토지’, ‘이산’, ‘내 마음이 들리니’ 등 시대극과 현대극을 넘나들며 깊이 있는 연기를 선보였습니다.

그녀는 단지 연기만 잘하는 배우가 아닙니다. 2004년 MBC 드라마 PD 김진민과 결혼했고, 2012년에는 득남하면서 가족의 울타리도 함께 지켜냈습니다.
2021년 tvN '빈센조’에서 보여준 ‘최명희’ 변호사 역은 또 다른 인생 캐릭터로, 강한 카리스마와 차가운 지성을 동시에 표현해내며 대중에게 큰 임팩트를 남겼습니다.

현재 김여진은 조연으로서 작품의 깊이를 더하는 명품 배우로 자리잡았고, 2020년에는 영화진흥위원회 비상임 위원으로 위촉되며 업계 안팎에서도 두각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티켓 팔던 학생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배우가 되기까지...
김여진의 인생은 우리에게 말합니다. 기회는 우연처럼 오지만, 그것을 준비한 자만이 잡을 수 있다고.